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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서대구 역세권 메리트를 발판 삼은 산업 단지 재생 방안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권혁재 기자
대상지 개요
○ 위 치 : 서대구역 주변 산업 단지 일대
○ 권 역 : 산업 단지
○ 사업 유형 : 경제 기반형
○ 면 적 : 9.3k㎡
○ 현재 추진 중인 사업 : 경제 교통 문화 Hub 조성을 위한 서대구 재창조
현장답사 내용
서대구 도시재생 지역의 범위가 아주 넓었기 때문에 연말, 개통을 앞둔 뜨거운 감자라 할 수 있는 서대구역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답사를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에서 ‘서대구역’을 검색했다. 아직 개통 전인 서대구역으로 가는 버스 노선은 세 개만 있었다. 버스에서 내린 뒤 지도가 계속해서 가리키는 길은 골목길이었다. 주변에는 주유소, 한전 KDN 부지, 자동차 정비 공장 등이 줄지어 있었다.
지도 애플리케이션의 안내를 따라간 곳은 막다른 길이었다. 주변에는 지붕조차 제대로 얹혀있지 않은 낡은 공장들과 유해 물질을 취급하는 공장들이 있었다. 내가 생각한 역사 주변 지역의 분위기와는 거리가 멀었다.
길을 돌아 서대구역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서대구역을 한 번에 찾아가지 못한 이유는 뚜렷했다. 보행로의 상태가 좁고 위험했으며, 준공 전인 서대구역 현장으로 들어가는 게이트가 굳게 닫혀 있었기 때문이다. 게이트 앞에는 주민들의 불만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지역 주민과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는 진입 도로 건설 반대로 번졌다. 이로 인해 서대구 고속 철도 역사의 개통이 지연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인근 지역은 차량 통행량이 많았고 산업 단지 인근이라 주민들을 쉽게 찾아보기가 힘들었다. 길가에 위치한 주유소에는 차량이 쉴 새 없이 드나들었고, 바로 옆 골목길로 들어가니 공장에서 기르는 개들이 하나둘씩 튀어나와 위화감을 조성했다.
이현삼거리에 있는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하는데 초록색 보행자 신호등이 켜졌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치는 차량의 모습도 보였다. 공단 지역 특유의 악취가 답사하는 내내 신경 쓰였다. 여러모로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미흡해 보였다.
서구 당산로 343 인근에는 배롱원 → 이현공원 → 대구의료원 인근으로 이어지는 ‘그린웨이’가 조성되어 있다. ‘염색 공단’의 이미지로 외면을 받았던 서대구 공단에, 최근 보행자 중심의 푸른 숲길과 편안한 산책로가 조성된 것이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인근에 공동 주택 단지의 조성이 한창이다. 8천3백여 세대 규모의 공동 주택 건설이 진행되면서 많은 인구의 유입과 역세권 주변 지역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최근 서대구 복합 환승 센터의 건립이 확정되면서 교통 인프라 관련 호재가 서구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공원 산책로는 주민과 산업 단지 노동자들에게 꼭 필요한 시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민 인터뷰 내용
그린웨이 공원에서 운동 시설을 사용하고 있는 주민, 정자에서 쉬고 계신 할머니와 간단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근 산책로와 운동 시설이 조성되어 이용하기에 편리하고, 공원이 길게 이어져 있어 운동하기에도 좋다고 하셨다. 다만 인근에 산업 단지가 있기 때문에 공기 질의 오염이 우려된다고 말씀하셨다.
현장답사 결과
대상지의 장점
지역 주민을 위한 충분한 체육 시설 및 산책로가 잘 가꾸어져 있다. 또한 인근 지역의 역사가 개발되는 등 교통이 편리하여 접근성의 향상이 상당한 기회 요인이다. 서대구역이라는 랜드마크가 건설되는 것만으로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상지의 단점 및 개선점
현재 지역에서 가장 크게 느낀 문제점은 두 가지이다.
첫째,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
둘째, 인근 산업 단지에서 오는 악취는 유해 물질에 대한 우려와 불안감을 조성한다.
서대구 역사 주변 지역 개발과 막대한 자본의 투자는 분명 보행 인프라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미흡한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아이디어 제언
‘느린 횡단보도’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건널 때 보다 안전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이현 삼거리는 교통량이 많고 신호 체계가 복잡하여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한다.
최근 ‘스크램블 횡단보도’라고 불리는 대각선 횡단보도의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디트로이트시 신호 교차로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각선 횡단보도 운영 시 충돌 사고는 75.7% 감소, 부상 사고 건수는 45.5% 감소, 전체 사고 건수는 3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ice, 2010). 한편, 도로의 통행 효율을 높여야 하는 교통 운영의 관점에서 대각선 횡단보도는 원활한 통행 흐름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인근 지역 주민, 특히 어르신 인구의 이용이 잦은 횡단보도에서는 횡단 소요 시간 자체를 늘린 ‘느린 횡단보도’의 설치도 고려해볼 수 있다. 느린 횡단보도에는 다른 보행자 신호의 길이가 다른 횡단보도보다 길다는 것을 표시할 수 있는 벽화 사업이 병행되면 그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공기 오염도 모니터링 시스템’
인근에 위치한 염색 단지가 유해 물질을 다루고 있기에 주민들은 지역의 대기질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염색 산업 단지 내의 기업들이 대기 오염 방지 시설을 설치하면서 공기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염색 산업 단지 전체의 대기질이 개선되고 있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개선 노력이 이어져야 한다.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타워형 전광판을 설치하여 대기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홍보하고 공기 오염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면 좋을 것 같다.
활성화 방안
최근 경기 불황과 더불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산업 단지의 쇠퇴가 가속화되었다. 대구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성서산업단지의 공장 가동률은 20년 1분기 66.13%에서 2분기에 60.1%로 하락하였으며 특히 섬유 업종의 경우 20년 1분기 51.86%에서 20년 2분기 기준 35.61%로 급락하였다.
해외 사례를 보면 쇠퇴한 산업 도시가 문화·관광 도시로 변모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의 셰필드가 바로 그 예이다. 셰필드는 영국의 유명한 산업 도시였다. 하지만 기반 산업이 몰락하고 산업 경쟁력이 약화되어 실업률 또한 꾸준히 증가하였다. 이후 아트센터와 영화 산업 업체들이 기존의 공장 부지에 입주하면서 문화 산업 도시로 거듭나게 되었고, 지역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대형 쇼핑몰과 대규모 공원, 축구장 등을 유치하여 소비 증대와 고용 창출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물론 오랜 세월 지역의 기반이 되어온 산업 체제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주민과의 협의가 잘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늘날 청년은 어디에서 일하고 싶을까
우선 누구나 더럽거나 냄새가 나지 않는 곳, 위험하지 않은 곳에서 일하고 싶을 것이다. 산업 단지 내 대부분의 공장은 이 세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지 않고 있다. 노후된 산업 단지의 경우 편의 및 복지 시설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노후된 산업 시설에서 꾸준히 발생하는 안전사고,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은 모두 청년들이 산업 단지에서 일하는 것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이다.
청년 세대는 더 이상 단순히 돈을 벌 목적으로 취업을 원하지 않는다. 기업 또한 단순히 경력만 가지고 있는 구직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른바 MZ세대의 높은 이직률과 높은 실업률이 그것을 대변한다. 오늘날 산업 단지로의 취업은 안정적인 급여, 역량 향상을 통한 전문성, 쾌적한 근무 환경 가운데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추고 있지 않다. 반대로 말하면, 이 가운데 어느 하나만 갖춘다면 그것은 청년들을 산업 단지로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산업 단지 활성화 방안
산업의 친환경화 : 이는 악취 제거를 위한 공정 방법의 변경이나 친환경 설비의 설치를 꾸준히 지원함으로써 해결해나갈 수 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의 유입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면 꼭 필요한 과정이다.
산업 단지 테마별 특색을 살린 선택과 집중 : 산업 단지의 규모 자체를 줄이되, 특화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서대구권 산업 단지에 산업 재생의 거점 시설인 ‘기술창조발전소’, ‘안경테 표면처리센터’ 등이 연이어 준공되면서 지역 주민과 관련 분야의 산업 종사자에게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 경쟁력을 갖춘 시설의 확대는 쇠퇴한 산업 단지의 문화까지 되살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공장 부지 임대료 지원 및 저감 방안 마련 : 높은 공장 임대료는 대부분의 업체에 부담이 된다. 더군다나 서대구 역사의 신설로 막대한 임대료의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는 산업 단지 자체의 쇠퇴를 이끄는 또 다른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 참고문헌 > |
젊음과 역사, 엇갈림에서 공존으로: 비산1동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김형주 기자
대상지 개요
○ 위 치 : 서구 비산1동 일원
○ 권 역 : 서대구
○ 사업 유형 : 일반근린형
○ 면 적 : 0.4km²
○ 현재 추진 중인 사업 : 원고개 날뫼마을 조성 사업
대상지 현황
비산1동은 북쪽으로 달서천이 흐르고 경부선 철로가 동서로 통과하고 있다. 시 지정 무형문화재인 날뫼북춤의 발원지로서 비봉초등학교, 북비산초등학교, 원고개시장 등이 소재한다.
선조(宣祖) 41년(1608)에 해주 오씨(海州吳氏), 인동 장씨(仁同張氏), 경주 최씨(慶州崔氏)의 세 성씨가 정착하여 마을을 개척하였다고 한다. 옛날에는 이 일대가 평야였는데 어느 따뜻한 봄날 갓 시집온 새댁이 달천(達川, 현 달서천(達西川))에 나와 빨래를 하고 있는데 하늘에서 그윽한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에 고개를 들어 보니 서쪽에서 커다란 산이 구름인 양 둥둥 떠 날아오고 그 위에서 음악 소리가 있어 놀랍고 기이하게 여겼다고 한다. 새댁이 "산이 날아온다"라고 소리치자 구름처럼 두둥실 떴던 산이 그 자리에 내려앉아 이전까지는 평야였던 곳에 산이 생기게 되었다. 그곳이 오늘날 비산1동(飛山1洞) 일대의 비봉초교(飛峯初校)가 들어선 자리였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이를 ‘날아온 산’이라는 뜻의 날뫼(날매)라 불렀고 그것이 지금의 ‘비산동’이라는 지명이 된 것이다.
인터뷰 내용
앞서 소개한 지명의 유래를 따라 도시재생 사업의 이름이 정해졌음을 알 수 있다. 이 사업에 관한 내용은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지만, 직접 비산1동 도시재생 사업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관계자분께 구체적인 내용을 알고 싶었다. 그래서 비산1동 답사 전날 인터뷰를 목적으로 미리 대구광역시 서구 통학로 48길 47-41, 원고개 마을뮤지엄에 근무하고 있는 관계자 한 분께 연락을 드린 뒤 7월 15일 10시 40분 무렵에 뮤지엄을 찾았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분은 마을 활동가인 주민 구본영 님이었다. 간단하게 소개와 인사를 한 후에 먼저 비산1동 일원이 도시재생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드렸다. 이에 대해서 “비산1동은 노후된 주택들이 많다. 이곳에는 8~90년대쯤 많은 집이 새로 지어졌고, 4~50년 동안 오래 사신 분이 많다. 집들이 10~20평 정도밖에 안 되어 집을 팔려고 해도 수지가 안 맞기 때문에 집을 함부로 내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도시재생 사업이라도 시작해 봐야겠다는 대책이 나오게 된 것”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두 번째로 비산1동의 특징이나 장점은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대해서는 “산을 깎아서 집을 만들다 보니 비산1동은 고지대라서 경사가 심하고 고도 차이도 크다. 그렇다고 해도 원고개시장이라는, 이곳과 가까운 시장이 있고, 경부선 철로가 있으며, 교통과 관련해서도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다.”라고 답변을 주셨다. 다음으로 비산1동 주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나 단점을 물어보았다. 이에 대해서는 “저소득층이나 독거노인이 비교적 많고 노후되거나 방치된 주택들이 많다 보니 종량제 봉투를 이용해서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보다 검은 봉투에 대충 묶어서 버리는 경우가 많다.”라고 했다.
비산1동 주민들의 민원은 없는지 물어보았다. 구본영 님은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된 민원이 많다. 서구청에서 주관하여 조성한 시설들이라는 것을 주민들이 알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것 같다. 건물의 에어컨 실외기 소리나 밤에 불빛을 없애 달라는 민원들을 종종 넣다 보니, 서구청에서는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서 그런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그런 과정이 반복되니 그 건물 화단에 있는 고양이 똥을 치워달라는 등의 사소한 민원까지 생겼다. 결국 주민들이 이러한 도시재생 사업에 마냥 관대하지는 않은 것 같다.”라고 답변을 주셨다. 또 앞으로 비산1동에서 실시할 도시재생 사업과 관련된 계획은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이에 관해서는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서 지어진 여러 건물을 유지, 관리하기 위해서 주민들이 노력해야 한다. 구청에서 진행하는 비산1동의 도시재생 사업이 이제 종료됨에 따라서 구청에서 지원하는 자금도 올해까지밖에 받을 수 없으므로, 이제부터는 비산1동 자체에서 자생해야 한다. 원고개 스마트팜의 농산물을 생산하여 팔거나 원고개 마을뮤지엄의 공간을 임대하는 것 등의 사업을 통해서 자금을 충분히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어르신들에 비해 젊으신 분들이 이 사업에 대해서 좋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동네에 원고개도서관 말고는 아이나 젊은 어머니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공유할 공간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이 원고개뮤지엄이 건립되고, 청소년을 위한 춤 연습 공간, 동전 노래방 기계, 방송 공간, 어머니들을 위한 공유 부엌 등이 생기게 되었다. 그제야 큰 개선을 이루게 되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다.”라고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장답사 내용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비산1동 주변을 답사하고자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마을 활동가께서 마침 한창 원고개 희망공작소에서 실습이 진행된다고 하여 그곳으로 안내를 받아 가게 되었다. 북비산로 65길 51-17에 위치한 이곳은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어진 목공 체험 학습장이다. 오는 길에는 원고개 희망공작소로 가는 길에 있는 스토리길이라는 계단을 이용하였다. 스토리길은 희망공작소 양옆 비산1동 통학로 50길 근처에 있는데, 원고개와 관련된 전설, 역사, 문화를 벽면에 그림이나 사진 등으로 소개하고 있는 곳이다. 마을 활동가 주민분과 헤어지고 나서, 본격적으로 원고개 마을뮤지엄에 부착된 도시재생 사업 지도인 <내일을 향해 비상하는 희망원고개>에 나와 있는 도시재생 사업의 요소들을 하나하나 다 둘러보고 분석해보기로 했다. 건물뿐만 아니라 도로와 텃밭, 정원도 모두 여기에 포함되었다. 목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건물로는 뮤지엄과 공작소를 포함하여 원고개마을사랑방, 행복놀이터, 원고개 스마트팜, 원고개도서관, 원고개다락방, 원고개쉼터, 원고개시장, 성 이윤일 무덤터이다. 테마 도로는 스토리길을 포함하여 원님행차 테마가로, 성 이윤일 요한길(순례길), 원고개시장길이다. 끝으로 화단에는 아름다운 우리들의 정원(아우원), 나눔텃밭이 있다. 한창 더운 여름날에 이 모든 장소를 살펴보는 것이 힘들 것도 같았지만, 정확한 판단과 분석을 위해서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었다.
비산1동 자율 방범대 앞 쉼터 의자에 어르신 세 분이 쉬고 계신 것을 발견하였다. 조심스레 어르신들께 딱 한 가지 질문을 드렸다. 바로 비산1동에 거주하시면서 불편한 점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어르신들은 모두 한결같은 대답을 들려주셨다. 교통이 불편하다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려면 15~20분이나 걸린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는 아까 인터뷰에 응해주신 마을 활동가의 “이곳은 교통이 비교적 편리하다.”라는 언급과는 상반되는 의견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내 생각을 ‘4. 도시재생 활성화 방안 아이디어’에서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하겠다.
대상지 분석
대상지의 장점 및 칭찬할 점
마을 활동가와 함께 방문했던 원고개 희망공작소에서는 강사의 지시에 따라 한창 목제품 만들기에 열중인 주민들을 볼 수 있었다. 젊은 세대를 위한 요소들을 두루 갖춘 원고개 마을뮤지엄이 올해 4월 개관한 것만 봐도, 비산1동 지자체는 젊은 사람들을 각별하게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부분 역시 신경을 쓰고 있었다. 원고개 마을사랑방과 원고개도서관, 원고개시장과 원고개쉼터 등을 통해서 이를 알 수 있다.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2120) 먼저 원고개 마을사랑방은 2층에는 주민 사회 복지 사업과 커뮤니티 공간이 있고, 1층은 경로당으로 쓰인다. 원래는 3층이었던 경로당이 1층으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어르신의 거동을 특별히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원고개도서관은 책을 읽으러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방문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도서관 입구 옆을 보니 ‘치매 극복 선도 도서관’이라는 표지판이 있었다. 어르신들의 치매에 대응하기 위해 관련 센터들이 도서관과 함께 협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원고개쉼터는 겉으로만 봐도 깨끗했다. 입구엔 사람들에게 들어와도 된다는 안내문을 확실히 걸어놓았으며, 안쪽 역시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다. 특별히 그 위치가 마음에 들었다. 원고개시장 한가운데 바로 옆인 대구 서구 통학로 46길 47-6에 있었기 때문이다. 동네 주민뿐만 아니라 시장을 방문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이곳에 와서 쉬어도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음을 느꼈다. 나머지 건물도 하나하나 살펴본 결과 대체로 위치와 관리 측면에서 양호해 보였다. 텃밭과 정원을 관찰한 결과 역시 관리가 잘 된 곳이 있었지만, 건물이나 식물 모두 그렇다고는 말할 수는 없었다. 이는 다음 단락에서 계속 설명하겠다.
대상지의 단점 및 개선해야 할 점
원고개 희망공작소는 모든 문을 열어놓고 작업을 하고 있었다. 목제품을 만드는 소리가 바깥까지 크게 들렸다. 더군다나 어딘가에선 공사하는 소리가 났고, 바로 앞으로는 열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래서 ‘이 부근의 주민들은 소음에 쉽게 노출되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이야기를 꺼내자 그렇지 않아도 소음 때문에 어르신들의 민원이 종종 들어온다는 마을 활동가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던 중에 할머니 한 분이 스토리길 계단을 힘겹게 올라가고 계신 것을 보았다. 여전히 가파른 오르막길이었기 때문에,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개선되기 이전의 길과 거의 같은 불편한 길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마을 활동가와 헤어진 뒤 <내일을 향해 비상하는 희망원고개> 지도를 따라 답사하던 도중 길가에 약간의 쓰레기가 널브러진 것을 보았다. 이미 쓰레기 수거 차량이 쓰레기를 대부분 수거해간 뒤였다. 인터뷰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쓰레기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처럼 어지러운 흔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북비산로 59길의 비산어린이집 표지판 아래 게시판 앞에도 쓰레기가 들어 있는 검은 봉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 네 군데의 테마 길이 원고개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만큼, 그것이 실제로 잘 조성되어 있는지 직접 살펴보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원님행차 테마가로와 성 이윤일 요한길은 마을을 대표하는 테마길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아 보였다. 원님행차 테마가로에는 비산지하도의 이름을 가진 버스 정류장이 있는 달서로 41길 입구에 ‘원님행차길’ 안내판만 있었으며, 성 이윤일 요한길은 그 목적지가 ‘비산성당’이었을 뿐이었다. 그 외에는 두 길 모두 길과 관련한 역사나 문화 콘텐츠를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정원과 텃밭도 살펴보았다. 위치가 잘못된 경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그리고 정원과 텃밭 사이의 구분이 애매한 경우가 있었다. 지도상 달서로 45길 6-13에 있어야 할 정원은 실제로 그 길 옆쪽인 통학로 52길 2-12에 있었으며, 정원보다는 텃밭에 더 가까웠다. 북비산로 65길에 있는 정원은 잡초가 많은 느낌을 받았고, 쓰레기도 얼마간 버려져 있었다. 방치된 안내판이 정원 풀숲에 놓여 있어서 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북비산로 59길 20에 있는 정원은 그 어느 곳보다도 넓고 깔끔했지만 정원 안팎에 텃밭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어르신 한 분께서 그곳에 들어가 농작물을 수확하고 계셨다. 이러한 모습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비산1동에서는 여러 세대가 어울려 함께 잘 살아가고 있지만, 작은 부분에서는 무언가 잘 맞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활성화 방안 및 아이디어 제언
소통의 시간을 가지고 문제 해결하기
앞서 동네 주민인 마을 활동가의 의견과 마을에서 만난 어르신들의 인터뷰 내용이 어느 정도 상반되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리고 쓰레기를 불법으로 버리는 어르신이 종종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어쩌면 이것은 세대에 따라서 무엇인가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일 수 있다. 그래서 비산1동 주민들이 모여 반상회를 열거나 원고개마을 도시재생센터 혹은 서구 도시재생지원센터의 관계자가 직접 마을 주민들을 방문하여 설문 조사와 같은 방식의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런 노력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 소음 문제, 쓰레기 문제, 교통 문제에 관한 주민들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인다면 이를 통해 마을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결론을 도출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버스 노선 및 정류장 늘리기
이번에도 교통과 관련된 것이다. 비산1동 북쪽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동네 위쪽에 위치한 달서천로에 버스 노선이나 정류장이 많지 않아 결국 달서로로 나가야 한다. 만일 달서천로에 버스 노선이나 정류장이 확충된다면 인근에 거주하시는 어르신들의 불편을 크게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원 및 텃밭 관리 인력 마련
정원과 텃밭을 애초의 콘셉트에 따라 아름답고 충실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이를 맡아 관리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마을에 마련된 정원과 텃밭은 주민들이 사는 곳에서 상당히 가깝다. 그러므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센터 측에서 주민들에게 소정의 관리비를 드리고 정원과 텃밭을 관리하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혹은 자가용을 갖고 있는 도시재생지원센터 직원이 솔선수범하는 마음으로 마을을 돌아다니며 정원 및 텃밭을 관리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어르신들이 걷기 편한 골목 만들기
이는 비산1동의 지형을 고려하면 상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그렇지만 어르신들이 힘겹게 오르막과 계단을 오르시던 모습이 눈에 밟힌다. 그러므로 기술이 더욱 발전되고, 예산이 충분히 마련된다면 비산1동 곳곳에 있는 오르막과 계단을 어르신들이 편히 걸을 수 있는 골목으로 바꿀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남아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 참고문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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