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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구벌 도시재생 이야기

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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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달성토성둘레길 & 앞산맛둘레길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2, 5조



비산동과 대신동, 달성토성둘레길과 함께 새단장하다

김보형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 대구의 역사가 깃들어 있는 달성토성

< 현재 달성공원의 모습 >

출처 : 직접 촬영


  대구 시민이라면 대부분 어렸을 때 달성공원 동물원에 놀러 간 추억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오래전부터 대구에 자리를 잡은 달성(達城)은 과거 대구 지역의 성터이자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達句伐)’의 별칭이다.

  오늘날 우리에게 달성은 동물원의 기능을 지닌 달성공원으로 여겨지지만,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이곳 달성에는 여러 공간이 존재하였다. 이는 옛 문헌이나 지역민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산이 날아와 앉았다라는 의미의 날뫼에 관련된 전설에 따르면 고대 달성은 신성한 장소로 여겨졌으며, 고대 달성에는 고분군, 토성 등의 고대 유적과 유물이 존재했다. 삼국시대, 통일신라 시대에는 경북 지역 세력의 근거지가 이곳에 있었다. 일제강점기에 들어 일본 헌병 부대와 일본 신사가 달성에 강제로 들어와 있다가, 광복 이후 1960년대부터 지역 출신 시인과 유명 인사들의 기념비와 공원, 동물원이 조성되어 오늘날까지 그 기능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2025년 대구광역시 도시재생 전략 계획에 따라 동물원을 이전하고 옛 달성토성을 복원할 계획이다.

  이처럼 대구 달성은 그 공간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축적되거나 소멸하며 형성된 유서 깊은 장소이다. 그렇다면 우리 대구는 이러한 역사성을 가진 달성이라는 지역 자산을 보존하면서 어떻게 도시재생을 진행하고 있을까?

 

 

- 달성에 위치한 달성토성둘레길

  먼저 오늘날 달성토성에는 달성토성둘레길이라는 탐방로가 조성되었다. 낙후된 달성공원을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달성토성둘레길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2016년부터 진행된 달성토성 일원 전략 거점형 재생 사업을 통하여 2017년 달성토성 서편 옹벽의 일부를 허물고 조성된 약 1.5km 길이의 산책로이다.

  이처럼 달성토성둘레길이 조성되면서 빈집으로 인한 공동화 문제 등을 겪으며 낙후되었던 달성토성 서편의 분위기가 환하게 바뀌었고, 인근 거주민들이 운동을 하거나 산책할 수 있는 도심 속 녹색 공간이 마련되었다.

 

- 달성토성을 둘러싼 주거지 개선 도시재생 사업들

  한편 대구시는 달성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방법으로 달성토성뿐만 아니라 주변 주거 지역의 개선 사업도 함께 계획하였다.

  도시재생 사업에서 주거지 개선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는 일 가운데 하나다. 어떤 주거 지역은 특정한 이유로 인해 인구가 유입되고 인프라가 증가하면서 활력을 지닌 주거지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물이 낡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고령화도 함께 진행되면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늘어 그 지역은 자연스럽게 쇠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쇠퇴한 주거 지역에는 재개발재건축의 형태를 띠는 도시 재정비가 아닌 도시재생 사업이 시행되어야 한다. 도시재생 사업은 골목길 정비, 소규모 주택 정비 사업, 생활 편의 시설 공급, 주민 공동체 거점 조성, 마을 가게 운영, 보행 환경 개선 등의 방법을 포함한다.

  주거 지역이 도시재생 사업에 의해 되살아날 때, 그 지역이 가진 소중한 자산이라 할 수 있는 거주민과 건축물, 그리고 그들이 뿌리내린 공동체를 소멸시키지 않고 살기 좋은 주거 환경을 다시 한번 만들 수 있다. 또 마을의 일부 혹은 전체를 완전히 철거하지 않고 재건축, 리모델링, 증축 등을 통해 되살림으로써 경제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아울러 도시재생으로 인해 마을 내에 부족했던 편의 시설, 주차 공간, 복지 시설 등을 확충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가능하다.

 

-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사업의 주거지 개선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도시활력 증진 지역개발사업형태의 도시재생 사업이다. 이는 지역 발전 정책에 따라 지자체 스스로의 도시 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국가가 예산을 지역에 포괄적으로 지원하여 시행하는 도시재생 사업의 한 유형으로,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진행되었다.

  비산 2·3동은 원래 저층 주거 밀집 지역이었는데, 역사·문화·환경 보존 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개발이 제한되면서 폐·공가가 더욱 늘어나고 공동화가 가속화되어 주거 환경의 개선이 필요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구시는 이 지역의 주거 환경 개선 사업을 통해 정주 여건을 높이고, 달성토성 골목 투어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 코스를 마련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하였다.

  먼저 주거 환경 개선을 위해 주택을 개량하고, 작은 공원과 지역의 보안을 정비한 뒤, CCTV를 골목 곳곳에 설치하여 마을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었다. 또한 대상지 북쪽에 위치한 인동촌 시장의 간판을 정비하고 가로 경관을 개선하여 주민들이 시장을 더욱 자주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 비산동에 설립된 '달성토성마을 다락방' >

출처 : 직접 촬영 


  또 낡은 주택을 철거한 뒤 그곳에 행복한 날뫼골 공방이라는 공방을 세워 공유 부엌 등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 비산동에 설립된 '달성토성마을 다락방' >

출처 : 직접 촬영 


  또 과거에 세탁소였던 곳을 철거한 뒤 그곳에 달성토성마을 다락방이라는 커뮤니티 센터를 세워 공방, 갤러리, 카페, 도서관, 날뫼골 사업과 관련된 도시재생지원센터 등 주민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러한 사업을 통해 주택과 거리 환경을 개선하고 마을의 시장을 활성화함에 따라 주민들의 정주 여건이 향상되었다. 아울러 공방과 커뮤니티 센터에서의 주민 참여를 높이고 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비산 2·3동에 조성된 골목 정원을 활성화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도 높일 수 있었다.

 

- ‘달성토성과 함께하는 행복마을 프로젝트사업의 주거지 개선

  ‘달성토성과 함께하는 행복마을 프로젝트2015년부터 2019년까지 중구 대신동, 성내3동 일원에 시행된 사업이다. 이는 새뜰마을사업으로, 취약 지역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고 노후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거주민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지역의 지속 가능한 활력을 창출하는 사업이라 할 수 있다.


< 대신동에 설치된 생활안전 CCTV >

출처 : 직접 촬영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먼저 낡은 집을 수리하고 슬레이트 지붕을 개선하는 등 주거 환경을 새롭게 조성하였다. 또한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않는 주택에 도시가스를 공급했고, 어둡고 좁은 골목길에 CCTV 및 가로등을 설치하고, 셉테드(CPTED) 디자인을 사업지에 적용하여 취약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였다.



< 대신동에 위치한 달성토성 커뮤니티센터 >

출처 : 직접 촬영


  그리고 달성토성 커뮤니티센터를 마련하여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제작, 교육 공간을 제공하였고 마을 텃밭을 만들어 주민들이 함께 소통하며 활동할 수 있는 야외 공간을 조성하였다.

  이러한 사업들을 통해 개발이 제한되어 낙후한 대신동 일대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였으며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거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였다.

 

- 주거지 개선 도시재생 사업, 달성토성과 함께하다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사업, ‘달성토성과 함께하는 행복마을 프로젝트를 통해 다소 조용했던 비산동과 대신동은 조금씩 활력을 되찾고 있다. 지역에 오래 자리를 잡고 있었던 주택을 철거한 자리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보다, 기존의 주택가와 골목길이 조금씩 개선되며 주민들이 함께 모여 교류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만들어질수록, 우리는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존하면서 도시를 재생할 수 있다.

  이렇게 달성토성 주변의 주거지를 개선함으로써 골목이 되살아나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욱 늘어난다면 달성토성은 지역 주민과 그곳을 찾은 시민들이 함께 누릴 수 있는 우리 대구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이다.

 

< 출처 >

1. 정유진, 장소기록과 기억 그리고 로컬리티-대구 달성의 장소 아카이브와 재현을 중심으로, 경북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8.

2. 대구시청, http://www.daegu.go.kr/

3. 대구광역시 중구 도시재생지원센터, https://www.jgursc.com/

4. 대구광역시 서구 도시재생지원센터, http://www.seoguurc.or.kr/


역사가 있는 도시재생: 달성토성둘레길

김효영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도시재생하면 가장 먼저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대다수는 오래된 건물을 부수고 새로운 건물을 짓는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는 도시재생이 아닌 재개발에 가까운 것으로 겉으로 보기에는 좋아 보이지만 사실 구도심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2조에 규정되어 있는 정의를 살펴보면,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 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 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과 창출 및 지역 자원의 활용을 통해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말한다.

 

  대구 중구청 또한 원도심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도시를 변화시키는 고전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고 있다. 대구시 자체 사업인 대구형 도시재생 사업2016년부터 국가 공모 사업과 별도로 시 차원에서 독자적인 전략에 따라 사업을 발굴하고 도시 전반의 낙후된 생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생활 밀착형 도시재생이다. 대구시가 진행 중인 역사와 문화가 있는 테마형 도시재생 사업은 북성로 일대, 교동시장과 번개시장, 달성토성, 동산동과 약령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 글에서는 이들 가운데 도심 속 토성을 활용한 사업인 달성토성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달성토성 서편 일대에 위치한 비산 2·3동에서는 역사와 문화를 잘 살린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옛 달성토성의 가치를 되살리는 도시재생 사업을 위해 달성토성 주변 환경을 개선하고 둘레길을 조성했다. 둘레길 조성 외에도 달성토성 유적지 일대를 새롭게 조성하기 위한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1412월에 시작된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은 주거 환경 개선을 통해 주민들의 정주 여건을 높이고, 골목 투어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 코스를 조성하여 지역 경제 활성화의 거점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2013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된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의 성과를 살펴보면, 우선 공방, 다락방, 온실, 마을 도서관, 소극장, 경로당을 조성하여 주민 생활 여건을 개선했다. 마을 인프라 조성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힘을 합쳐 골목을 변화시키기도 했다. 섬유 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대구가 잘 나갈 때, 대구시 곳곳에서는 재개발이 이루어졌다. 오래된 집, 낡은 골목 대신 고층 빌딩이 세워졌다. 하지만 날뫼골은 개발 제한 구역에 속해 있었다. 이에 젊은이들이 마을을 떠나자 빈집이 늘었고 흉흉해진 분위기를 개선하고자 이곳 주민들은 자신이 가꾸던 꽃 화분을 골목길에 내어놓았다. 거미줄처럼 이어진 골목 곳곳에 주민들은 꽃과 나무로 생기를 더하기 위해 골목 정원을 조성했다. 해바라기 정원, 초롱 정원, 비밀의 정원 등 주민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에 의해 스무 곳 가까이 되는 마을 정원이 생겨났다. 서구청의 지원으로 동네 곳곳에는 벽화도 그려졌다. 과거에 달성토성을 어떻게 쌓았는지 그 과정을 재현해 놓기도 했으며 주민들이 방문객에게 화초 가꾸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한다. 이처럼 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노력하자 마을 골목길은 꽃향기, 사람 냄새로 채워졌고 새로운 대구의 관광 명소가 되었다.

 

  주민들은 골목 정원사, 벽화 전문가, 마을 문화 해설사가 되었고 축제 조직 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마을 축제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봄에 처음 시작된 달성토성마을 골목축제는 매년 이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도 축제가 열리지 않았다. 또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2016년 대구시 주민자치선도 공모 사업 최우수, 2017년 대구시 우수마을축제, 2020년 아름다운 정원 콘테스트 동상에 뽑히는 쾌거를 이루었고 이는 주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었다. 이제 달성토성 골목 정원에는 도시재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서, 전국 각지에서 매년 5천여 명이 이 마을을 찾을 정도이다. 달성토성 서문에서 골목 정원을 지나 서부시장 오미가미거리까지 이어지는 코스 또한 관광객들이 찾기 좋게 조성되어 있다.

 

  올해 7월 대구시에서는 전략 거점형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달성토성마을 생태형 마당을 설계했다. 달성토성마을 골목 정원 일부를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하여 거점 공간으로 활용할 목적으로 2020년 말에 공원 조성을 마칠 예정이다. 이는 대구 서구청이 비산 2·3동 일대의 무허가 노후 건물을 사 조성하는 것이다. 이 생태형 마당은 달성토성 인근 주민들에게는 휴식처로,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에게는 골목 정원을 돌아본 뒤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라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

 

  역사와 문화가 있는 달성토성 도시재생 사업의 기대 효과는 다양하다. 우선 대구 달성토성 역사 문화 환경의 정비를 통해 유적 인지도를 높이고, 마을 인프라 조성 및 정주 환경 개선에 따른 주민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주민의 호응이 높아 마을 주민이 직접 이곳의 도시재생을 주도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달성토성둘레길의 역사적, 문화적, 공동체적 가치를 느끼러 주말에 달성토성마을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 출처 >

1. 달성토성마을 홈페이지

2. 대구 서구청 블로그, <대구 서구 변화의 중심: 달성토성 도시재생마을 견학>

3. 대구시 홈페이지

4. <대구 서구 달성토성마을에 생태형 마당 조성>, 뉴시스, 2020.



골목에 도시농업이 피어나다

이한솔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사진 1. 대구 섬유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들

출처 : 연합뉴스


  1960~70년대 대구에는 산업의 발전과 함께 많은 인구가 유입되었다. 저마다의 꿈을 바탕으로, 부지런히 삶을 이끌었던 소시민들이 지금의 대구를 만들었다. 그런데 1980년대 말부터 성장 동력이 신도시로 집중되면서 이주민이 늘었고, 지역 사회는 슬럼화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대구 시민이 부지런하고 유행에 빨랐다는 반증이다. 고령화의 파도에 사람들이 떠난 마을이 휘청거렸다. 끈끈함을 대표하던 다닥다닥 붙은 주택들이 요즘 들어 보기 불편한 풍경이 되어 버렸다. 그 모습을 보면서 뭐 저리 열심히 부둥켜 살았을까하는 생각을 하곤 한다.

  하지만 회색빛의 골목에 빛이 들기 시작했다. 2012년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한 도시활력증진지역 개발사업 공모에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사업이 선정된 것을 계기로 달성토성을 둘러싸고 있는 비산2,3동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놀랍게도 이 활력은 새로운 주민 참여를 불러왔다. 주민들이 2015년부터 집 안에 있던 화분들을 골목에 내놓기 시작했던 것이다. 가정에서 가정으로, 골목에서 골목 어귀로 생기가 퍼지면서 바로 이렇게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이 탄생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주민들은 빛은 스스로가 만든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지금의 달성토성마을은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전국의 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과거의 쇠퇴를 주민들 스스로 겪어내고 회복해낸 것이었다. 주민들의 회복 탄력성을 기른 것은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 그리고 식물이 주는 용기와 아름다움은 아니었을까?

  그러나 달성토성마을에 골목정원 및 온실이 있다는 사실을 대구 시민 중 몇 명이나 알까? 지금 당장 인터넷에 ‘toseong.com’, ‘달성토성마을또는 대구 골목정원을 검색해보자. 달성토성과 골목정원의 지도 및 소개 글 등의 다양한 정보와 이 마을에서 활동 중인 주민 단체를 확인할 수 있으며, 골목정원 투어를 신청할 수도 있다.

  이번 기사는 이곳 달성토성마을의 골목정원을 소개하기 위해 쓴 글이다. 과연 꽃과 향기를 품은 마을은 어떨지, 또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과 닮은 해외의 사례는 없는지를 살펴보고, 국내의 사례를 해외 사례와 비교함으로써 도시농업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1. 국내 사례 :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



 

사진 2. 달성토성마을 골목 안의 다양한 정원의 모습

출처 : toseong.com


  달성토성마을 골목에는 모두 스물세 곳의 정원이 있다. 각각의 이름도 모양도 콘셉트도 다른 것이 이색적이다.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주체적 참여가 이곳에 녹아있다는 뜻이다.

 

해바라기, 타이어, 비밀, 땅콩, 한복, 초롱, 놀이터 정원....

 

  정원의 이름이 다양한 만큼 볼거리도 많다. 대단한 건 주민들의 정성스러운 손길에 의해서 여전히 현재 진행형으로 정원이 가꾸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도시농업이 가진 장점이 아닐까. 언제 어디서든 식물과 흙만 있으면 되며, 심지어 모래만 있어도 정원이 만들어진다. 우리가 할 일은 오직 믿음과 모험심을 가지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도시의 유휴 공간을 활용하거나 버려진 대상을 업사이클링(재활용을 넘어 가치를 높이는 활동)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은 도시재생의 올바른 사례라 할 수 있다. 폐가는 마을 텃밭으로 바뀌어 마을 주민들과 청소년들이 함께 가꾸고 있다. 골목엔 꽃과 화분들이 가득하다. 게다가 겨울에 화분을 옮겨 놓을 수 있는 온실도 생겼다. 이것이 도시농업이다. 도심 속 식물이 모여 도시농업이 되고, 도심 속 작은 변화들이 모여 도시재생이 된다. 핵심은 변화는 늘 가까이에 있다라는 점이다.

사진 3. 골목정원 투어 안내 지도

출처 : toseong.com


사진 4. 골목 정원 속 온실
 

2. 해외 사례

2.1. 뉴욕 그린 섬(Green Thumb)

​                  사진 5. 뉴욕 그린 섬


 1970년대 방치된 도시와 마을을 회복하기 위한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그린 게릴라(Green Guerrilla) 활동가들이 일반인들이 텃밭을 통해 무분별하게 사유지를 점유하던 것을 지방 정부의 협력과 더불어 해결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린 섬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시영 도시 텃밭 사업이다. 그린 섬은 미국 내 최대 도시 텃밭 프로그램으로 600여 개의 텃밭에 약 2만 명의 경작자가 참여하고 있다. 아름다운 정원과 작은 텃밭, 퇴비장, 쉼터 등이 마련되어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공동체 행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1.2. 뉴욕시 옥상 농장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옥상 농장은 어디에 있을까? 답은 미국 뉴욕시이다. 브루클린 그레인지(Brooklyn Grange)라는 농업 회사가 운영하는 옥상형 농장은 전체 면적이 1만 제곱미터이다. 연간 23톤 정도의 채소를 생산한다. 또한 30개에 달하는 벌통을 가지고 뉴욕에서 가장 큰 양봉장을 운영하고 있다. 규모로는 최고 타이틀을 두 개나 가진 셈이다.


​사진 6. Brooklyn Grange에서 만나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


  옥상 농장에서 생산된 수확물은 크게 세 가지 경로로 판매된다. B2B 형식으로 음식점에 직판하거나 공동체 지원 농업 회원을 상대로 판매하거나, 농민 시장을 통해서 판매하는 것이 그것이다.

 

  공동체 지원 농업 회원은 약 60명 정도로, 매월 50달러의 회비를 내고 매주 농장을 방문하여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받거나 직접 수확한다.

 

 2.1.3. 시애틀

  정책적인 측면에서 시애틀 도시농업은 미국에서 가장 앞서 있다. 시애틀 도시농업은 시가 행정적인 지원을 하고, 시민 사회단체가 주도하는 접근 방식을 택했다. 예를 들면 P-patch Tust, Solid Ground, Lettuce Link, Seattle Tilth 등 도시농업을 추진하는 다양한 단체가 시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체 텃밭 활동을 펼친다.

  시애틀 공동체 텃밭의 중심적인 가치는 저소득 계층이나 소수 집단을 향한 지원이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텃밭 안에 기부 텃밭이 있으며 이곳에서 수확되는 농작물을 푸드뱅크 등에 기부하고 있다. 경작자의 40%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수확물을 기부한다. 이를 모으면 1년에 약 12톤이 된다. 텃밭 작물을 필요한 이들에게 기부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1.4. 시카고 더 플랜트(The Plant)


           사진 7. 폐공장을 재생한 모습

 

  더 플랜트(The Plant)는 시카고 남서부 산업 지역에 있는, 폐기된 육가공 공장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만든 공장형 도시농업 공간이다. 이는 일종의 식물 공장 형태를 띠고 있다. 더 플랜트의 창립자(John Edal)는 회사(Buddy Dynamics)를 설립하여 시카고의 저평가된 산업용 건물을 재생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더 플랜트는 먹거리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식품 생산과 가공 비즈니스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자원 재활용과 에너지 자립을 연계한 시스템을 구축한다. 더 플랜트는 경제적으로 쇠퇴한 산업 지역의 재생을 위하여 125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심지어 일리노이주 경제진흥기금을 지원받아 현재는 음식물 쓰레기를 에너지로 전환하는 시설을 조성하고 있으며, 연간 1만 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열은 모두 회사의 유지 및 관리에 쓸 계획이다.

  이처럼 더 플랜트는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사회적 기둥 역할을 자처한다. 스스로 사회적 기업 모델을 제시하는 동시에, 교육과 연구를 통해 끝없는 선순환 구조를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있다.


시사점: 한국 도시재생, 도시농업이 가야 할 길

 사진 8.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의 정취


  달성토성을 통해서 잠시나마 대한민국 도시농업의 빛을 보았다. 여기에는 시민의 참여가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한국은 도시농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오히려 더딘 편인지도 모른다. 이는 우선 사람들이 도시농업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고, 그것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이 부재한 까닭이다. 사랑을 받은 적 없는 사람이 사랑을 줄 수 없는 노릇이다. 정책적으로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도시농업의 사례를 살펴보며 느낀 것은, 단순히 정책적으로 국토법이나 도시계획조례를 고친다거나 도시농업 관련 조항을 첨삭하는 것만으로 도시농업을 활성화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시민이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삶의 질과 도시 공간의 질을 높여갈 수 있도록 국토계획법과 도시계획조례뿐만 아니라 농지법, 도시공원 녹지법 등의 근본적인 개혁이 뒤따라야 우리나라 도시농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들어 포스트(POST) 코로나의 삶이 아니라, ‘위드(WITH) 코로나의 삶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전망이 우세하고 있다. 이로 인해서 개인주의적 삶이 숙명처럼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마스크를 끼고 있더라도 함께 힘을 모아서 나아가야 한다. 특히 도시농업과 도시재생은 공동체를 더욱 중시해야 하는 분야이다. 작은 손길이 모여 기적을 만든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작은 힘이라도 더해 시민 참여를 이끌어 공동체를 위한 꽃을 피울 시점이다. 그 중심지가 대구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이 된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 출처 >

1. 이창우, 미국 도시농업 현황과 시사점, 해외 농업-농정 포커스/서울연구원, 2018

2. “도시텃밭의 공공성 강화 방안 모색”, 농촌진흥청 외 2곳 주최, 2019.5.23.

3. 달성토성마을 홈페이지 http://toseong.com

4. 최세정,섬유산업 이끌던 여공 역사,연합뉴스, 2015.3.23.

5. 도시농업 가이드북,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6. 미국 시카고 도시농업,서울연구원, 2018.



 

'정(情)'이 통하는 곳, 달성토성마을 다락방

임세윤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대구 서구에 위치한 달성토성마을은 과거 삼국시대 초기의 토성 유적지이다. 과거에 이곳은 삼한과 신라 지역 세력들의 중심이었고삼국사기』신라 본기에는 서기 108년 신라가 다벌국을 병합한 뒤 서기 261년 달벌성을 쌓았다.”라는 내용이 남아있다. 이를 통해 달구벌은 영남 지역에서 군사적 요충지로 쓰일 만큼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대구의 역사가 담긴 달성토성마을은 역사 문화 환경 보존 지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이 제한됨에 따라 공동화 및 노후화 현상이 일어나게 되었으며,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주거 환경 및 거리 경관 개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2013, 비산23 동 일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인 도시활력 증진지역 개발사업에 선정된 뒤 지역 주민과의 상생을 통해 비산동 일대는 꾸준한 변화를 이루고 있다. 그중 하나인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사업은 주거 환경 개선, 커뮤니티 시설 건립, 지역 문화 활성화 등을 통해 지역이 가진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게 되었으며 이러한 사업의 결과물로서 달성토성마을 골목정원이 만들어졌고, 달성토성마을 온실 및 다락방도 건립되었다.



달성토성마을의 다락방 1층에는 협동조합 해설자 등 협동조합 관련 주민들이 사용하는 공간인 사랑방과 공방이 위치하고 있다. 이전에는 갤러리도 있었지만 다락방 옆에 위치한 작가 레지던시 공간을 갤러리와 함께 운영하게 되어 용도 변경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이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사용할 수 있는 바, 그리고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및 발판, 휠체어를 사용하는 분들을 위한 자동문 스위치 등 세세한 곳까지 신경을 쓴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불어 장애물이 없는 생활 환경으로 인증을 받은 건물임을 알 수 있는 BF(Barrier Free) 마크도 눈에 띄었다.

 


달성토성마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서구 도시재생지원센터, 그리고 식물을 통해 다양한 화분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인 비오톱이 2층에 있었다. 비오톱 안은 많은 식물로 가꾸어져 있으며 체험 뒤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다. 때로는 작가분들의 회의 공간으로도 쓰인다고 한다.



 

  3층은 마을 협동조합원들이 운영하고 있는 카페가 있으며 카페 내부에는 작은 도서관이라 불리는 공간이 있었다. 밝고 활기찬 초등학생 친구들이 공부를 하기도 하고, 주민들 누구나 커피를 마시며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만약 유아를 동반해서 방문할 경우에는 옆방에 있는 어린이 누리실을 활용하여 어른들은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또한 다락방옆에 있는 비오톱이라 불리는 건물은 여러 작가들이 작업을 하거나 전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이다. 현재 비오톱 내부는 마을 정원을 오랫동안 가꿔오셨던 분들의 아카이빙 영상 및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구 도시재생지원센터 사무국장님과의 인터뷰

 

Q: 다락방이 생긴 이후로 변화된 모습은 어떠한 것이 있습니까?

 

가장 달라진 점은 다락방이 생김으로 인해서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실내 공간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주민 간의 회의를 하기 위해서는 동사무소에서 회의를 하였기 때문에 대여 과정이나 사용에 불편함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었지만 지금은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운영하는 동안 사전에 대관 신청만 한다면 언제든지 다락방을 무료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회의나 운영을 편하게 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Q: 다락방을 운영하면서 생긴 효과나 장점이 있습니까? 


주민들의 모임이 많이 활성화되기 시작하였습니다. 2019년에는 비산 2,3동이 주민자치회 전환 시범 마을로 선정되어 주민 생활과 관련된 업무, 협의, 운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세부적으로 주민 자치 단체의 분과를 나누어 골목정원 분과, 지역 복지 분과, 청년 분과 등에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적극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다락방의 방향성 또는 목표에 대해서 말씀해 주신다면?

 

처음에 다락방은 방문객보다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그 후 꾸준한 관리를 통해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하는 단계는 어느 정도 다 갖추어졌지만, 이것이 꾸준히 주민들의 공간으로 남기 위해서는 결국 관리의 문제가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현재 다락방에 계시는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의 방문객을 통해 공간의 지속적인 활성화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 근방을 구경하러 오시는 분들은 봄, 여름, 가을에 골목정원을 방문하시게 된다면 볼거리와 축제 등 볼거리가 많지만, 그런 것들이 겨울에는 축소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다락방 내부 공간에 초점을 맞추어 이를 보완할 생각입니다. 하나의 식물원까지는 아니더라도 겨울에 방문하시는 분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을 드릴 수 있게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한 언택트 추세로 인해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요즘이다. 그러나 삭막한 골목에 화분을 내놓는 일에서 시작되었던 골목정원은 골목을 꾸미는 것 이상의 아름다움을 내포하고 있었다. 어쩌면 이러한 힘든 생활 와중에도 각자의 작은 노력들이 모여 우리 사회의 위기와 침체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작은 노력의 의미를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길(道)' 재해석으로 도시재생을 이룬 '앞산맛둘레길'

남시은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1960년대 이전의 거리는 사람들의 이동 통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사람들 사이의 교류와 커뮤니티의 중심 공간이었다. 그러나 거리의 역할은 1970년대 이후 급속한 산업화로 인해 자동차가 늘어나며 거리의 바뀌었다. 사람이 아닌 자동차 중심의 물류 수송 및 이동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으로써의 거리의 기능이 강조된 것이다. 그리고 90년대 이후 비약적으로 사회가 발전하면서 그간 경제 성장에만 주목했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의 질에 주목하기 시작하였다. 사적인 공간에서부터 모두에게 열려 있는 공공 공간에까지 주의를 기울이게 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리가 매일 걸어 다니는 보행자 거리 환경이다. 산업화 시대의 거리는 그저 이동을 위해 일시적으로 지나치는 공간이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거리를 하나의 문화적 공간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보행자 거리는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어떤 거리는 도시를 대표하는 명소로 발전하여 세계 각지의 관광객들을 그곳으로 끌어모으기도 한다.

 

  대구 남구의 앞산은 대구 시민에게 아주 유명한 산이자, 학창 시절 소풍을 가곤 했던 추억의 공간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명소이다. 그러나 1997년 앞산순환도로의 개통과 함께 좁아진 도로 폭으로 인해서 차량 통행량이 감소하고 시민의 유입이 크게 줄어들어 급격한 침체가 일어났다. 이에 남구는 남구도시만들기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가로 환경을 개선하여 그곳 골목만의 브랜드를 창출하고 차가 아닌 사람 중심의 거리를 조성하고자 했다. ‘걷고 싶은 거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기존의 낙후된 이미지에서 벗어나고자 한 것이다. 이를 위해 앞산 주변 거리의 이미지를 통일화하고 이러한 정체성 확보를 기반으로 거리 브랜드를 개발하였다. ‘앞산맛둘레길이 그 첫 시작이었다. 앞산맛둘레길로 지정된 거리는 제일 먼저 보행자에게 안전한 보행 환경을 위해 차로를 줄이고 1m이던 인도의 폭을 최대 10m까지 확장하는 도로 폭 다이어트를 시행하여 사람중심의 길을 만들었다. 넓어진 인도에는 데크, 벤치, 야간 경관 조명, 분수, 전망대, 지하 보도를 개선한 체험 학습장을 조성하여 을 하나의 공간으로 뒤바꾸었다.


  도시재생 사업 이전 앞산맛둘레길은 앞산순환로의 개통으로 인해 상권이 침체되어 가던 거리였다. 하지만 새롭게 되살아난 맛둘레길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은 도심 속 먹거리 타운으로 자리를 잡았다. 한식, 중식, 양식, 일식 등 다양한 음식들을 접할 수 있고 식사 뒤에는 자연 속을 거닐며 산책을 하거나 문화적인 여유를 느끼며 힐링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앞산맛둘레길을 찾고 있다.


  이러한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전형적인 도심 주택가인 남구의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리면서도 앞산이라는 자연을 어우르는 저탄소 녹색 도시로 공공 이미지를 구축하여 주민들의 만족도를 높였으며, ‘앞산맛둘레길이라는 거리 브랜드를 탄생시켜 방문객과 관광객을 이곳으로 끌어들이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앞산맛둘레길을 시작으로 안지랑 곱창골목, 앞산 카페거리, 앞산 자락길, 앞산 행복마을을 잇따라 가꾸어 특색을 가진 앞산의 거리 브랜드를 만들어 내어 2013년에 열린 1회 전국도시재생우수사례 발표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앞산맛둘레길과 같은 거리 브랜드화를 통한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해서는 그 지역만의 특색이 녹아 있으면서도 주변 환경과 조화롭게 어울리는 공공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앞산의 사례는 지역 주민의 삶을 가장 먼저 생각하고 시민들과 함께 사업을 이끌어나간 시민 참여형 도시재생이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이처럼 보행자의 편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중심의 거리, 또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자연과 함께하는 거리, 그리고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거리를 만든다면 그 거리는 또 하나의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출처 >

1. 대구광역시 남구 도시재생 이야기 백서

2. 홍경구, 가로활성화사업에서 주민만족도 및 장소애착에 미치는 영향요인분석

3. 이지은, 거리의 특성과 역할에 관한 연구(2008)



 

'앞산맛둘레길'을 걷다

이수이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사진1 앞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앞산 카페거리의 야경과 도심>


  앞산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대구 시가지는 밤이나 낮이나 한 폭의 멋진 그림입니다. 앞산공원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야간 관광 100에 선정되어 전국적인 야간 관광지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이곳은 야간 관광의 매력이나 도심에서의 접근성 그리고 치안이나 안전 문제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은하수처럼 반짝이는 대구 야경을 감상하며 인생 사진도 남길 수 있어 대구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습니다.

 

 

<사진2 앞산빨래터공원>

 

  앞산맛둘레길은 대구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고 앞산자락길, 산책로 및 등산로가 잘 갖추어져 있으며 비교적 오르기가 무난해 대구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힐링 명소입니다. 이곳은 앞산순환도로를 따라 많은 식당들이 모여있는 길로 유명합니다. 현충삼거리를 시작으로 앞산빨래터공원 일대까지 대략 1.5km의 둘레길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주변에는 공영 주차장까지 갖추어져 있어서 주차하기에도 좋습니다.

 


<사진3 앞산맛둘레길 설치물>

 

  앞산맛둘레길을 걷다 보면 한식, 양식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춘 음식점들이 즐비합니다. 앞산의 자랑인 앞산 카페거리도 볼 수 있습니다. 앞산 카페거리는 대구의 아름다운 카페들이 다 모여있는 듯한 분위기에서 연인, 가족, 친구 등 누구와 함께라도 편안한 시간을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진4 보행자 중심의 넓은 인도 폭>


  앞산맛둘레길에는 보행자 중심의 보도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도로의 폭을 최대한 좁히고, 보행자들이 안전하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도록 인도의 폭을 3m에서 최대 10m까지 늘렸습니다. 이처럼 앞산맛둘레길은 단순히 맛집만 즐비한 곳이 아닌 보행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길입니다. 천천히 걷으면서 앞산의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는 둘레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음식을 먹으러 올 뿐 아니라 트래킹을 하기에도 상당히 좋습니다. 앞산맛둘레길을 따라 공영주차장도 조성되어 있어 주차 걱정도 없습니다.



<사진5 벽천분수와 별자리 이야기 터널>


  앞산맛둘레길을 걷다 보면 별자리 이야기 터널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기존의 지하 차도를 아이들의 호기심을 위한 공간으로 멋지게 되살린 곳으로, 이곳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합니다. 또 둘레길을 걷다 보면 곳곳에 별자리에 대한 조형물이 있어서 남구에서 이 길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6 일몰 직전의 해넘이전망대>


  앞산맛둘레길 끝에서는 최근에 지어진 해넘이전망대와 빨래터공원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해넘이전망대는 앞산의 아름다운 전경과 함께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사람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많은 곳입니다. 최근에는 웨딩 촬영을 위해 이곳을 찾는 예비 신혼부부들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습니다.

 

  앞산맛둘레길을 걸으면서 맛있는 음식, 멋진 카페 그리고 휴식을 위한 관광까지 이곳에서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앞산맛둘레길에서는 남구를 대표하는 문화 관광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사진7 벽화를 그려놓은 교각과 자연 친화적 담장>

 

  앞산맛둘레길을 걸어봅시다. 고가 도로를 받치고 있는 교각엔 호국 보훈의 의미를 담고 있는 남구 현충로를 상징하듯 태극기와 무궁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도로변에 있는 학교의 회색빛 담장 대신 자연 친화적인 담장입니다. 나무를 깎아 담장을 조성하여 학교에서는 방음 효과를 가져다주고, 길을 걷는 시민들에겐 담쟁이덩굴이 길게 늘어져 더욱 곱게 물든 가을의 빛깔을 선물해 줍니다. 도로에 설치된 시설물도 서로 조화롭게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색깔이 변하는 LED 등이 설치되어 있고,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나무와 꽃들이 심겨 있어 걷는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사진8 벚꽃 핀 지난봄, 그리고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고 있는 지금, 가을>

 

  오랜 시간 자리한 벚나무는 이른 봄 하얀 벚꽃부터 늦가을 울긋불긋한 단풍까지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설치물들은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앞산의 전체적인 모습은 예전보다 많이 낙후되었고, 또 다소 활기가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 특히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2018 한국 관광의 별>에 선정된 안지랑 곱창골목, 앞산 카페거리와 새롭게 조성된 해넘이전망대 등 주변의 관광지와 함께 앞산맛둘레길을 새로운 힐링 코스로 개발하여 남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밤이 깊도록 이곳에 머물 수 있도록 하여 지역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날 구시대적인 콘텐츠는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어렵습니다. 더 새롭고 적극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지역 특화 거리만 조성하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그 공간에 어울리는 새로운 콘텐츠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사진9 앞산맛둘레길 주민 활용 공간(포토존)>

 

  앞산커뮤니티센터의 개관은 앞산맛둘레길과 앞산 카페거리에 활력을 더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주민의 참여를 꾸준히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먹거리 특화 거리가 그 이름에 걸맞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거리의 발전을 위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해 보입니다.





 

맛있는 도시재생, 앞산맛둘레길

이지혜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앞산 8경 중 하나인 앞산맛둘레길은 자연과 하나가 된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과거 침체되었던 공간은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새롭게 탈바꿈 되었고, 지역 브랜드화에도 기여하였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 앞산맛둘레길과 같은 특색 있는 지역 매체를 새롭게 발굴할 필요가 있다. 자발적인 주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주민 역량 강화가 우선시되어야 할 것이다. 앞산맛둘레길 조성 사업도 마을 만들기에 관심을 가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큰 기여를 하였다. 지자체의 도시재생 거버넌스 구축과 체계적인 예산 확보 역시 사업 추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 앞산맛둘레길 거리 >

출처 : 직접 촬영


  앞산맛둘레길은 현충로 삼거리에서 앞산빨래터 일대에 있는 안지랑 곱창골목과 앞산 카페거리를 아우른다. 과거에는 등산객 위주의 식당가들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양한 연령층이 찾을 수 있는 여러 가지 음식점들이 들어서 있다. 앞산맛둘레길 조성 사업은 새로운 도시 공간의 창출과 지역 브랜드화를 통한 지역 정체성의 확립을 위해 시작되었다. 보행자 중심의 친환경 거리 조성과 함께 주민 주도형 커뮤니티를 구축하였으며, 쇠퇴한 공간을 활성화하여 새로운 경제적 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그 목표로 삼았다. 이 사업을 통해 대구시는 침체된 중심 시가지를 창조 지역으로 되살리고, 주민 주도형 도시재생 패러다임 구축과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인 파급 효과를 얻을 수 있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이 지역이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도시활력 증진지역 개발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2010~2014년까지 국비 50원을     지원받아 총 100억 원 규모의 사업비가 투입되었다.

 

  이 사업을 통해 지역의 환경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자동차 도로의 폭이 축소되어 보행 환경이 확보되었고, 녹지 재정비와 함께 거리 환경의 개선을 위한 간판과 담장 정비가 이루어졌다. 빨래터공원 정비와 야간 경관 개선 작업도 이루어졌다. 그리고 인근에 방치되어 있던 보행 터널을 활용한 별자리 체험 학습장도 만들어졌다. 앞산맛둘레길 홍보를 위해 소식지를 발간하였으며 앞산 자락길 걷기, <맛 둘레길 오감 축제>처럼 지역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주민 참여에 따른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도시재생 사업은 그 성과를 인정받아 제2대한민국 경관 대상을 수상하였고, 도시환경 정비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앞산맛둘레길은 단순히 볼거리를 제공하고 도시 환경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을 대표하는 자연 경관과 먹거리를 활용하여 지역 브랜드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음식 관광지로서의 대구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그 밖에도 대구는 먹거리를 활용한 지역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안지랑 곱창골목과 앞산 카페거리, 치맥 페스티벌, 대구 음식관광박람회 등이 그것이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전국 5대 음식 테마 거리로 선정되었고, 2015년에는 <한국 관광 100>에 선정될 정도로 대구를 대표하는 먹거리 골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앞산 카페거리는 대구를 커피의 도시라는 이미지로 연상하게 한다. 개성 넘치는 카페들은 도심 속에 분위기를 더하고 있고, 인근에 있는 앞산 전망대 또한 야경 명소로 꼽히며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치맥 페스티벌은 음식을 활용한 지역 브랜드화에 가장 성공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의 상당수가 대구에서 시작되었다. 치킨 산업의 중심지가 된 대구는 치킨을 먹거리의 관점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 음식관광박람회는 대구의 음식을 발굴하고 이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기 위해 열리고 있다. 현재는 대구십미(大邱十味)’라는 타이틀로 지역을 대표하는 열 가지 음식을 홍보하고 있다.

 

  우리는 도시의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지역의 특색 있는 매체를 활용하여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개발해야 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한 도시재생 사업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앞으로의 도시재생 사업에 있어 자연환경을 살리는 도시재생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나름의 문제를 파악하여 이를 개선하고 그것을 활용한 재생 사업을 계획해야 한다.

  현재 대구는 그린 뉴딜 사업의 일환인 물 산업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구는 2012년 물 산업 클러스터를 구성하였고, 2015세계 물 포럼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2016년에는 대한민국 국제 물 주간을 유치하기도 하는 등 물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지역 환경을 살리면서 지역이 가진 자원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그린 뉴딜 도시재생 사업을 위한 고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이다. 물 산업에 대한 이해와 그에 기반한 체계적인 사업 추진이 요구되며, 이를 어떻게 도시재생사업에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도시 경관과 자연환경을 살린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히 이루어진다면 청정 지역, 청정 도시로서의 대구를 새롭게 브랜드화할 수 있을 것이다.

  앞산맛둘레길과 같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새로운 지역 콘텐츠를 발굴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여 도시재생 사업의 다원화를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기존의 도시재생 사례지에 새로운 관점과 콘텐츠를 더해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방법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기획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한 예로 오늘날 사람들에게 음식점과 카페들이 즐비한 곳으로 잘 알려진 앞산맛둘레길의 모습을 보완하는 것이다. 앞산맛둘레길 자체가 하나의 테마를 가진 명소이지만, 사람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요소를 극대화하여 지역 경제를 좀 더 효율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이다. 맛집과 카페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경험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을 위해 커피 테마거리등과 같은 또 다른 거리를 조성하거나, 축제 행사, 홍보 프로그램 등의 2차 콘텐츠 기획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현대 사회는 언택트와 로컬택트 중심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물리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진행되었던 과거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역 네트워크 시스템의 확장을 통해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환경 소재와 첨단 기술을 활용한 도시재생 사업도 진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지역민 모두가 지역의 특색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것을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하여 지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과 도전도 필요할 것이다.



 

< 출처 >

1. 인터넷, “세계도시정보

https://ubin.krihs.re.kr/ubin/mobile/cityis/korea_city_instance_view.php?no=1360

2. “대구광역시 남구 문화관광https://www.nam.daegu.kr/tour/index.do

3. “국토교통부 홈페이지http://www.molit.go.kr/portal.do

4. “건축도시정책정보선터

http://www.aurum.re.kr/Bits/BuildingDoc.aspx?num=2617#.X4G_jotxeix


 

앞산맛둘레길, '빛-나는' 이야기 되다

조향자 (2020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지난 101일 추석에 올랐던 앞산맛둘레길언덕배기엔 꽃무릇이 한창이었다.

  아주 먼 옛날 토굴에서 정진하던 스님이 불공을 드리러 온 여인에 반하여 가슴앓이를 하다가 돌아가신 무덤에서, 잎도 없이 꽃이 피어났는데 예쁜 꽃이 진 후에야 잎이 돋아났다는 꽃이 바로 꽃무릇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하자는 방역 지침 탓에 서울에 있는 아들도 내려오지 못한 추석날 오후, 지산1동 도시재생 사업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없을까? 하는 생각에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10)을 받은 앞산맛둘레길을 둘러보기로 했다.


- '별자리이야기터널'



  ‘앞산맛둘레길은 현충삼거리에서 앞산빨래터공원까지 1.5km 구간에 조성된 먹거리 타운을 말한다. 앞산이라는 자연 경관과 함께 맛있는 음식’, 볼거리, 즐길 거리가 있는 머물고 싶은 길이다.

 

  앞산 앞 대덕식당을 지나서 직진하니 우범 지역이었던 굴다리가 광섬유를 활용한 별자리 체험 학습장인 별자리 이야기 터널이 되어 나타났다. 어둡고 음습한 지하 통로가 꿈의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누구나 쉽게 별자리를 찾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우범 지역이 멋진 꿈의 공간으로 재탄생된 것을 보고 도시재생의 효과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려지다시피 했던 터널 입구의 언덕은 한 주민의 제안으로 예로부터 물 좋기로 소문난 안지랑골의 유래를 살려서 잉어와 등용문이라는 의미를 담은 벽천분수로 조성(2012~2013)했다. 대구 시민 모두가 난관을 통과하여 크게 발전할 수 있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고 한다.


- 빛-나는- 이야기 되다.

 

​출처 : 남구 도시재생지원센터


  문화를 즐기고 나눌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앞산 행복마을(대명6) 주민들의 건의에 따라 빛무리 전시: - 나는- 우리가 기획되었다. 예술인 파견 지원 사업인예술로()-대구를 통해 만난 세 명(김현진, 권수은, 신명준)의 예술인들은 석 달 동안 논의와 작품 제작 과정을 거쳤다. 각자의 시선으로 앞산 행복마을과 별자리이야기터널공간을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 및 설치 작품을 선보였다고 한다.(2020.9.14~10.11.)


- 앞산 빨래터공원


 

  ‘별자리이야기터널근처를 지나니 빨래터공원이 나왔다. 무당골 등에서 모인 지하수가 흘러들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여 수십 년 전부터 아낙들이 이곳에서 빨래를 하였다고 한. 그러나 앞산순환도로의 개통과 확장으로 인하여 계곡 및 빨래터 기능을 상실하여, 남구청에서 2008년에 체육 시설과 분수대 등 몇 가지 편의 시설을 갖추고, 폭포와 시냇물 형태를 띤 수경 공원을 조성하여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쉬운 것은, 옛 빨래터가 힘들고 어려웠던 시대 그대로의 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그 모습을 그대로 간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일었다는 점이다. ‘재생이란 옛것을 새롭게 바꾸는 일이지만, 어떻게 그것을 정겹게 살리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앞산빨래터의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한 자료가 없어 알 수 없지만, 가까운 과거까지만 해도 실제로 이곳을 빨래터로 사용했다고 한다.

- 대구 남구의 새로운 랜드마크, '앞산 해넘이전망대'

< 앞산 해넘이전망대 >

출처 : 직접 촬영

  빨래터공원에는 해넘이전망대도 있다. 지난 814일 준공식을 가진 이 전망대는 높이 13m, 길이 288m 규모로, 데크형 진입로는 보행 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해 8도 이하의 완만한 경사로 설치되었다. 가볍게 산책하듯 걸으며 83타워와 앞산순환도로, 빨래터공원 그리고 대구 시가지 전경을 둘러볼 수 있도록 원형의 통유리로 만들었다. 하늘에서 바라본 전망대 모습은 마치 빨래를 짜는 형태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해넘이전망대는 작품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남구의 대표 브랜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기존 전망대보다는 접근성이 좋고 특히 야간에는 대구 도심을 밝히는 형형색색의 조명들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앞산 하늘다리(사랑의 오작교)

  앞으로는 빨래터공원, 해넘이전망대에서 앞산순환도로를 횡단하는 하늘 다리를 설치하여(2020.09.~2021.12) 이를 앞산 골안골 캠핑장과 연계할 예정이라고 한다. 골안골 캠핑장은 앞산의 멋진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잠재적 관광 수요를 지역에 집중시키고 도심 속의 가족 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노력으로 이 지역을 찾는 방문객이 늘면서 주변 음식점의 매출은 예전보다 평균 25% 이상 증가하였고, 이러한 가시적 성과는 앞산 카페거리에까지 그 파급 효과가 미쳤다. 안지랑 곱창골목을 비롯한 앞산맛둘레길은 대구뿐 아니라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걷고 맛보고 즐기는, 대구 앞산맛둘레길! 앞산은 많은 대구 시민들에게 추억과 낭만이 서린 곳이다. 수려한 자연 경관과 다양한 산책로 등으로 한때 시민들의 주말 나들이 장소이자 데이트 명소로 유명했다. 이런 앞산의 옛 명성을 뒤이어 앞산맛둘레길이 이제 대구의 새로운 이야기를 쓰고 있는 것이다.

 

-휴지 줍는 주민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주위에 널브러진 휴지를 줍고 있는 분을 만났다. 이 분은 근처 대명11동에 살고 계신다고 한다.

맛둘레길을 아시나요?”근처 주민들이 맛둘레길을 아는지 궁금하여 물어보았다. “. 여기에서 산 지 10년이 되어 가는데 빨래터 주변이 말끔하게 단장이 되고 해넘이전망대도 새로이 생겨 좋네요. 코로나 이전에는 연 1회 빨래터 축제도 있고 매달 자락길 걷기도 하여 좋았는데. 코로나로 모두 중지되고 음식점들도 타격이 심해요.”

  누가 보지 않아도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고자 하는 주민을 보니 자연조건이 좋은 남구가 코로나19 위기도 극복하고 대구의 명소로 거듭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갔다. 우리 지산동의 도시재생도 주민 참여가 성공의 열쇠일 것이다. 어둡고 음습한 우범 지역이 꿈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터널로 바뀌었듯 낙후된 지산동도 도시재생 사업으로 멋진 생활 공간이 되는 꿈을 꾸어보고 싶다. 아이디어를 모아 보아야 하겠다.

 


 

< 출처 >

1.대구시청, ‘고향은 지금’, 2016.7.01.

2.이종현, 굿데이 굿뉴스 경북일보 2013.1.07.(http://www.kyongbuk.co.kr)

3.이강문, 뉴스타운 2019.05.21(http://www.newstown.co.kr)

4.이현주, “대구, 어디까지 가봤니?” 쿠키뉴스 대구, 2017.4.19.

5.전영, [대구 도시재생, 해법을 찾아서 .5], 영남일보, 2013.11.25.

6.유채원,조예림,김민정,안성완, '해넘이전망대', 매일신문, 2020.8.14.

7.김용국, 굿데이 굿뉴스, 경북일보 2020.9.20.(http://www.kyongbuk.co.kr)

8.[서관덕의 시간이 머문 작은 공간] https://esajin.kr/435

9.남구청 공원녹지과, 도시재생과에서 자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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