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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 연암 서당골 도시재생과 주민 협동조합 ]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 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 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 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하는 것을 뜻한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 정부의 국정 과제로 선정된 이후 도시재생 사업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시행되고 있다. 대구시에서도 현재 47개의 도시재생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민 커뮤니티의 형성이 필수적이다. 그러한 노력과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도시재생 사업은 일회성 재개발 사업으로 그치기 쉽다. 그렇기에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주민 협동조합 등의 공동체 형성이 필요하다.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 위치한 ‘연암 서당골’은 지난 2018년 도시재생 사업이 종료된 뒤 주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마을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연암 서당골 도시재생과 주민 협동조합의 사례를 살펴보고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한 주민 참여의 중요성에 대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연암 서당골
연암 서당골은 북구 산격동 연암산 능선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이곳은 약 4백 년 전부터 달성 서씨들이 모여 살던 집성촌으로, 서당이 많이 있다고 하여‘서당골’이라 불렸다. 이곳에서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암 서당골 여·행(餘·幸)’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었다. 주거지 환경 개선 및 정비 사업과 구암서원·용담재·연암공원 등 주변 문화 자원을 연계한 연암 길 갤러리 사업, 연암마을 안길 가꾸기, 구암서원 진입로 가꾸기, 연암 인문마당 조성 등의 사업이 이루어졌다. 아울러 마을 공방, 목공소, 카페, 마을 이야기관 등 마을 공동 공간도 조성되었다. 이 마을에는 지금도 체화당이나 효자각 등의 문화 자원이 잘 보존되어 있어 영남 지역 유교 문화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주민들의 사랑방 ‘카페 연암’
연암마을에는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활용되고 있는 ‘카페 연암’이 있다. 카페 연암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27일 문을 연 카페이다. 처음에는 작은 컨테이너에서 주민들이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며 시작했지만, 주민들의 노력과 적극적인 참여로 인해 점차 카페를 찾는 이용객들이 증가했고, 2019년 증축을 통해 새로 단장하여 8월 27일 ‘카페 연암’이라는 이름으로 개업하게 되었다. 카페 총무 김석희 공방장은 “카페가 주민들이 모이는 사랑방 역할과 소통의 창구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페 연암’이 주민 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현재는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영업을 중단했고, 지금도 손님이 줄어 운영에 차질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주민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위해 메뉴를 추가하고 케이터링 서비스를 마련하는 등 여러모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연암 서당골 협동조합 서상우 이사장은 “샌드위치 등의 메뉴를 추가하고 배달 어플을 통한 서비스 등을 계획하고 있다”라며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암마을 목공소
연암마을 목공소는 2017년 마을 공간 조성 사업의 하나로 조성되었다. 처음에는 목공을 배우고 싶은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동아리 활동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지금도 목공소 회원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목공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회원들은 정기적 모임이 아니라 하더라도 시간이 날 때마다 목공소에 들러 목공 활동을 즐기고, 주민들은 그 과정에서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나눠줄 선물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곳 역시 코로나19의 유행 이후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목공소 총무를 맡은 주민 김영숙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문이 취소되는 등 어려움이 많아 현재는 유지비만 충당하고 있다.”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실제로 기존의 주문이 취소되기도 했고, 지금은 새로운 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종식 이후를 위해서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일일 체험 프로그램인 ‘원데이 클래스’나 ‘10주 목공 교육 프로그램’등을 통해 수익 사업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마을 목공소 역시 지금은 어렵지만 결코 희망을 잃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연암 서당골 협동조합
앞서 소개한 마을 카페와 목공소는 주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연암 서당골 협동조합은 도시재생 사업의 종료 이후 카페와 목공소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도시재생 사업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설립되었다.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과 마을 공간 운영의 자립을 위한 주민 공동체인 것이다. 현재는 48명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으며, 주민 조합원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연암 서당골 협동조합 서상우 이사장은 “골목길과 도로 정비, 벽화 그리기, 마을 공간 조성 등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마을에 활력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활력을 이어가기 위해 주민 협동조합을 만들었다.”라며 협동조합의 역할을 설명했다. 실제로 도시재생 사업 종료 이후에도 마을 주민들은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전문가 컨설팅 및 초빙 교육, 선진지 견학 등을 통해 카페와 목공소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을 관리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와 더불어 구암서원과의 프로그램 연계, 마을 노인 요양 보호 사업, 정부 예산 사업 진출 등 수익 모델을 다양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서상우 이사장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구암서원 방문자가 급감하는 등 어려움이 많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다양한 사업을 준비 중이다.”라며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려움은 많지만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노력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와 도시재생
코로나19로 인해 연암 서당골 주민들의 고민이 깊어 보였다. 특히 연암 서당골은 구암서원과 숭현사 등 관광지를 찾는 방문객들이 많았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더욱 크다고 한다. 하지만 주민들은 주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해 여러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들의 지속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그런 면에서 적극적인 주민 참여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연암 서당골 협동조합의 모습은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주민 참여의 사례로 소개하기에 충분할 것이다. 비록 지금은 위기를 겪고 있지만, 주민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여 연암 서당골이 성공적인 도시재생의 사례로 오래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참고 자료>
1. 서민지,“도시재생 사업으로 마을카페 생겼어요”,『영남일보』,2019.08.30.
네이버 블로그 “협동조합 역량 및 전문성 강화 사업 세부 프로그램 분과별 교육 및 워크숍” (https://m.blog.naver.com/doctor29/221504007672)
2. 대구 북구도시재생지원센터 Facebook, “[카드뉴스] - 연암마을 목공소” 2019.03.07
[사람과 도시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 – 대구 남구]
대구의 중심에 위치한 남구는 다른 자치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래된 건축물이 많고 인구가 꾸준히 줄어든 지역이다. 미군 부대가 들어서 있어 발전이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2010년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남구는 ‘녹색 공간’, ‘안전한 남구’, ‘사람 중심의 환경 조성’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두고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였다. 그 결과‘도시재생 사업’과 ‘깨끗한 환경’은 남구의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지속 가능한 생태·문화 관광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움직임 또한 활발해지고 있다. 그 가운데 최근 이루어진 도시재생의 성공 사례로 봉덕동 ‘고산골 공룡공원’ 그리고 이천동 ‘2천 배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으로 진행된 ‘이천동 테마파크’, ‘시간과 풍경이 흐르는 배나무샘골’ 조성 사업을 이 글을 통해 소개하고자 한다.
남구의 이색 관광 자원으로 거듭난 고산골 공룡공원은 2006년 앞산 일원에서 발견된 쥐라기, 백악기 공룡 발자국 화석 10여 개의 보존을 위하여 조성된 전체 6,963m2 규모의 공원이다. 이곳은 환경적 특성을 살려 생태 학습장과 체험 시설을 포함하여 앞산의 등산로와 메타쉐콰이아 숲길로 이어져 있어 도심 속 휴식 공간의 역할을 한다. 고산골에서 발견된 공룡 발자국 화석은 중생기, 백악기의 초식공룡으로 추정되며 발자국의 길이는 약 30cm와 50cm이다. 그밖에 건열, 연흔 퇴적 구조 등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당시 이 지역이 거대한 호수를 이루고 있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공룡의 모습도 사실적이고 완성도 높게 제작되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끈다. 단순한 모형이 아닌, 움직이는 로봇 공룡을 만들어 현실감을 더했다. 브라키오사우루스, 스테고사우루스, 티라노사우루스, 파키케팔로사우루스 등의 다양한 로봇 공룡이 공원에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한 공룡 놀이터도 마련되어 있으며, 화석 발굴 체험도 할 수 있다. 공룡 공원이 조성되기 전에 이 공간은 낙후되고 버려진 무단 경작지였다. 하지만 공간이 가진 역사와 환경을 잘 활용하여 도시재생 사업을 시행한 결과 이곳은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남구 이천동의 도시재생 사업을 포괄하는 ‘2천 배 행복마을 만들기’ 사업은 지역민과 지자체가 함께 기울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거주 환경의 개선과 지역 커뮤니티 공간의 조성, 쇠퇴한 고(古)미술거리의 활성화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미군 부대 캠프헨리 일원의 도로변을 새롭게 조성하고, 공영 주차장을 확충하는 내용도 포함하였다. 또한 이 사업의 일환인 이천동 테마파크 조성에는 다양한 지역 콘텐츠가 활용되었다. 주민 마을 학교, 도시 농부 학교, 2천 배 행복마을 축제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이천동 테마파크는 대략 25미터 정도로 이어진 담장을 따라 조성되었다. 마을 담벼락에는 근대 미술의 거장인 이인성 화백의 작품들이 타일 벽화로 설치되었고, 선사 시대의 유물이 발견된 ‘이천동 지석묘군 유적지’와 고인돌 유적지가 이 공간에 가치와 이야기를 더했다. 또한 미군 부대 담장에 녹지와 조형물을 배치하였다. 어둡고 좁은 골목길에는 보행로를 조성하고 야간 경관을 위해 조명을 설치하였으며, 광장을 만들어 주민들의 휴식 공간을 마련하고 볼거리를 더했다.
이천동의 고미술거리와 3호선 건들바위역 근처에 있는 ‘이천동 99계단 벽화마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자 한다. 고미술거리 건너편 서봉사 아래에는 한옥 밀집 지역이 있다. 과거에 이곳은 어둡고 칙칙한 시멘트 담장이 줄지어 있었고 골목길은 좁고 어두웠다. 이런 주택가를 생기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99세까지 88하게’라는 타이틀 아래 젊은 작가들이 이 골목에 벽화를 그려 밝고 생기 있는 벽화 골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특히 이 사업에는 일반 주민들도 직접 벽화 그리기 작업에 함께 참여하였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99계단의 실제 계단 수는 99개가 아니라는 점이다. 본래는 99개였으나 도시재생 사업이 시작되기 전에 도로가 깔리면서 맨 아래쪽의 계단 일부가 없어졌다고 한다.
이천동은 인근에 위치한 대봉배수지를 활용한 물 문화공원 조성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본래 이천동이라는 지명은 ‘배나무 샘’으로부터 유래했다고 한다. 과거 이곳에는 배나무가 많았고, 그 아래로는 맑은 샘이 솟았다고 하여 ‘배나무 샘’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처럼 지명의 유래를 바탕에 둔 ‘시간 풍경이 흐르는 배나무 샘골’ 도시재생 뉴딜 사업은 2021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새로운 발전 동력을 제시함과 동시에, 주민 삶의 질 향상과 주민 공동체 의식의 강화에 그 목적을 둔다. 중점 과제는 안전하고 소통하는 마을, 혁신적 지역 공동체 마을, 역사문화 예술마을 조성이다. 지역의 상징성을 확보한 역사·문화 거리로서의 의미를 지닌 도시재생 사업이라고 여겨진다. 이는 ‘2018 국토부 도시재생 뉴딜 사업(우리 동네 살리기)’에 선정되기도 하였다.
추가적으로 이 사업을 위해 ‘배나무샘골 문화센터’의 조성도 추진 중이다. 청년 예술가들과 함께 대봉배수지와 서봉사를 아우르는 이천동의 노후 주택지를 역사, 문화,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마을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화센터의 조성으로 주민과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으며,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원을 활용한 도시 디자인과 노후 주택 집수리 등도 계획하고 있다. 문화센터 착공은 올해 10월에 이루어질 예정이고, 2021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한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봉덕동 고산골의 공룡공원은 지역의 재생과 발전에 대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도시 공간을 재발견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다. 이 지역에서 발견한 ‘공룡 발자국’을 출발점으로 삼아 지역의 특색을 살린 ‘공룡공원’이라는 관광 자원이 탄생한 것이다. 이러한 발전은 지역의 상황과 환경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였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아울러 이천동의 도시재생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지역 주민이 주도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에 함께 참여했다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천동 주민들이 자신이 살아가는 마을에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부분이나 불편한 점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빠르고 효과적인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우리는 지금까지 남구의 대표적인 도시재생 사업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이 주인공이 된 도시재생 사업의 필요성과 함께, 주민들 사이의 상호 교류를 통해 발전하는 ‘로컬 택트’의 가능성 또한 엿볼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출처>
1. 대구광역시 남구도시만들기지원센터 홈페이지, http://www.citynamgu.net/
2. “배나무샘골의 꿈”-지역주민이 만들어가는 행복한 골목, 2020.08.31.
https://blog.naver.com/redis12/222075997192
3. 신헌호, 「앞산 고산골에 가면 ‘공룡’을 만날 수 있다?」『대구일보』, 2016.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