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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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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도시재생 기금을 활용한 지역 거점 만들기

한승욱 주택도시보증공사 연구위원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된 뒤 7년이 지났다. 도시재생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이 이루어졌고, 그 영향으로 우리가 사는 도시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특히 공적 영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지역 공동체 주도로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누구나 살고 싶은 동네, 활력이 넘치는 공간 조성을 만드는 것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열악한 주거 환경은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를 떨어트린다. 이에 공공은 기초생활 인프라를 국가 최소 기준에 충족되는 수준까지 공급하고, 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자 한다. 또한 혁신 거점을 만들고 뉴딜형 청년 스타트업을 지원하여 지역 청년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 아울러 기존의 전면 철거형 개발 방식의 한계점으로 지적된 재정착률 저하로 인한 기존 커뮤니티의 붕괴 등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주민이 보다 많이 참여하는 가운데, 공공 임대주택 및 공공 상가를 공급하여 지역의 주거와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장치도 마련하였다.


도시재생 뉴딜사업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도적 개선을 하고 있다. 중앙 정부가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던 방식을 개선하여 광역 지자체가 지역별/사업 유형별 선정 기준을 마련하여 대상지를 선정하고, 중앙 정부는 기본적인 사업 선정의 가이드라인 및 선정 방식의 기준만 제시하게 되었다. 사업 선정 방식의 변화뿐 아니라 지원 방식, 특히 재정 지원의 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2015년에 만들어진 주택도시기금법에 의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도시재생 금융 지원을 담당하게 되었다. 도시재생 금융 지원은 크게 도시재생 복합개발 지원(출/융자), 수요자 중심형 융자,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융자, 노후 산업단지 재생지원 융자, 도시재생 지원(출/융자)가 있다. 이 가운데 수요자 중심형 융자는 작은 단위의 도시재생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 혹은 단체에게 인기가 많다. 본고에서는 이 ‘수요자 중심형 융자 지원’을 중심으로 이 정책의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수요자 중심형 융자 지원은 크게 코워킹 커뮤니티 시설 조성 자금, 생활 SOC 조성 융자, 상가 리모델링, 창업 시설 조성 자금, 임대 상가 조성 자금으로 나뉜다. 건설, 매입, 리모델링 자금 등을 지원하고, 금리는 1.5%로 저금리이며 민간은 최장 10년의 상환 기간을 가진다. 총 사업비의 70%를 지원하고 임대 면적이나 임대료 인상률 등 일부 조건을 만족시키면 80%까지 융자를 해준다. 신청 대상은 지자체나 지방 공기업뿐 아니라, 청년 창업자 등 개인 사업자,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상가 및 토지 소유자 등이다. 저금리에 긴 상환 기간, 신청 가능 대상의 폭넓은 범위 등 유리한 조건과 함께, 도시재생 사업에 필수적인 코워킹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융자 지원이 이루어지다 보니 예산이 조기 소진되기도 했다. 지원 대상이 되는 코워킹 커뮤니티 시설은 건축법 제2조 제2항에 지정된 시설 중 업무, 문화 집회, 교육 연구, 판매/숙박, 근린생활시설, 주택 등이 동일 건축물 내 복합 활용 목적으로 함께 운영되는 시설을 가리킨다.

 
기금을 받아 코워킹 커뮤니티 시설을 조성한 사례 가운데 ‘건양쌀롱’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거점이 되었다. 1920년대 당시에 부동산 개발업자였던 정세권 선생이 개발한 지역 가운데는 ‘창신동’이 있었다. 건양쌀롱 운영자는 정세권 선생이 계획한 창신동 한옥 단지가 그곳이 지닌 가치에 비해 낮은 평가와 적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또한 한옥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한때 지역 경제의 기반이었던 의류 산업 및 봉제 산업이 쇠퇴하는 오늘날 도시재생 거점의 필요성을 절감하였다. 이에 융자 지원을 받은 뒤 한옥을 개량하여 도시와 관련된 연구를 위한 공간, 패션 디자이너와 제작자의 비즈니스 미트업(meet up)공간, 독서회 및 강연 등이 이루어지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이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건양쌀롱이 운영되면서 지역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우려되는 젠트리피케이션 문제에 대해서도, 임대료 인상률 3% 이하의 약정을 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하였다. 

<건양쌀롱 내외부 모습>
출처: 주택도시보증공사 블로그


도시재생에 있어서 ‘문화’만큼이나 중요한 키워드는 ‘돌봄’이다. 서울 강북에 만들어진 사회적 협동조합 강북나눔돌봄센터 또한 코워킹 커뮤니티 시설 조성 융자를 받아 지어졌다. 운영자의 말을 빌리면, 서울 강북구에만 돌봄 서비스 조직이 120여 개나 활동 중인 가운데 지역에 특화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데이케어(주간 돌봄) 서비스를 새롭게 구상했다고 한다. 데이케어 서비스에 적합한 공간 조성이 절실한 가운데 사회적경제 통합지원센터에서 개최한 기금 융자 설명회에서 도시재생기금에 대해서 알게 되어 지원을 받게 되었다. 나눔돌봄센터가 지어진 강북구는 장기요양등급 대상자가 3,500여 명에 달하지만 데이케어센터는 17개소 밖에 없어 수용 인원이 400여 명 남짓이었다. 이에 조합원들의 동의를 얻어 14억 원의 융자 지원을 받아 나눔돌봄센터를 지은 지금은 조합원이 두 배 이상 늘었고, 센터의 이용자 수도 증가 추세에 있어 융자 상환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강북나눔돌봄센터는 기금 활용을 통해 더 나은 나눔돌봄서비스를 위한 최적의 공간을 조성하여 새로운 지역 서비스 사업을 추진한 뜻깊은 사례이다.  

<강북나눔돌봄센터 내외부 모습>

출처: <아시아경제> 보도자료, 주택도시보증공사 블로그


 

또한 청년은 도시재생 사업 추진을 위한 가장 중요한 주체이다. ‘나누고더함’은 스타트업 및 창업을 준비하거나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시중 임대료보다 저렴하게 주거 공간과 작업/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도시재생의 거점이다. 리모델링 관련 일을 하던 운영자는 기금 설명회에 참석한 지인의 권유로 직접 기금 활용에 관한 컨설팅을 받고 도시재생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주변의 청년 창업가들의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코워킹 공간은 월 임대료는 40~60만 원, 원룸 임대료는 35~45만 원 수준이어서 보통 한 달에 75~105만 원을 고정적으로 지출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보다 저렴하게 주거 및 작업/사무 공간을 청년 창업가들에게 제공하고, 나누고더함 안에서 청년들끼리의 협업을 통해 혁신이 이루어질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나누고더함 1호점은 공실률이 50%가 넘는 다세대주택을 리모델링하여, 1층은 코워킹 공간, 2~3층은 청년공유주택 12세대로 구성하였다.아울러 각 세대마다 개별 부엌과 화장실을 설치하여 사생활을 보호하고, 공용 공간은 공동 관리하도록 하여 임대료를 낮추었다. 현재는 주변 건물을 추가로 매입하여 2호점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기금 융자를 통해 도시재생의 거점을 확산시키는 동시에 청년의 주거 문제와 창업 지원을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나누고더함 내외부 모습>

출처: 주택도시보증공사 블로그


이외에도 창업 시설의 조성, 상가 리모델링, 소규모 주택 정비와 관련된 다양한 형태의 사례들이 기금의 융자 지원을 받아 조성되었다. 도시 정책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도시재생 사업은 공공뿐 아니라 민간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평소에 도시재생과 관련된 관심이 많고 뛰어난 아이디어가 있다면, 도시재생 기금을 활용하여 그것을 사업화하여 우리 도시의 다양성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자료 출처>
1. 주택도시보증공사 블로그
2. 박종일, “강북구 나눔돌봄센터 수유동 새둥지로 이전”, 『아시아경제』, 201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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