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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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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사례

거점시설 현황(중구, 남구, 서구)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 더 다채로워진 향촌문화관, 대구문학관으로 놀러 오세요 ]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백지연 기자


 대구에 있는 도시재생 시설이나 장소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금강역 레일카페나 북성로 골목 등 여러 곳들을 떠올리셨을 텐데요. 이번 11월 기사를 통해 여러분께 우리 대구의 도시재생 거점 시설 가운데 하나인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의 운영 현황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의 전경>, 출처: 백지연 기자

 대구 동성로 일대를 지나다 보면 하얀색 건물을 볼 수 있는데, 이 눈에 띄는 흰색 건물이 바로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이 있는 곳입니다. 향촌문화관은 1921년 대구 최초의 일반 은행인 선남상업은행이 있었던 곳이었지만, 1999년 우리은행 대구 지점으로 통폐합되면서 그 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2009년 국토교통부로부터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에 선정되면서 ‘향촌문화관’으로 조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2014년에 이르러 마침내 준공되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대구의 도심의 역사를 지켜나가기 위한 전시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습니다. 향촌동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시설로 거듭난 이 공간은 도시재생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죠. 아울러 향촌동의 옛 시절을 그대로 복원하여 향촌동의 역사와 문화를 우리에게 전달해 주는 문화적인 시설로서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대구문학관도 향촌문화관과 함께 2014년에 개관했습니다. 지역의 거점 문화 공간인 이곳은 문학 기획 전시와 도서 구비, 문학 로드 개발 등을 위한 곳으로 다양하게 활용되면서 향촌문화관과 함께 도시재생 거점 시설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의 시설 운영 현황을 통해 현재 이 두 곳이 어떤 모습과 형태를 갖추고 있는지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향촌문화관 안내 및 입구 사진>, 출처: 백지연 기자



▶ 향촌문화관의 시설 운영 현황 

 역사를 품은 공간, 향촌문화관의 최근 공간 운영 현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지하 1층은 녹향(음악 감상실)과 향촌문화관 사무실, 1층은 로비의 안내 데스크 및 재현관/기획 전시실/멀티 테마 영상실, 2층은 향촌문화관 재현관 및 회의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4월~10월인 하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11월부터 이듬해 3월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20인 이상의 단체 관람 예약은 향촌문화관 홈페이지에서 하실 수 있으며 전시 해설은 하루에 세 번(11시, 14시, 16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각 층의 세부 운영 내용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우선 지하 1층 녹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음악감상실인 녹향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한 곳입니다. 녹향의 주인이었던 이창수 선생의 유가족이 녹향과 관련한 기자재 전부를 대구광역시 중구에 기증한 물품이 이곳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매일 음악 프로그램과 금토 녹향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서 정해진 시간별로 팝송, 영화 음악, 고전 음악, 오페라 곡 등을 감상하실 수 있고 원하는 곡을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향촌문화관 1, 2층 재현존>, 출처: 백지연 기자


 1층 로비에는 안내 데스크가 있고, ‘향촌동 속으로’라는 이름의 근대 역사 연표와 사진, 영상, 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1900~1950년대 당시의 중앙로와 북성로, 교동시장과 대구역의 모습이 이곳에 생생하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멀티 테마 영상실에서는 근대 대구의 학교의 역사, 생활사를 내레이션과 함께 영상으로 재구성하여 상영 중입니다. 
또한 미국공보원 건물로 재현되어 있는 향촌문화관 기획 전시실도 있습니다. 현재는 대구시인협회와 대구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에서 공동 주최한 <중구를 노래하다> 전시를 9월 6일부터 12월 4일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영남의 중심인 대구 중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 예술, 나라 사랑 정신을 세상에 알리고 소통하기 위해서 기획된 시화전으로, 향촌문화관 안에서 시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습니다.
향촌문화관 2층에는 1950년, 60년대를 풍미했던 문화 예술인들의 사진이 전시된 골목과 향촌동의 다방, 음악 감상실, 주점 등이 재현되어 있고, 대중 예술의 요람인 대구의 영화관도 함께 재현되어 있어 그 공간 안에서 다양한 영상을 짤막하게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대구중구도심문화재단에서 추진한 ‘생애사 열전 100선 사업’이 이곳에 전시 중이어서 생애사 열전 100권과 기증받은 유물, 사진 자료를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 대구문학관의 시설 운영 현황

<대구문학관 층별 안내>, 출처: 대구문학관 시설 안내 홈페이지
 
살아 숨 쉬는 대구 문학의 집, 대구문학관은 향촌문화관 건물의 3, 4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관람 시간은 향촌문화관과 같고,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입니다.
대구문학관의 3층은 상설 전시실, 문학 아카이브실, 명예의 전당, 체험 존, 명작 스캔들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죽순 모양의 상징 조형물을 시작으로 벽에 문인들의 어록을 기록해놓은 ‘작가와의 동행’, 대구 문학 아카이브 공간, 항일 문학 작품 전시 및 작고 문인 47인 소개, 한국 근대 문학 희귀본 전시, 종군 문인 방송 체험, 명예의 전당과 명작 스캔들,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체험 존(희, 노, 애, 락), 그리고 1960년대 이전의 대구 문단사를 밀랍 인형과 영상물을 통해 볼 수 있는 영상 감상 공간이 있습니다. 
3층 상설 전시실에서는 현재 김춘수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김춘수, 대구의 기억>이라는 특별 전시를 하고 있습니다. 2022년 10월 26일부터 12월 31일까지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전시는 김춘수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구에서의 김춘수 시인의 활동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대구문학관이 주최 및 주관한 전시이며, 김춘수 시인의 제자들이 후원을 해주었습니다. 김춘수 시인 관련 소장 자료 30여 점 및 사진, 영상 자료, 추천사와 추천 시를 3층 공간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대구문학관 3층 조형물 및 김춘수 시인 관련 전시>, 출처: 백지연 기자


또한 상설 전시실 내에는 배리어프리 존(Barrier-Free Zone)이 갖추어져 있는데요. 배리어프리란 장애인, 고령자,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되는 물리적인 장애물이나 심리적인 장벽을 없앤 사회적 환경을 의미합니다. 대구문학관에서도 모든 시민들이 어려움 없이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점자 라벨 도서 제작 자원봉사 프로그램과 공감각 도서 체험 프로그램, 문학 안내 수어 도슨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오디오 북 코너, 특수 점자 인쇄물 코너를 마련해 놓고 있습니다.
4층은 문학서재와 동화동시 구연방, 즐거운 문학공방, 동화 감상반, 기획 전시실, 세미나실, 대구문학관 사무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문학서재에서는 지역 문인들의 책을 읽을 수 있으며, 문학공방은 엽서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특히 4층 기획 전시실은 다양한 문학 관련 자료를 활용하여 문인과 문단사를 시민들에게 선보이는 전시 공간입니다. 세미나실은 문학 저변 활성화를 위한 여러 프로그램들을 활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외에도 대구문학관에서는 ‘대구문학로드’라는 이름으로 일제강점기 문단의 선구자들과 1950년대 피란 문단을 중심으로 전후문학의 꽃을 피운 근현대 문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여덟 가지 도보 문학 여행 코스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대구문학관 홈페이지에서 ‘대구문학로드’ 도보 여행을 신청해 보시길 바랍니다!

<대구문학관 4층 문학서재와 입구> 출처: 백지연 기자


▶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의 현재, 그리고 미래

 2년 전쯤 향촌문화관을 방문했었을 때와는 달리, 다양한 전시와 볼거리들이 늘어났다는 것이 느껴졌고, 특히 대구문학관이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 근대문학을 위한 공간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었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관련 프로그램까지 활발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앞으로 더욱 발전할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의 모습이 크게 기대가 되었습니다. 
 올겨울, 제가 이번 기사를 통해 소개해 드린 향촌문화관과 대구문학관에서 향촌동의 역사와 대구 근대 문학, 그리고 지역의 문인들을 마주하는 경험을 해보는 것을 추천드리며 기사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문헌]
* 향촌문화관 홈페이지, http://www.hyangchon.or.kr/
* 대구문학관 홈페이지, http://www.modl.or.kr/contents/main/main.asp




[ 주민놀이터 배나무샘골마을문화센터 ]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이혜정 기자



  지난 2021년 12월 2일 한해를 마무리할 무렵 대구시 이천동 배나무샘골에는 이제 막 새로운 단장을 끝낸 마을문화센터 개소식이 있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배나무샘골 마을문화센터」는 다음달 12월이면 1주년을 맞는다.  이곳은 주민들간의 소통과 문화 공유를 위해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건립 되었다.  ‘마을센터’는 대구시 남구 이천동 431-2번지에 부지매입비 포함 47억원을 투입하여 지상4층, 연면적 1,251.28㎡규모로 조성됐다.





  마을문화센터에 들어서면 널직한 로비와 사무실이 보인다.  마을문화센터 1층에 『이천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사무실과 소회의실이 자리하고 있다. 2층은 다양한 교육 및 체험을 할수 있는 프로그램실과 주민 누구나 이용할수 있는 체력 단련실이 있다.  3층 다목적 홀과 4층 공유부엌 및 커뮤니티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고령자나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베리어프리(Barrier free) 시설이다. 마을문화센터는 이천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시설관리를 맡아 운영 중이며, 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6시까지 자유롭게 이용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도시재생 뉴딜사업관련 행사뿐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다양하고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22년 도시재생 뉴딜사업으로 ‘마을공유텃밭’ 사업, ‘주민공모사업’, 건강수다 교실, 도시재생 청년 인턴십, 노래를 통한 삶의 의욕과 생활의 활력을 제공하는 가요교실과 우쿠렐라 교실, 재활용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유튜버 중급교실, 한지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우쿠렐라와 노래교실이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도시농업학교 ‘마을공유텃밭’도 운영하고 있다. 참여주민들은 도시농업학교에서 작물파종과 텃밭운영 관련 교육을 마치고 농작물을 정성껏 키워냈다. 지난 7월 수확한 농작물을 마을문화센터 공유부엌에서 조리하여 지역주민들에게 ‘반찬나눔’ 봉사도 하였다.




  이천동 주민들은 마을문화센터 개소 이전에도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봉사와 주민협의체 활동을 해 왔다. 2021년 12월 마을문화센터가 개소하면서 주민들은 더욱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이처럼 마을문화센터는 도시재생 사업을 지속 시키는 거점시설이기도 하지만 이천동 주민들에게는 일상속 가까운 곳에서 이웃 간의 정을 느끼고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주민놀이터’로 자리 잡고 있다. 마을문화센터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이천동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 이철우 센터장은 “마을문화센터에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주민들간의 소통의 시간을 가지며 지역공동체 회복을 도모하며 주민자발적인 도시재생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 했다. 마을문화센터 문화예술 프로그램 중 우쿠렐라 연주를 배우는 이모씨는 연주회를 통해 주민들간에 화합과 협동심이 생겨났다고 한다. 40년이상 이천동에서 거주한 박모씨는 바쁜 일상에서 마을과 주민들을 위해 봉사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기자가 이천동 배나무샘골 마을문화센터에서 만난 주민들은 뜨거운 열정이 넘치는 그야말로 ‘열정3인방“이다.  짧은 시간 인터뷰를 나누었지만, 마을에 대한 애향심이 남달랐고 마을주민들에 대한 배려와 정이 넘쳤다. 마을문화센터가 존재함으로서 이러한 열정 주민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주민들의 놀이터가 되어 준 마을문화센터...
  주민들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꼭 필요한 거점시설이라 생각된다.  


[참고문헌]
* 김영식, “대구남구, 이천동 주민 문화 소통 공간 개소”, 경상매일신문, 2021.12.05
* 네이버 블로그, “이천동 현장지원센터”, https://blog.naver.com/icheon_urc 
* 직접촬영 





[ 도심속에서 피어난 꽃, 달성토성마을 온실 ]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박선미 기자



  대구에 소재하고 있는 도시재생 거점 시설을 살펴보다 보니 달성토성마을 온실이 눈에 띄었다. 달성토성마을은 워낙 잘 알려진 도시재생지라서 인터넷에서도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이었고, 도시재생 기본 교육 과정의 견학지에도 달성토성마을이 있었다. 대구 중심에 토성이 있었다니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어쩌다 보니 여태 찾아가 볼 기회가 없었다. 그런데 그 토성마을에 온실이 있다니 식물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부쩍 관심이 생겼다. 온실이라면 수목원이나 식물원 같은 곳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이국적인 식물들이 언뜻 떠오르는데 그 온실이 도시재생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


 사실 달성토성마을이 기자에게 초면은 아니다. 예전에 잠깐 인연이 닿아 서구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주무관님께서 달성토성마을 문화 해설사 양성 과정에 참여해 보라고 권하셨다. 그해가 2016년, 달성토성마을은 여기저기 단장 중이었으며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비산2·3동 주민 자치위원회가 주관하고 대구경북강사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달성토성마을 문화 해설사 양성 과정이 마련되었다. 그 당시에는 그저 해설사 교육인 줄 알았는데 시간이 많이 흘러 상화로 주민협의체에서 활동하다 보니 그때의 교육이 도시재생과의 첫 만남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주로 저녁 시간에 날뫼공방에서 이루어졌다. 보통의 해설사 교육은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는 틀이 정해진 스토리를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방식이었지만, 달성토성마을 문화 해설사 교육은 달랐다. 사업이 이루어지는 초창기인지라 다수의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회원들의 얘기를 듣고, 마을을 대표할 이야기로 무엇이 있을까 자료를 수집하고, 선별하고 그것을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하는 과정이 먼저 있었다.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고, 토성 아래 둘레길이 원래는 우마차가 다닐 만큼 좁은 길이었고, 섬유 산업으로 대표되는 서구인지라 섬유 얘기도 빠지지 않았다. 어느 곳은 비만 오면 마을길이 진흙투성이로 변하는 바람에 “마누라 없인 살아도 고무장화 없이는 못 산다.”라는 농담이 있었다는 얘기도 들었다. 이때 강사님에게 배웠던 스토리텔링을 위한 자료 수집 과정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나는 지금도 해설을 위한 자료 수집을 할 때 종종 그때 배운 방법을 사용한다. 그리고 상화로 주민협의체에서 마을 조사를 할 때도 비슷한 자료 수집 과정을 본 적이 있었다.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자체적으로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자율성’에 기반한 것이 도시재생의 본래 취지라면, 그때의 교육은 참 ‘도시재생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 후반부는 마을을 직접 둘러보며 해설 시연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수료를 하던 날, 정든 회원들 가운데 몇 분은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어묵탕, 떡볶이 등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준비해오셨다. 구청 공무원들도 참석하신 자리에서 수료증과 함께 부상으로 미역을 한 봉지씩 받았는데 굉장히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 동장님께서는 “네 동네, 내 동네 가리지 말고 열심히 일해 주십시오.”라고 격려를 해주셨다. 그때의 감회가 새롭다. 교육 중 마을을 돌 때 집집마다 집 앞에 놓여 있던 화분 가운데서 어느 집 담벼락 아래 유리로 만들어진 조그마한 공간에 놓여있던 다육이들이 생각났다. 이갑년 반장님…… 혹시나 해서 온실 관리하시는 분에게 전화해 보니 역시나 반장님이시다. 지금은 해설사로 활동하시면서 온실 관리를 맡고 계신단다. 그리고 놀랍게도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계셨다. 그때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다면서 그새 한 번도 다녀가지 않았음을 서운해하셨다. 같이 교육을 받았던 해설사들의 안부를 물으며 이갑년 해설사님을 인터뷰하는 동안 달성토성마을 온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예전에 동네의 좁은 골목에 쓰레기가 쌓이고 공터는 거대한 쓰레기장 같았던 시절, 사람들은 화초를 기르고 싶어도 마당이 좁아서 제대로 키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화분을 바깥에 내놓으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마침내 아름다운 골목 정원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런데 겨울이 문제였다. 집안엔 들일 곳이 없고 대문 밖에 두니 화초가 다 얼어버렸다. 봄이 되어 주민자치위원회와 주민센터에서 새로운 화초를 나누어 주어도 겨울이 닥치면 화초가 모두 얼어 죽어버렸다. 2년 동안 봄마다 새로운 화초를 구입하려고 하니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골목 정원을 유지하기 위해 아예 온실을 하나 지어서, 겨울 동안 동네 화분을 몽땅 모아서 그곳에 보관하면 어떨까 하는 발상이 나왔다. 그것이 오늘날 달성토성마을 온실이 지어지게 된 계기라고 한다. 온실에 화분을 모아두니 식물원처럼 볼거리가 생겨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었고, 해설사 투어 코스에도 포함이 되고 정원 관리사 양성 교육 과정도 생겨나게 되었다 한다. 또한 봄, 여름, 가을 동안 온실이 텅 비게 되자 그곳에 다육이들과 정원관리사 교육생들의 작품도 전시하게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단순히 겨우내 화분을 보관하는 용도 외에도 커피나무나 바나나 같은 다양한 열대 식물도 심어서 식물원 못지않은 분위기를 자랑한다고 한다. 다만 온실 관리가 순수한 자원봉사인데다 자율적이다 보니 온실을 제대로 관리할 인력이 모자라는 것이 어려움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달성토성마을 온실 내부와 외부 모습>, 출처: 박선미 기자


 예전에는 겨울 추위 때문에 골목 정원에 일년초 화초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겨우내 화분을 보관할 수 있는 온실이 생기니 예전에는 시도해 볼 수 없었던 크고 비싼 수종의 나무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지금의 토성마을 골목 정원은 큰 나무 화분도 많고 한층 풍성해지게 되었다고 하니 이것이 바로 하나로 뭉친 공동체의 힘이 아닐까? 또한 식물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을 위해 공방을 짓는데, 네 곳에 나누어 짓기보다 자원을 집중하여 한곳에 짓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는 의견에 따라 마련된 건물이 달성토성마을 다락방이라 한다.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말이 있다. 귤이 회수를 지나면 탱자가 되는 법이다. 토성마을 온실을 벤치마킹해 갔던 다른 마을은 웬일인지 대부분 실패했다고 한다. 어쩌면 달성토성마을이 그랬던 것처럼 ‘문제 발생 – 해결 - 다른 문제 발생 - 다른 해결점 모색’이라는 일련의 시행착오를 거치며 정착된 제도가 아니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 마을의 온실은 적당히 옮겨다 심은 나무처럼 그곳에 뿌리를 제대로 내리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7년 전 마을 해설사 교육을 받을 때 담벼락 아래에서 조그맣게 웅크리고 있던 다육이들이 떠오른다. 이곳 달성토성마을 공동체에서 작은 나무들이 아름드리나무로 크게 성장한 것을 또한 볼 수 있었기에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낀 취재였다. 




<달성토성마을 다락방 전경>, 출처:박선미 기자


[참고문헌]

* 달성토성마을 해설사 이갑년 선생님.

*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을 누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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