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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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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핫플레이스의 정책적 활용을 위한 제언

김태경 경기연구원 연구위원

핫플레이스의 생성과 쇠퇴

  핫플레이스(Hot Place)는 말 그대로 ‘핫한 장소’로 표현할 수 있으며, 다른 지역과는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면서, 그 무언가가 사람들을 유인하는 요인이 되어 활기를 띄는 지역을 의미한다.
  처음에는 예술가, 창작가, 패션디자이너 등 예술적 영감을 가진 사람들이 그들만의 창작실을 만들고, 모여서 얘기하고 술을 마시기 위해 소규모 카페, 레스토랑을 만들게 되면서, 거리와 지역 전체가 독특한 정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이렇게 형성된 정체성과 차별성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고, 그들이 일하고 생산하는 방식을 동경하여 그 장소로 하나 둘씩 모여들게 된다. 

그러나 일정 임계규모 이상의 사람들이 몰려들면, 대규모 프랜차이즈와 브랜드의 숍들이 그 수요를 따라 입점하게 되고, 부동산업자들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앞 다투어 토지와 건축물의 개발에 뛰어들게 된다. 결국, 임대료가 상승하고 최초에 모여들었던 창작가들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다른 장소로 빠져나가고, 이들이 빠져나간 자리는 상업적 자본에 의해 잠식되고, 시간이 갈수록 본래의 정체성을 사라지게 된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라고 정의하며, 임대료가 상승하고 원주민이 빠져나가는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심각하게 토로한다.



<창작가들이 빠져나가고 대규모 브랜드가 점령한 가로수길>



도시정책적 측면에서 핫플레이스의 활용논의
​  ‘핫플레이스’라는 대상은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모두 존재한다. 초기에는 젠트리파이어들에 의해 문화적인 정체성이 형성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상업자본에 의해 잠식되고 임대료가 오름에 따라 원주민들이 이탈되면서 본래의 차별성, 정체성은 사라지고 다시 쇠퇴하게 된다는 점은 많은 학자들과 정책결정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도심으로 인구가 몰리면서 주변 지역이 쇠퇴하고 소멸하는 쇠퇴도시, 축소도시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여, 지역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는 대안으로서 도시재생, 지역활성화의 방안으로서의 핫플레이스의 조성 및 활용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핫플레이스의 부정적인 측면은 최소화하면서, 긍정적인 측면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 관련 자원을 발굴하여 다듬고 홍보하는 것에 정책적 역량을 쏟을 필요가 있다. 핫플레이스 생성의 필요조건은 ‘문화적 다양성’의 확보라는 점에서 침체된 지역의 활성화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일 것이다.

  둘째, 나와 다른 것에 대해 포용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 및 환경의 구축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다양한 문화,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며 이러한 환경이 조성된 지역을 선호한다. 외국인, 다문화가정이 많은 지역에서는 그들의 문화적 색채가 입혀진 거리조성을 지원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다. 
 

  셋째, 지역활성화의 측면에서 핫플레이스를 조성하고자 할 경우, 도시계획의 수립단계부터 상업자본의 과도한 침투와 주변 지역으로의 확산에 대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핫플레이스가 될 수 있는 음식, 패션, 공방 거리 등을 조성함에 있어, 계획단계에서부터 문화시설, 공원 등을 같이 조성할 경우, 정체성이 보존되고 상업자본의 확산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넷째, 특정한 문화, 역사 자원이 부재한 지역에서는 대규모 자본을 활용한 개발도 필요하다. 특히, 문화⋅여가시설들이 충분히 결합된 복합컴플렉스 조성은 지역에 문화적 정체성을 부여하는 방법이며, 쇠퇴한 도심을 재생하는 효과적인 방안이다. 일본 도쿄의 미드타운의 문화도시를 컨셉으로 복합문화컴플렉스를 조성해 도시재생에 성공한 사례로서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지역의 폐쇄된 공장, 침체된 전통시장 등을 활용하여 예술인, 창작가, 벤처기업가를 유치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장소들에 대한 저렴한 임대료 책정 등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질 경우, 예술가와 벤처기업가, 학생들이 유입되면서 그들만의 독특한 환경과 문화적 정체성이 살아나는 기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중관촌, 미국의 인더스트리시티, 우리나라의 문래동 예술촌 등에서 많은 성공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창작가들은 임대료가 저렴한 지역에 자생적으로 집적되는 경향이 크므로 매우 효과적인 정책이다.

  마지막으로, 핫플레이스의 부정적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핫플레이스 내 임대료의 상승방지를 위한 노력, 창의적이고 개성 있는 비브랜
드 공방, 샵, 카페, 레스토랑의 조성, 거리공연 및 전시, 클럽문화 등의 차별적인 문화코드 생성 등을 위한 정책의 수립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적 다양성이 살아있는 거리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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