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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62_20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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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대구 도시재생의 새로운 출발

박찬돈(경운대학교 안전방재공학과 교)

대구 도시재생의 새로운 출발

- New Paradigm of Daegu urban regeneration-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라는 주제는 생소한 이야기가 아니다.

인류의 발전 가운데에서 언제나 살아 숨쉬는 역사의 흔적과도 같다.

다양한 사람이 집단을 이루어 살아가고 있는 도시는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으며 또 필요에 따라 공간의 모습이나 용도를 급진적으로 바꾸기도 한다. 도시는 현대인들이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모든 행위가 이루어지는 기본적인 공간이며 삶에 대한 수요나 필요공간은 항상 바뀌기 때문에 도시의 구조나 시스템도 이에 맞추어 나가는 것은 당연하다.


물리적 도시(city) 역시 일반 생명체처럼 탄생하여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쇠락하고 어떤 때에는 급기야 소멸한다. 역사를 통해 익히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과거에는 외부인의 침략에 의한 인위적인 소개(疏開) 또는지진, 홍수, 쓰나미, 화산폭발과 같은 혹독한 자연재해로 인해 도시 또는 사회가 소멸되기도 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인한 도시소멸은 거의 발생되지 않는다. 오히려 발전된 기술을 바탕으로 자연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터전을 창출하고 있으며 높은 시민의식과 깨끗한 생활환경을 구축하고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와 문화를 끊임없이 생산하면서 도시를 성장시키고 있다.


근대사회 이후 도시가 양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에는 도시인프라의 공급부족이 도시문제의 중심이었지만 현대의 도시는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유지하면서 상황에 따른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과제이다. 이를 위해 전세계의 선진도시에서는 정부나 자본을 통한 공급자주도의 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수요자 중심의 민간개발 및 주민주도의 자율적 활동을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단체의 문화활동 지원과 대중교통망 개선, 각종 시설의 복합화와 공공기능의 개선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지역의 활력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대구광역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202310월 기준으로 약 240만명에 이르는 인구를 가진 대구광역시는 역사적으로 오랜 세월동안 도읍을 형성했던 지역이다. 삼국사기에서는 삼국시대에 달벌성(達伐城)’을 이루었다고 기록되어 있고 조선시대에는 경상도(慶尙道)의 감영지로서 영남지방 정치의 중추였을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에는 국채보상운동 등 항일운동의 메카(mecca)로서 대한민국의 정신과 기치를 드높인 고장이었다. 근세 격변기를 거친 후 19817월에 경상북도 대구시는 인근 경상북도의 일부 지역을 포함하여 대구직할시로 승격되어 분리되었고, 1995년부터 광역시로 개편되었고 202371일을 기점으로 군위군이 편입되어 7개 구()2개 군()으로 구성된 국내 최대면적의 광역시(metropolitan city)가 되었다. 이처럼 대구광역시는 넓은 면적에 도농복합형 광역시가 됨으로써 더 다양한 요구사항과 해결문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앞으로 이런 문제를 민학이 함께 머리를 맞대어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기틀을 마련함으로써 대구광역시가 세계속의 도시로 우뚝 서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제 강점기 대구부(府) 전도, 출처 : 국토지리정보원 국립지도박물관>


자랑할만한 오랜 역사와 빛나는 가치를 가진 대구광역시도 현재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방도시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다. 출생률의 감소와 청년층의 이탈 등으로 도시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진행되고 있으며 동시에 원도심의 기능이 쇠퇴하고 있고 지역경제의 축소 등이 악순환되는 것이다. 대구광역시는 현재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개항 및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과 같은 커다란 상황적 변화에 직면하고 있으며 대구시청사의 이전플랜도 진행중이다. 이에 발 맞춰 대구광역시는 21세기 경쟁력 있는 선진국제도시로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도심의 활용부지에 대한 종합적 개발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동구에 위치한 공항이전후적지 뿐만 아니라 동부소방서 및 대구지방법원·검찰청과 함께 시내에 위치한 군부대의 이전을 전제로 가용 후적지에 대한 대구시의 장기적 발전계획구상은 대구시의 미래성장동력자원이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대구시 사회·경제·문화적 부문에서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며 새로이 편입된 군위군에 대한 체계적인 공간활용구상이 보태어진다면 대구광역시 뿐만 아니라 인근 시도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며 비수도권의 모범적 도시재생사례로 다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대구시의 후적지 개발구상은 현황 및 미래수요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 및 분석과 함께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


도시재생은 노후된 시설이나 기개발지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며 비어있는 나대지와 새로운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형성되는 도시의 모든 공간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21세기의 도시재생은 도시공간과 시설물에 대한 다양한 개선조치와 부분 및 전면개발유형도 포함시키는 유연성을 가져야한다. 또한,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단순히 도시 속에 있는 건물이나 공간의 기능을 회복하고 지역의 경제활력성의 제고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그 도시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을 고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과 내일의 수요에 대한 충족만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하는 삶, 몸과 마음이 건강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과 분위기 구축, 안정된 생활 속에서 누구나 마음 편히 휴식할 수 있는 다양한 배려공간 등이 대구광역시 도시재생의 근간을 이루어야 할 것이며 이를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다양한 소통창구를 만들기 위해 아낌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불과 십여 년 전에도 대구광역시는 증가하는 인구로 인해 부족한 주택이나 도로 등 도시인프라의 구축이 선행과제였지만 이제는 인구감소와 경제활력의 저하, 비어있는 도시시설의 활용을 걱정하고 있다. 이처럼 기구축된 물리적 시설의 노후화를 개선하고 지역과 시대의 요구에 맞는 용도로 바꿔줌으로써 주거환경의 경재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도시재생기법의 적용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를 담당할 도시재생지원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도시재생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재정적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합의와 노력이다. 그러므로 광역지자체의 도시재생지원센터는 기초 지자체 단위의 도시재생센터와 긴밀한 협력 및 연계 네트워크 시스템을 갖추고 기초지자체의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재생사업에 대한 계획수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전문적인 컨설팅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객관적인 평가와 모니터링활동을 통해 그 효과를 분석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는 지금까지 관리해 온 대구광역시의 뛰어난 도시재생 노하우(Know-how)를 새로운 대구광역시 발전구상에 제대로 접목시키는 단초가 될 것이며 지속적이고 자립적인 도시발전의 시작점이 된다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구광역시의 관련 부서 및 의회에서도 도시재생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관련 인력의 확충과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학교 교수는 <도시의 승리>라는 저서에서 고밀도 개발이 가진 여러가지 장점을 역설했지만 쇠퇴하는 도시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경제 규모에 비해 주택과 인프라가 과도하게 많다는 점을 역설하면서 지나친 개발정책에 대해 경고했다. 이는 건강한 도시는 도시내 기반시설의 양적인 성장이나 도시의 아름다운 경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현대사회의 도시개발 및 도시재생의 방향성에 대한 숙제를 남기고 있다.

 

Triumph of the City 대표 이미지 

<에드워드 글레이드 저() '도시의 승리' 표지, 사진출처 : 교보문고>


도시는 다양성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구시에 살고있는 주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시민들로부터 표출된 다양한 요구의 적절한 수용은 시민들의 도전과 욕망이 표출될 수 있는 가능성의 증가를 가져오고 타지인들이 대구시로 찾아오고 정주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역할을 대구광역시 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가 우선적으로 담당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기우제는 비가 내릴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에 100%의 확률을 가진다고 한다. 대구광역시의 도시재생에 대한 노력이 멈추지 않는 한 반드시 의미있는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 확신한다내일의 대구광역시는 광역시에 걸맞는 다양성을 갖추고 모든 것이 가능한 ‘Dreams come True City’가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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