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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도시재생 이야기

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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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도시재생으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CRC 기업'

정다빈(도시재생 뉴딜 청년인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평균 사업 기간은 4년이다. 4년 뒤 국비 지원이 끝나도 시·군·구 그리고 마을은 도시재생을 지속시켜 나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하나의 해답으로 도시재생 사회적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재생 사회적 기업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사회적 기업과 혼동하기 쉬운 사회적 경제 조직의 여러 형태에 관해 설명하고자 한다. 사회적 경제 조직은 크게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협동조합이란 재화 또는 용역의 구매, 생산, 판매, 제공 등을 협동으로 운영함으로써 조합원의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자 하는 사업 조직으로, 주민 5인 이상이면 설립이 가능하고 「협동조합 기본법」을 근거로 설립 및 운영된다. 다음으로 마을기업이란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하여 수익 사업을 추진하여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지역 주민에게 소득과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을 말하며 「마을기업육성사업지침」을 근거로 설립 및 운영된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업은 비영리법인 및 단체, 조합, 상법상 회사 등의 조직 중에서 「사회적 기업 육성법」에서 정한 일정 요건(1. 독립된 조직 형태일 것 2. 유급근로자 1명 이상을 고용할 것 등)을 충족하며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면서 재화,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을 말하며 「사회적 기업 육성법」을 근거로 설립 및 운영된다.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도식> 


 

  CRC(Community Regeneration Corporation, 도시재생기업)는 현재 그 법적인 정의는 없으나 사업 활동의 주된 목적이 도시재생과 관련한 공익사업이면서 지역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설립된 핵심 조직을 가리킨다. 한국의 도시재생기업의 참여 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현장지원센터 전환형: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마중물 사업을 추진하던 현장지원센터가 해당 사업 종료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이와 연계하여 계획한 도시재생 사업들을 추진해 나감.
 2. 사회적 경제 연계형: 기존 마을 공동체 및 비영리 사회적 경제 조직이 자생적으로 발전한 경우 도시재생 사업의 물리적 공간 활용 등 수익 사업과 연계하여 성장해나감.
 3. 도시재생 경제 조직 발전형: 새로이 사업자 등 지역 내 주거 환경 개선이나 상권 활성화 등이 밀접히 관련된 영리형 도시재생 경제 조직이 협동조합 방식으로 발전함

   다음으로 영국과 미국의 CRC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영국 런던 코셤 스트리트에 위치한 ‘로컬리티(Locality)’다. 로컬리티는 공동체 지원 기관들의 연합체로, ‘마을 만들기 사업체 연합’과 100년 전통의 네트워크 기관 ‘BASSSAC’가 합병하여 2011년에 설립되었다. 현재까지 영국 전역에 500개 이상의 회원 공동체, 약 7억 파운드(한화 약 1조 2200억 원)의 공동체 자산, 1만 500여 명의 직원 및 2만 5천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는 큰 조직이다.
   로컬리티가 하는 일은 크게 네 가지다. 첫 번째로 전문 지식과 전문가 지원을 통해 지역 사회 공동체의 변화를 위한 정보를 공유한다. 두 번째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생산된 자료를 기반으로 각 지역 단체가 정책을 결정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한다. 이는 지역 사회의 프로젝트 지원과 맞닿아 있다. 세 번째는 회원 간 네트워크 지원이다. 각 단체가 경험했던 일을 다른 지역 사회 조직과 공유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는 지역 사회 조직을 위해 더 나은 운영 환경을 조성하고 시스템을 개선하는 일이다. 로컬리티는 민간 또는 정부가 소유한 공공재 성격이 있는 자산을 매각할 때에는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또 지방 정부가 토지나 건물을 매각하더라도 6개월 내에 재매각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특히 국가나 지방 정부 또는 민간이 소유하고 있는 유휴지, 국유지 등의 토지나 비어 있는 건물을 마을 만들기 단체나 조합 등 지역 단체가 싼 가격에 매입하거나 임대하여 생기는 수익을 지역 주민의 공공이익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로컬리티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강력한 네트워크를 통해 지역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로컬리티 홈페이지 메인화면>

출처 : http://locality.org.uk/
 
  미국의 경우 BHC(Broadway Housing Communities)를 통해 도시재생 사회적 기업의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BHC는 뉴욕시 맨해튼 북서부의 워싱턴 하이츠와 웨스트 할렘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CDC(Community Development Corporation)로 1983년 설립된 비영리 주택 개발 단체다. BHC는 노숙인 및 빈곤 세대 문제 해결을 위해 300호 이상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며 아동, 성인, 가족 및 지역 사회에 교육,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지역 사회단체와 파트너십을 맺어 의료 및 정신 건강 치료, 직업 훈련 및 직업 배치, 약물 남용 치료, 상담, 독립적인 생활 기술에 대한 지원 등을 세입자에게 지원하고 있다.


   BHC의 대표적 사업으로 Sugar Hill Project가 있다. Sugar Hill Project는 웨스트 할렘 지역의 역사 지구인 Sugar Hill 커뮤니티 지역을 대상으로 저소득층을 위한 주거, 교육, 문화, 예술 기능을 제공하는 복합 개발 프로젝트이다. 이는 영구 주택과 교육 및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결합한 통합 모델로서 총 124호의 주택을 중산층 이하 서민에게 제공하며 주택, 유아 센터, 어린이 박물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임대 공간 및 지하 주차장을 운영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Sugar Hill Project>

출처 : http://broadwayhousing.org/sugarhill/ 


  이처럼 1980년부터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해 영국과 미국의 ‘도시재생 사회적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도시재생 기업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을까. 우리나라 1호 CRC인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을 통해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은 앞서 소개했던 현장지원센터 전환형 CRC로 볼 수 있다. 2014년 7월 개소한 창신숭인 도시재생지원센터를 2017년 주민 중심으로 운영하다, 2018년부터는 주민들이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형 지역재생기업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 기간 동안 ‘마중물 사업’으로 채석장 명소화, 백남준 기념관, 봉제 역사관, 주민 공동 이용 시설 설치 등이 추진되었으며 협동조합으로 전환된 뒤 도시재생 해설 프로그램, 백남준 기념관 마을 카페, 교육 연수 사업, 마을 축제 등 수익 사업을 다각화하였다. 창신·숭인의 주민 공동 이용 시설 및 도시재생 관련 사업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겠다.

 - 주민 공동 이용 시설 1 (백남준 기념관 및 카페)
   : 백남준이 유년기를 보낸 창신동 197번지 일대의 한옥을 개조해 백남준 작품의 아카이브 공간과 마을 카페 ‘백남준 카페’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백남준 카페는 창신·숭인 지역의 주민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백남준 기념관 전경>

출처 : https://blog.naver.com/ej01124/221127300804


주민 공동 이용 시설 2 (수수헌)
   : 숭인1동의 공공 작업장과 주민 활동 공간으로 ‘수수헌 마을 운영단’이라는 주민 조직을 결성해 운영하고 있으며 생활문화지원센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수수헌 전경>
출처 : https://blog.naver.com/seoulcoopcenter/221553106916 


주민 공동 이용 시설 3 (회오리마당)
   : 창신2동의 회오리길에 위치하여 ‘회오리마당’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지상 2층에는 창신동 마을 미디어 ‘창신동 라디오 덤’을 위한 공간으로 쓰이며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든 모두 미디어가 될 수 있다’라는 기치 아래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회오리 마당 전경>

출처: https://blog.naver.com/seoulcoopcenter/221553106916 


- 이음피움 봉제역사관
   : 창신동은 1960년부터 봉제 공장이 밀집한 지역이었다. 이러한 지역의 특성을 살려 전시 공간과 봉제 기념품 판매점, 커뮤니티 카페, 아카이빙, 제작 실험실이 포함된 ‘봉제역사관’이 건립되었다. 다양한 전시와 유·무료 체험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한다.


<산마루 놀이터 전경>

출처: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421&aid=0003963087 

산마루 놀이터
: 창신·숭인 지역 산꼭대기에는 이 지역 어린이들과 부모들을 위해 신개념 놀이 공간인 ‘산마루 놀이터’가 조성되어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정글짐을 비롯해 도서관과 미디어 시설을 갖춘 ‘골무홀’은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산마루 놀이터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2019 대한민국 국토대전’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창신·숭인 썸머 페스테벌 프로그램>

출처 : https://blog.naver.com/crcblog/221378750098

 

창신 썸머 페스티벌 : 문화가 있는 날 <지역 문화 콘텐츠 특성화> 사업으로 창신·숭인동의 문화 예술 활동을 기획하는 아트브릿지에서 진행하는 행사이다. 마을 주민들에게 공연 문화와 예술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여름 축제다.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의 변화 과정>

​출처 :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 블로그

 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은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전환된 국내 첫 도시재생 기업이지만 자생적인 수익 모델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협동조합의 초기 단계로 조합원들의 출자금(조합원 3만 원, 임원 15만 원)과 정부 보조금 외에는 수입처가 분명하지 않아 지속적인 수익 모델의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영국, 미국과 같은 도시재생 선진국의 도시재생 사회적 기업이 자생할 수 있었던 것은 단체 설립 초기에 공동체의 붕괴를 막고, 사회적 취약 계층의 보호에 앞장서고자 하는 단체들을 지방·중앙 정부가 적절한 지원을 통해 보호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끝나더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 도시재생 사회적 기업이 성공적으로 우리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 ​
 



참고자료
1. https://blog.naver.com/crcblog/221378750098
2. https://blog.naver.com/knocksanfashion/221578367964
3. https://news.naver.com/main/read.nhn?oid=421&aid=0003963087
4. http://locality.org.uk/
5. http://broadwayhousing.org/sugarhill/
6. http://blog.naver.com/PostView.nhn?7. blogId=dbmasecenter&logNo=221243301017&redirect=Dlog&widgetTypeCall=true&directAccess=false
7. https://blog.naver.com/seoulcoopcenter/221553106916
8. https://blog.naver.com/ej01124/221127300804
9. https://www.sedaily.com/NewsView/1VPCRNRR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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