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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김영기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감사실장
도시재생은 기존의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해졌던 재개발 방식이 해당 지역의 기존 도시구조를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정체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물리적 차원의 시설의 개선과 개발이익을 화두로 하여 진행되었던 재개발사업과는 차별화된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다.
최근 도시인구 규모와 관계없이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급격한 상업 기능 쇠퇴, 공공기관의 신시가지 및 교외 이전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서 중심시가지(구도심)의 공동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권쇠퇴의 심각성이 부각되기 시작하고, 또한 이로 인한 부가적 도시문제가 발생함에 따라 쇠퇴한 상권을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방안이 여러 곳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최근 국토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나 중기부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사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러면 현 정부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 가능한 상권활성화 사업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상생협약을 통한 임대료 관리
서울시는 임대료와 권리금 등의 적정한 수준 유지를 위해서 상생협약 표준(안)을 마련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 성동구는 서울숲길, 방송대길, 상원길 등 3개 권역에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와 지역상권 상생발전을 위해 임차인 554명과 건물주 255명을 대상으로 상생협약을 체결하였다.
주된 내용은 건물주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제반 규정을 준수하고, 상가임차인은 쾌적한 영업환경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며, 성동구는 공공기반시설 및 환경개선사업 등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서울시는 건물주에게 일정기간 임대계약조건 유지 등이 조건이 되는 임대인과 임차인간 상생협약 체결을 통하여 장기안심상가를 운영하고 있다.
전통시장 빈 점포 지원
상권활성화를 위하여 각 지자체와 중기부 등에서 전통시장에 대한 창업지원을 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전통시장 빈 점포를 활용한 청년상인 지원사업인 ‘청년상인 육성사업’이다. 각 지역의 핵심상권 등 고객유입 효과가 큰 곳에 중기부와 타부처, 민간 등의 지원 정책 수단을 집중하는 복합청년몰을 조성하는 것이다.
공공자원으로는 공공어린이집, 청소년 다목적 공간 등을 조성하여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하며, 타 부처 청년 지원사업과 연계를 도모하고 있다. 민간자원은 인지도가 높은 대기업 브랜드(이마트 노브랜드 등)의 전통시장 입점을 유도하여 젊은 고객층의 시장 유입을 도모하고 있다.
2018년 복합청년몰 예산은 11,250백만원이며, 전국에 10곳 내외를 지원하였다.
<복합청년몰 개념도>
프랑스 파리시 빈 점포 활용사업
파리시는 일상 경제활동의 증진과 상업 다양화를 목표로 민관합작회사인 SEMAEST가 전권을 위임받아 도시계획법령에 근거하여 동네활성화사업(Vital’Quartier)을 실시하고 있다. 동네활성화사업은 상업보존가로를 대상으로 가로의 특성을 고려하여 건물주와 협의 또는 선매권을 통한 점포매입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매입한 상점은 추후 점포임대를 위하여 점포 정면부 외관과 상점 내부의 기본공사까지 리모델링 작업을 실시한다. 리모델링 작업 후 지역에 필요한 근생업종으로 운영할 임차인을 구하게 된다. 입주하게 될 임차인은 초기 3개월간의 임대료 감면과 은행보증금 하향보증의 2가지 지원을 받고 임대하지만, 3개월 이후의 임대료는 주변의 시세를 반영한다.
임차인에 대한 자금지원보다는 점포운영에 필요한 점포 관리와 유지의 모든 행정적·재정적·기술적 지원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최장 4개월간의 체험점포 운영, 창업교육 및 세미나, 디자인 및 디스플레이, 주문 및 배달 어플리케이션 운영 등 SNS 마케팅 지원을 통해 점포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동네활성화 1단계 사업은 11년, 2단계는 14년의 사업기간이 종료되기 직전에 매입한 모든 점포를 매각하여 공공에서 지원받은 사업비용을 전액 환수하는 구조이다.
<파리 SEMAEST 사업지구 현황>
<파리 SEMAEST 사업 전/후 비교, 파리 2구 생-드니 거리 147>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가 가능한 상권활성화 사업은 앞에서 언급한 사업 이외에도 서울시 공공안심상가, 충주시 청년가게 조성사업 등 중앙부처와 각 지자체에서 이미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사업들을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어떻게 연계하는가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해결책이 존재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들을 연계하고 실시하는 중간지원조직의 형태라고 생각된다.
프랑스 파리시에서는 민관합작법인인 SEMAEST가 빈 점포 활용을 위해 파리시 정부로부터 도시계획법에 근거하여 개발 및 관리 권한을 위임받고 자금을 지원 받아 사업을 진행하였다. SEMAEST는 근본적으로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민관합작기관의 형태로서 장기임대계약으로 인한 임대수익과 사업종료 시점의 점포매각 수입으로 수익성을 추구하였다.
국내에서도 공공을 중심으로 한 중간조직이 빈 점포를 활용한 사업을 실행하였으나, 프랑스와 달리 중간조직의 법적 근거가 부족하고 공모사업을 통해 예산을 충당하였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또한, 국내의 많은 중간지원조직은 지자체의 출자비율이 높은 투자기관과 출연기관(비영리 재단법인) 현태로 시설의 관리 위주로 추진되고 있다. 따라서 수익사업을 바탕으로 한 재투자비용 마련이 어려워 지속성이 떨어지고 사업이 추진될수록 공공의 재정 부담이 가중되어 악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중간지원조직은 각 상권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하며, 공공의 재정적 지원이 종료된 이후에도 산인조직을 중심으로 자발적인 사업기획과 이를 추진할 수 있는 구조로 구성되어야 한다. 특히, 정책의 영속성을 위해 민간의 수익성과 기관의 공공성이 동시에 확보될 필요가 있으므로 공공과 민간이 모두 참여하는 법인 형태의 준공공조직(제3섹터)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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