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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도시재생 이야기

웹진 Vol.32_20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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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청년기반의 도시재생사례와 시사점

김희대 대구테크노파크 도시혁신기획실장

오늘날 청년은 무엇인가?

 오늘날의 청년세대는 저성장시대의 진입과 4차산업혁명 등 산업구조고도화에 따른 높은 실업(2017년 기준 청년실업률 9.8%, 체감실업률 22.7%)으로 출구 없는 고통의 과정을 지나고 있다.  ‘은둔형 니트’과 ‘88만원 세대’라는 이름에서 보여지듯 지금의 청년문제는 개인차원을 넘어 공동체 전체가 함께 풀어가야 할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인식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전체 청년인구(19세~35세)는 감소추세이지만 베이버부머의 자녀들인 애코세대(25-29세)의 인구유입이 본격화(2022년까지 39만명증대)되는 향후 5년은 청년들이 겪는 사회문제는 더 심각해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청년은 사회진입 경로가 지연되면서(16개월→18개월), 역외유출(2014년 9064명, 2017년 5,716명)과 높은 실업률(2017년 청년실업률 14.4%)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청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는 일자리 중심의 여러 정책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내지만, 오래전부터 고착화된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단기간내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대구시 역시 전국 최초로 청년위원회 출범시키고 청년정책 실무전담조직을 만들었으며, 특히 민선 7기부터 생애이행주기별 맞춤형 “청년보장제”를 실시하려고 준비중이다. 하지만, 다양한 청년지원사업의 효과를 확인하려면 몇 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도시재생으로 청년문제를 풀어내는 도시들

 청년문제가 돌출하는 방식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비슷한 경향을 보인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사태 이후 청년문제가 세계 각국에서 동일하게 등장했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책들을 전개하는 과정과 개별 도시문화의 성숙도는 각도시별로 질적인 차이를 보인다.
 청년문제를 도시재생과 연결하여 해결한 해결하고자 한 여러 정책들과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오늘날 우리의 청년문제를 해결하는데 시사점을 찾고자 한다.

 먼저 유럽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청년 스타트업과 사회적 기업을 도시재생에 적극 활용하는 사례들이다. 저성장, 실업, 인구정체 등으로 인해 공급 위주의 도시 확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도시재생은 도시 내부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새로운 도시개발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베를린 주 정부는 슈프레강 주변을 중심으로 2011년 ‘팩토리 베를린’라는 창업단지를 만든 뒤 저렴한 임대료, 대출 혜택을 제공하면서 세계적인 IT·자동차 창업기업 유치하는 정책을 진행하였다. 현재 ‘팩토리 베를린’ 프로젝트는 유럽 각국의 젊은 인재들과 청년 스타트업을 유치하여 도심 가치를 업그레이드하였을 뿐만 아니라, 베를린을 세계 도시별 스타트업 생태계 가운데 7위로 급부상 시켰다. 약 4년 동안 1,300개의 스타트업이 새로 생겨나고 독일 스타트업이 받은 투자금액 가운데 63%가 베를린에 집중됐다. 청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베를린의 창업 열기는 경제성장으로 이어져, 2015년 베를린의 경제성장률은 2.7%를 기록해 독일 내에서 최고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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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슈프레강 주변에 있는 팩토리>

 런던의 테크시티(Tech City)도 청년창업을 중심으로 한 구도심 재생의 주요사례 중 하나이다.  2010년 실리콘라운드어바웃(Silicon Roundabout) 인근 지역에 있던 미디어 관련 하이테크 기업들을 위해 창업클러스터 육성 정책을 추진하면서, 3년만에 1만 5,000개의 청년 스타트업을 신규로 창업시킬 정도로 구도심이 급속히 발전되었다. 청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클러스트 구축지원, 대규모 외국자본 유치가 이뤄지면서 첨단기술 중심의 기업 활동이 런던 동부 올핌픽파크 지역으로 확산될 만큼 폭발적인 재생효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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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테크시티 로로와 15,000개 스타트업 배치도>

 한국의 대표사례로, 대한민국 대전 어은동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벌(Bees) Share Platform>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2018년 도시뉴딜 사업으로 선정된 프로젝트인데, 이렇게 선정된 배경에는, 지금까지 자발적인 청년 도시재생 활동으로 진행된 <비파크(Bee Park) 프로젝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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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어은동 일벌(Bees) Share Platform>

 어은동은 충남대학교, KAIST 및 대덕연구단지를 배후로 1980년대 말 조성된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청년 및 외국인의 거주 비율이 높고 주변 지역의 개발로 쇠퇴가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다. 2011년부터 <대전시 사회적자본지원센터>는 자발적인 청년커뮤니티들 발굴 지원하였으며, 이 공간으로 배경으로 여러 공동체 실험을 시작하였다. 이렇게 형성된 자발적 커뮤니티들은 대한민국 최초의 생활속 실험실(Living Lab)인 <건너유 프로젝트>를 수행하였으며, 커뮤니기반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인 <비파크(Bee Park)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 이르렀다. 비파크 프로젝트는 청년들이 지역 청년문제를 공유경제 기반으로 해결하기 위해, 공동체 운영방식의 커뮤니티비즈니스를 육성하여 낙후된 도심을 재생하겠다는 목표로 운영된다. 세부적으로   ‘벌집(Birlzip)’이라는 코워킹 스페이스(Co-working Space), ‘꿈꿀통(Kkumkkultong)’ 이라는 셰어하우스,   커뮤니티 카페인 ‘새러데이 커피(Saturday Coffee)’ 등이 운영하고 있으며, 점차 마을조합 결성 등으로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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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파크(Bee Park) 프로젝트의 공유거버넌스>
 


우리는 어떻게 도시재생과 청년을 결합할 것인가?

 대구 청년은 다른 도시 청년과 비슷하게 다양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으며, 타지역, 특히 서울에 한번 살아보고자 하는 욕구로 대구를 탈출하는 청년도 적지 않다. 그러나,  대구 청년들은 정부정책이나 다른 세대에 의해 청년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청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에 익숙해 졌으면 한다. 어차피, 시대 주역으로 등장해야 할 세대가 청년이고, 당대의 공동체를 책임져야 할 주체도 서서히 청년에게 이양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몇 가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다. 먼저, 청년의 실험과 도전을 포용하고 지켜주는 문화, 실패를 용인해주는 지역 사회적 분위기가 갖추어져야 한다. 지금의 청년을 결과로 보지 않고, 하나의 과정으로 보고 청년이 곧 미래라는 새로운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청년은 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실험을 감행해야 한다. 창업지원정책을 포함한 현재 지원 프로그램은 위험을 직면하고 관리하는 역량을 기르기보다, 회피하는 방법을 익히는데 가깝다. 위험을 직면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진정으로 기업가정신을 가진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청년은 지역의 사회문제를 찾고 고민해야 하며, 적절한 해결책과 커뮤니티를 결성하고, 생활속의 실험실(리빙랩)을 통해 다양한 실험 경험으로 체화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청년의 패기와 용기가 필요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연대하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도시재생 정책은 청년을 주체로 활용하여야 한다. 정책은 청년을 적극적으로 유인하고, 창의성이 만들어지도록 우연한 만남이 가능한 공간을 구축하여 청년에게 공급하며, 청년은 시민커뮤니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지금처럼 청년을 대상화하고 청년을 수동적으로 만들지 말고, 청년이 움직이면 정책이 따라가는 방향으로 정책설계과정도 바꾸어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는 공동체가 바뀌려면 그 공동체에서 유통되는 언어가 바뀌어야 한다고 설파하였다. 창의적인 실험정신을 가진 청년들과 신뢰라는 사회적 자산이 도시에 축적될 때, 비로소 시민들 사이에 유통되는 언어가 바뀌고, 나아가 혁신이 쉬워지는 도시가 될 것이다. 즉 시민 누구라도 변화시키고픈 도시 아젠다를 발의할 수 있는 채널이 있고, 그 아젠다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즉각적이고 쉽게 커뮤니티를 만들고, 아이디어와 해결책들을 숙의하며, 그렇게 만들어진 해결책을 실제 리빙랩으로 실험하여 그 결과를 도시 전체가 공유하는 도시혁신플랫폼이 있는 도시, 그런 도시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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