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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진식(대구경북기자협회장)
대구시 북구 고성동엔 '빌리웍스'라는 유명한 카페가 있다. 프로축구 대구FC 전용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와 대구도시공사 사이 골목길에 위치한 '공장형 카페'다. 빌리웍스는 문을 닫은 지 오래된 철강공장과 교회의 낡은 모습을 있는 그대로 활용한 투박한 인테리어가 압권이다. 요즘 새로 생기는 카페마다 천정이나 벽면을 깔끔하게 마감 처리하지 않고 벽돌 및 시멘트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 게 유행인데, 빌리웍스가 인기를 끌면서 하나의 추세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도시재생을 얘기하면서 웬 카페 소개? 그렇다. 의아해할 수 있다. 그러나 빌리웍스 이후 변화된 고성동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은 축구전용 구장이지만 이전 종합경기장인 대구시민운동장 시절 북편 골목은 대구의 뿌리산업인 금형업체가 빼곡히 들어선 도심 속 '미니 산단'이었다. 1960년대부터 철강을 다루는 금형업체가 하나둘씩 생겨나면서 철공소 거리를 이뤘고 1980년대 들어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쇠퇴하기 시작하더니 2000년 들어선 문을 닫는 업체들이 속출하면서 이 일대는 거의 폐허로 전락했다.
빌리웍스는 이 폐허를 살린 기폭제다. 2018년 1월 빌리웍스가 문을 열자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래된 철골 구조물이 노출된 높은 천장, '안전제일'이라고 쓰인 대형 호이스트 크레인, 빗물 자국과 군데군데 벗겨진 페인트칠이 남아있는 벽 등이 카페와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금세 입소문을 탔다. 복고(Retro) 풍에 새로움(New)을 더한 '뉴트로'의 대명사가 되면서 젊은 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평소보다 찾는 이가 많다는 건 유동인구의 증가를 의미한다. 유동인구가 늘어나니 카페, 음식점 등이 새로 생기기 시작했다. 그 즈음 바로 옆 시민운동장을 현대식 축구전용 구장으로 탈바꿈한 DGB대구은행파크가 오픈해 프로축구 K리그의 붐까지 더해지면서 이 일대는 북구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거듭났다.
상권 활성화를 통해 죽은 골목을 새로 살린 사례는 대구에서 이뿐만이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 바로 '김광석 거리'를 들 수 있다. 대구가 낳은 불세출의 가수 김광석의 흔적과 추억으로 스토리텔링을 가미하면서 다 쓰러져가던 방천시장과 일대를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었다. 중구 대봉동 청운맨션 후문 일대 도로를 일컫는 '봉리단길'도 어느 시점부터 곱창, 양고기, 치킨, 삼겹살 등 음식점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생기 넘치는 거리로 변모한 케이스다.
도시재생의 법적, 사전적 의미를 굳이 들먹이진 않겠다. 꼭 재개발·재건축이 아니더라도 인적이 뜸한 곳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으로 바꾸는 것, 죽은 거리를 다시 살리는 것도 도시재생의 범주에 들지 않을까.
2022년 우리가 바라는 도시재생은 그래서 자영업자들을 도와 골목상권을 살리는데 초점을 두고 싶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따른 여파가 2년간 지속되면서 자영업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대구는 전국 17개 시·도중에서 자영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아 경제적 피해 규모가 더 큰 상황이다.
지금 코로나 팬데믹은 정점을 향하고 있다. 다음 달로 예측되고 있는 정점을 지나고 나면 코로나도 서서히 막을 내릴 것이다. 감기처럼 계절적 감염병으로 함께 살아가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이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가 일상의 모습을 되찾을 즈음에 골목상권이 활기를 띤다면 코로나 극복의 선봉장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대구시와 8개 구·군은 골목상권 살리는 도시재생을 준비해 봄직하다. 각 지자체별로 관할 지역에서 음식점·카페가 밀집해 있으나 잘 알려지지 않은 곳 또는 하나둘씩 생겨날 조짐을 보이는 곳 등을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어 해당 거리에 표지판을 만들어 주는 등 홍보에 도움을 주거나, 어렵겠지만 여건이 될 경우 공용 주차장을 확보해 주는 등 행·재정적 지원이 뒤따른다면 '코로나 극복 도시재생'으로 주목받을 수도 있다.
골목상권 활성화는 이 시대 우리 사회 최대 과제이자 화두인 일자리 창출 및 창업과도 맞닿아 있다. 도시재생으로 일자리까지 생긴다면야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대구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 팬데믹을 맨 먼저 맞았고 가장 빨리 극복한 도시다. 대구가 도시재생도 코로나 최대 피해자인 자영업자들을 돕는 방향으로 키를 잡는다면, 이것 역시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대구의 빠른 변화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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