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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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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사례

대구의 명물,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허지현(2019 대학생 기자단)

피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대구 평화시장
서울의 평화시장과 대구의 평화시장은 이름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한국전쟁의 역사와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서울 평화시장은 전쟁 이후에 어느 정도 상권이 형성되었고, 노점상이 그곳에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큰 상권이 형성되었다. 당시 상인들 중 대부분이 이북에서 내려온 실향민이었기에 ‘평화 통일’을 염원하는 그들의 뜻에 따라 ‘평화시장’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대구 ‘평화시장’이 자리 잡은 신암동 일대와 새마을촌의 역시 많은 피난민들이 거주했던 지역이다. 이 일대에서 피난민들을 대상으로 많은 물물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때 형성된 최초의 상권이 현재 대구 ‘평화시장’의 유래가 되었다고 전해진다.          

‘닭똥집 골목’으로 다시 쓰는 평화시장의 역사
평화시장은 값싸고 좋은 물건이 많은 곳으로 유명했다. 특히 질 좋은 의류잡화가 많아 ‘멋쟁이들이 찾아가는 시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화재와 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옛 의류매장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이후 평화시장은 대구를 넘어 전국 각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닭똥집 골목으로 오늘날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현재 닭똥집 골목의 모습>
출처 : 직접 촬영


남녀노소 좋아하는 ‘닭똥집 튀김’의 탄생
1970년대에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유명 양계장과 대형 도계공장이 많이 생겨나면서 대구는 닭을 이용한 요리가 발달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환경이 되었다. 1972년 현재 ‘삼아통닭’이 있는 자리에서 도계업을 하던 이두영, 나춘선 부부가 지금의 닭똥집 튀김을 탄생시켰다. 시장이 서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평화시장 앞에는 새벽 인력시장이 들어서게 되었고, 일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시장에 남아 헛헛한 마음을 막걸리 한 잔으로 채웠다. 이때 부부가 우연히 닭똥집을 튀겨 그들에게 대접하기 시작하면서 ‘닭똥집 튀김’은 정식으로 메뉴판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저렴한 가격과 고소한 닭똥집 튀김의 맛은 인력시장 인부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갔고, 이에 인근의 몇몇 가게에서도 닭똥집을 튀겨 내기 시작했다. 
                          


닭똥집 골목 이야기
닭똥집 골목의 역사는 원조 골목, 2세대 골목, 3세대 골목으로 발전해 왔다. 원조 골목은 닭똥집을 처음 팔기 시작한 ‘삼아통닭’ 주변으로 포항통닭, 진미통닭, 꼬꼬통닭이 모여 형성된 골목이며, 원조 골목의 가게들은 70년대부터 대를 이어 손맛을 이어나가는 곳이 대부분이다. 2세대 골목은 ‘삼아통닭’에서 건너편으로 쭉 이어지던 일직선의 가구골목이 닭똥집 골목으로 다시 문을 열기 시작하면서 완성된 골목으로, 손님들로 가득 찬 원조 골목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손님들의 발길이 향하는 곳이었다. 3세대 골목은 90년대를 지나면서 쇠퇴할 것만 같던 닭똥집 골목을 새롭게 변화시킨 곳이다. 젊은이들의 감각에 맞춘 인테리어와 메뉴 개발로 골목을 이끌어가고 있으며, 특히 닭똥집 튀김 이외에도 구운 닭똥집, 문어나 치즈를 함께 요리한 다양한 퓨전 똥집 요리들이 손님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닭똥집 원조골목의 ‘평화통닭’ 닭똥집>

출처 : 직접 촬영


닭똥집 튀김의 맛 이야기
 닭똥집은 영양학적으로 지방질이 적고 단백질·비타민·철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여성과 젊은이들은 물론 전 세대가 선호하는 먹거리이다. 똥집 요리의 원조는 단연 후라이드이다. ‘후라이드 똥집’은 닭똥집의 핵심인 쫄깃한 맛에 튀김의 고소함이 더해져 그 맛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후라이드 똥집에 집집마다 다른 양념을 버무려 만든 것이 ‘양념 똥집’이다. 양념 똥집은 원조골목 ‘꼬꼬하우스‘의 김옥년 할머니의 손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외에도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에는 ‘간장 똥집’과 ‘파닭 똥집’, ‘문어 똥집’, ‘마늘 똥집’ 등 다양한 재료들로 요리한 똥집 메뉴들이 있다.

머물고 싶은 ‘명품 테마 거리’, 닭똥집 골목
 닭똥집 튀김은 1990년대 중반 무렵 평화시장 가까이에 있는 ‘경북대학교 학생 중에 닭똥집 골목의 닭똥집을 먹어보지 않은 학생은 없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주말이면 닭똥집은 최대 1톤까지 소비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전국 3대 음식테마거리’에 대구 닭똥집 골목이 선정되기도 했으며, 매년 두류공원과 함께 ‘치맥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중장년층은 물론이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핫플레이스로 꼽히고 있다. 서민들의 마음에서 탄생한 닭똥집 튀김은 이제 값싸고 맛있는 술안주를 넘어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대구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참고자료>
1. 대구전통시장 스토리 “대구광역시”
2. 똥집골목 포토존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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