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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2023 ‘도시재창조 한마당’ 행사에 다녀와서]
천안에서 ‘2023 도시재창조 한마당’ 행사가 열린다고 했다. 서울에 갈 때 기차가 잠깐 멈추던 천안역, 민요에 등장하던 천안삼거리, 그리고 독립기념관이 있다는 것 정도가 천안에 대해 내가 아는 전부였다. 천안은 처음이라! 도시재생 행사장을 가보는 것도 또한 처음인지라 기사 취재를 하러 가면서도 가슴이 설렜다. 대구 지역 도시재생 단체에 소속된 마을 활동가들, 그리고 소속 단체 직원들과 함께 관광버스를 타고 이동하였다. 먼저 선진지 답사로 조치원의 도시 재생지와 거점 시설을 돌아보고 도시재창조 한마당 행사장인 천안 오룡웰빙파크로 향했다.
행사장 입구에는 도시재생 행사를 알리는 대형 구조물이 참관을 환영하고 있었다. 넓은 잔디밭에는 대형 천막들이 줄지어 있고 흥겨운 음악과 함께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어디를 먼저 가야 할지? 제일 먼저 시선을 끄는 것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꽝 없는 뽑기’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돌림판을 돌려서 경품을 주는 행사였다. 도시재생 사업에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동시에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여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의도인 것 같았다. 상품 중에 큼직한 부직포 가방이 있어 의아했는데 행사장을 한 바퀴 도는 동안 그 쓰임새를 알게 되었다. 도시재창조 한마당 행사는 한마디로 ‘축제’였다. 전국의 도시재생 단체들이 모여서 지역의 도시재생 활동을 홍보하고 서로 벤치마킹도 하다 보니 상품도 풍성하고 분위기도 절로 잔칫집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사장 투어가 끝나갈 무렵, 내 가방 안은 각종 홍보지와 증정품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대구 지역은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 선생님들께서 정성 들여 부스를 꾸미고 운영하고 계셨다. 홍수처럼 많은 부스와 홍보물 틈에서 만나는 우리 선생님들의 모습이 얼마나 반갑던지! 친환경 도시 대구의 마스코트 ‘도달쑤’의 환한 모습과 함께 대구광역시 총 86개의 도시재생 사업 현황이 자세히 전시되어 있었다. 그 가운데는 창의 도시재생 기자단에 대한 소개도 있었다! 행사 며칠 전에 미리 내려가 전시 준비를 했다는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 선생님들의 수고로움과 정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행사장에는 각 지역의 도시재생 단체가 운영하는 부스 외에 대학교, 주택 정비 사업에 참여하는 한국부동산원, 통신회사 등 다양한 운영 주체가 함께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울산의 학성마을 사회적 협동조합에서 만든 기념품이 인상적이었다. 임진왜란 때 조선, 명나라, 일본 삼국이 울산의 도산성에서 치열하게 전투를 벌였고 울산 사람들과 조선 군대는 용감하게 싸웠다. 그 역사의 자부심과 더불어 도산성 전투를 기념하고 잊지 않기 위해, 화살 모양의 ‘녹슨 초코’와 울산왜성 성문 받침돌 모양의 ‘아픈 쿠키’를 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다크 투어리즘(뜻하지 않은 죽음과 재난이 발생했거나 역사적으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난 곳을 직접 방문해 자기반성을 하고, 교훈을 얻기 위한 여행)과 같은 맥락이었다. 역사적 아픔을 적극적으로 스토리텔링하고 상품으로까지 개발한 노력이 돋보였다. 각 지역 협동조합에서 전통주를 발굴해 제작한 막걸리도 매력적이었다. 거제도의 ‘도랑사구’ 막걸리는 작은 질그릇을 뜻하는 옹자배기의 경상도 사투리를 브랜드 이름으로 삼았다. 용기도 예쁜 페트병, 캔으로 제작되어 있어 선물 세트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젊은 세대가 좋아할 탄산 막걸리도 있었다. 다양한 부스를 모두 돌아보고 나니 다리는 아팠지만, 마음만은 풍성했다.
<스토리텔링이 돋보였던 '녹슨 화살'과 '아픈 쿠키', 출처 : 직접 촬영>
<거제시 도랑사구 막걸리, 출처 : 직접 촬영>
도시재생지 취재를 나갈 때마다 늘 생각하는 것이 있다. 여러 지역의 도시재생지를 연결해서 관광 상품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예컨대 광주의 펭귄마을은 인근의 관광지와 연결하여 좋은 관광 코스로 개발이 되었지만, 하루 일정으로 여러 지역의 도시재생지를 연결한 관광 상품은 아직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천안 도시재창조 한마당 행사를 둘러보는 동안 부스마다 도시재생지이면서 동시에 관광지로도 좋은 곳을 물어보고 추천을 받았다. 아래 추천 목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추천목록
대전-대동 하늘마을 수원-행궁동 수원양조장
광주-양림동, 동명동 경주-황리단길
제주도-원도심 마중물, 구도심 관덕정 공주-원도심
보령-궁촌, 우리 동네 살리기 준공 지역 창원-근대역사골목
부산-영도구 뉴딜 사업 지역, 봉산마을 강진-가우도 도시재생 지역
영주-관사골, 남산선비 게스트하우스 순천-저전골 벽화거리
[대구 건축의 역사를 찾아서: 2023 대구 건축 비엔날레]
갑작스러운 쌀쌀함이 찾아와 매서운 바람이 불던 11월의 첫째 주, 2023 대구건축비엔날레에 방문했다. 이 행사는 11월 1일(수)부터 8일까지 일주일간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개최되었다. “도시의 비전과 가치의 공유(The Shared Vision and Value of The City)”라는 슬로건과 함께 진행된 이번 비엔날레는 지역 건축의 정체성 구축과 시민과의 소통을 통한 건축 문화의 인식 제고 및 지역 건축 동력의 증진을 위해 기획되었다. 본 행사는 사단법인 대구건축문화연합이 주최하였다. 대구 건축문화연합은 ‘2008년 대한민국건축문화제’의 대구 개최와 전국의 광역시급 도시에서 지역 건축을 홍보하는 단체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우리 대구에서도 건축 문화의 발전을 위한 조직적인 운영 체계를 갖추고 지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단체 결성의 필요성을 느껴 출범하였다.
<2023 대구건축비엔날레 메인무대, 출처 : 직접 촬영>
이번 비엔날레 또한 시민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야외 전시를 선택하는 등 소통을 위해 노력하였다. 이번 비엔날레는 많은 건축사무소, 건설회사, 대구광역시 등이 후원하였고 대구 지역 5개 건축 관련 단체 및 대구정책연구원, 인근 대학교, 각종 국내 건설 관련 선두 기업들이 참여했다. 그야말로 ‘건축 문화 축제의 장’이라 할 만하다. 전시만 진행한 것이 아닌 학술 행사를 함께 마련하기도 했다. ‘도시 기능 회복과 집에 대한 새로운 제안’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문가 토론의 장이 열린 것이다.
천막으로 된 여러 부스에는 ‘대구 도시재생창의지원센터’가 주관한 부스, 대구·경북 지역의 대학생들이 공모하고 수상한 작품 전시, 역대 후당건축상 수상자 초청 전시, 대구의 건축 역사에 대한 부스 등 다양한 콘텐츠가 시민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대구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에 부스를 하나하나 살펴보니 먼저 벽면의 대구 도시재생의 주요 거점 시설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이어 대구시가 어떤 도시재생 정책을 시행하며 그간 노력해 왔는지 그 역사를 살펴볼 수 있었다. 최근 발표되어 시행 중인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내용 또한 알 수 있었다. 관광 활성화, 동성로 청년 문화의 부흥, 골목 경제와 상권의 활성화, 도심 공간 구조의 개편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시행되는 해당 사업의 내용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부스 벽면의 전시물 외에도 병풍처럼 나란히 설치되어 있는 배너를 통해서 다양한 센터의 사업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맨 앞에 세워진 배너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2년간 진행된 ‘즐거운 우리 동네 기획단’과 ‘민간 참여 도시재생 활성화’에 대한 내용이 그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전시되어 있었다. 두 번째 줄의 배너를 통해서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의 ‘대구 국제도시 설계 스튜디오’의 사진 기록을 볼 수 있었다. 다음 줄에서는 주민이 직접 거주하는 동네에 대한 도시재생 계획을 마련하는 실습 중심의 스튜디오형 주민 교육 프로그램인 ‘주민참여 도시학교’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그 옆에는 ‘도시재생 아카데미’에 대한 소개 배너가 있었다. 도시재생 아카데미가 도시재생에 대한 기초적 이론들을 배울 수 있는 기본 과정과 도시재생과 도시 정비의 관련 분야별로 더 깊은 내용의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심화 과정으로 나누어 진행된다는 것을 비롯하여, 아카데미의 상세 일정과 교육 대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그 외에도 ‘대학 스튜디오 연계 도시재생 협업 프로그램’, ‘대구광역시 도시재생 네트워크 활성화’, 각종 건축물 가상 설계도 등 다양한 내용을 알차게 담아둔 전시였다. 맨 마지막 줄의 배너에는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도시재생 기자단에 대한 콘텐츠가 전시되어 있었다. 그 내용 연혁 등이 모두 두 개의 배너를 차지할 만큼 다채로웠다.
대구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 부스 관람 이후 이곳저곳을 돌며 대구를 상징하는 건축 자산을 선정하는 투표에 참여하기도 했고, 디아크 문화관, 삼성라이온즈파크, 대구체육관, 대구예술발전소 등 평소에는 잘 알지 못했던 대구 지역의 유명한 건축물들의 특징과 그 역사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었다.
자그마한 집의 형태로 디자인된 여러 부스에서는 다양한 건축사 사무소, 건축가들마다의 개성과 뚜렷한 가치관을 엿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찾은 부스에서는 보기만 해도 멋있는 건축물들의 실제 사진을 보며 건축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었다. 이 뭉클한 감정을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 건축물의 사진을 담은 엽서를 여러 장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이번 비엔날레를 통해 대구 건축의 역사를 몸소 느낄 수 있었고 유구한 역사를 가진 한 도시를 되살리는 일의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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