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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김남룡(전국도시재생센터협의회공동대표)
1. 도시재생과 중간지원조직
가. 중간지원조직의 개념
우리는 도시재생 사업을 수행하면서 중간 지원 조직에 대해 수없이 거론하고 있고 그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중간 지원 조직에 대한 역할과 그 이해의 측면에서 보면 다소 아쉬운 점이 많다.
일반적으로 중간 지원 조직(Intermediary Organization)은 서로 다른 두 조직 사이에서 양자의 연계를 강화하거나 원활하게 활동을 수행하는 조직을 의미한다. 즉, 사업 수행 지역의 자원을 동원하여 그것을 다른 조직과 효과적으로 연계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부가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조직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러한 중간 지원 조직은 국가마다 다소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그 명칭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서로 다른 조직 및 개인을 연계하고 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중간 지원 조직이란 지역 사회의 수요에 밀접하게 반응하고, 정책 전달의 효과 및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중간 지원 조직이 오래전부터 활성화되어 있었다. 미국에서는 19세기 후반 급증한 지역 자선 단체들의 중복 활동을 조율하고 이를 지원하여 합리적인 사회 서비스 전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하여 중간 지원 조직이 등장하였으며, 1970년대 들어 비영리 조직의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중앙 정부의 보조금이 한계에 달하자, 중앙 정부에서 요구하는 경영 체계 등 전문 역량의 강화를 위한 조직들의 공동 대응이 요구되면서 중간 지원 조직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었다.
영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사회 복지 서비스를 지역 조직(Voluntary & Community Sector: VCS)에 의지해 왔는데, 이러한 조직들과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와의 중개자로서 중간 지원 조직이 필요해졌다. 1919년 전국사회서비스협력회가 설립되면서 중간 지원 조직이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중간 지원 조직은 정부와 지역 시민 조직 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지역 내 인재 육성, 전문가 매칭, 자금 조달 등의 활동을 지원하면서 코디네이터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선진국의 중간 지원 조직의 역사는 사회 서비스 전달 체계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이 중앙 정부에서 지방 정부로 이양되면서, 지방 정부 및 민간 등 다양한 기관들이 파트너십을 형성하면서 이를 수행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간 지원 조직은 그 과정에서 지역 수준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조정하면서 지역 사회의 이해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나. 중간지원조직의 역할
현대 산업 사회에서 다양성과 전문성은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에서도 중간 지원 조직은 공공 부문에서 충분히 공급되지 않는 공공재적 성격의 재화와 서비스를 민간 부문에 고루 전달할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공공과 민간이 모두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간 지원 조직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차원에서의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지역 사회를 향한 인적 및 물적인 자원의 지원이다. 다원적 사회 속에서 공생과 협력을 목적으로 지역 사회와 시민사회단체(NPO)의 변화와 요구를 파악하여 인재, 자금, 정보 등을 충분히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둘째, 지역 사회의 다양한 사업 주체 사이의 협력 체계 구축을 유도하고 선도해야 한다. 즉, 이해관계자들의 주요한 요구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인재, 자금, 현물, 정보를 제공하거나 다양한 주체들 사이의 제휴를 도모해야 한다.
셋째, 지역 사회의 협력적 코디네이터 기능을 담당해야 한다. NPO와 행정, 기업, 주민 간의 중개자적 역할을 맡아 주민과 지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2.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의 기능과 역할
가. 전국 도시재생지원센터 성격 및 현황
일반적으로 도시재생지원센터란 지역 내 다양한 도시재생 사업 주체 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지역 리더 발굴 및 육성과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하여 도시재생 사업을 지원하거나 추진하는 조직을 말한다. 또한 도시재생 사업의 주체로는 지역 주민, 기업, 시민단체, 전문가, 행정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도시재생 사업에 아주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는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성격은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지역의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실행 조직으로서, 공공과 민간의 거버넌스 구축을 바탕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실행 조직이다. 둘째는 공공과 민간의 거버넌스 조직 구축을 통해 도시재생의 현장에서 움직이는 실행 조직으로서 해당 지자체 행정과 지역 주민 간 협력적 거버넌스의 형태를 띤 지원 조직이다. 셋째는 도시재생 사업의 중간 지원 조직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즉, 지역 공동체 중심의 도시재생 사업을 지역이 자치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그에 필요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넷째는 도시재생 사업의 핵심 기구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이는 사업의 주체이면서 주민ㆍ사회 단체ㆍ전문가ㆍ행정 간의 교량 역할을 수행하여 도시재생 기법의 현장 적용, 주민 공동체 자력 사업, 녹색 재생 시스템 구축 사업 등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종류에는 광역 지자체가 운영하는 광역센터, 기초 지자체가 운영하는 기초센터, 기초 지자체가 운영하는 현장센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광역, 기초, 현장센터는 도시재생 사업의 단계적인 성격 즉, 준비 단계, 실행 단계, 지속 단계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져야 한다(아래 표 1, 2 참조).
현재 우리나라에서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에 가입된 도시재생지원센터는 총 460개이며, 이중 광역센터 17개, 기초(시군구)센터 149개, 현장센터가 294개로 집계되고 있다(2020년 12월 기준). 이는 2018년 광역센터 10개, 기초(시군구)센터 85개, 현장센터 82개 등 총 183개에 비해 2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표 1> 광역‧기초·현장 도시재생지원센터 역할
<표 2> 사업단계별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할
나. 전국 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의 역할
도시재생 사업의 중간 지원 조직이라 할 수 있는 도시재생지원센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는 첫째,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을 위한 광역, 기초, 현장 센터 간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고 둘째, 도시재생지원센터의 역량 및 역할 강화를 위한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셋째, 도시재생지원센터 구성원의 역량 강화와 복리후생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넷째, 광역/기초/현장을 통합하는 거버넌스 체계의 구축 및 완성을 위해 2018년 5월에 창립하였다.
한국의 도시재생 발전을 위해서 출범한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는 2018년 5월 24일 창립한 이래로 우리 사회의 도시재생의 성장을 위해서 열악한 사업 환경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산적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는 대한민국의 도시재생을 실질적으로 선도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이 다섯 가지의 역할을 맡아야 할 것이다.
첫째, 대한민국 도시재생 현장 중심의 조사 연구 및 정책 방안 제시.
둘째, 효율적인 도시재생 계획 수립 및 추진 방안 제시.
셋째, 체계적인 지역 공동체 활성화 및 역량 강화 방안 제시.
넷째,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적인 안착 방안 제시.
다섯째, 센터 간 교류 협력 및 촉진 강화 방안 제시.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는 이러한 역할을 꾸준히 수행함으로써 대한민국 도시재생의 도약을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3.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의 나아갈 방향
2000년대 중반부터 우리 사회에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수많은 기관들이 도움을 주었다.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우리나라 최초로 R&D 전문 ‘도시재생 사업단’을 만들어 2014년까지 약 10여 년에 걸쳐 대한민국 도시재생을 위해서 헌신하였고, 이를 통해 한국 도시재생 사업의 초석을 다졌다고 볼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지금도 ‘도시재생 지원 기구’라는 조직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이하 ‘전센협’)가 출범한 지 3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 도시재생을 선도하기 위해 수없이 많은 센터 임직원들이 땀과 열정을 쏟아부었을 것이고, 도시재생 사업에 대한 애환 또한 3년이라는 시간 속에 녹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재생 사업의 수행 과정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아쉬움이나 미련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전센협이 대한민국의 도시재생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앞서 제시한 다섯 가지 역할 이외에도 다양한 역할을 떠맡아야 한다. 특히 대한민국 도시재생의 여러 분야에서 ‘전문 인력 양성 및 교육’과 ‘효과적인 정부 정책’ 부분에서는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정책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실현해야 할 사항일 것이다.
우리의 도시재생은 전센협과 LH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연구 기관과 수행 기관들이 밤낮으로 정성을 다하여 진행하고 있다. 당장 눈앞에 놓인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고 해서 아무런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우리나라의 도시재생 관련 주체들이 협력하여, 단순히 도시재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질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거대한 담론을 마련해야 한다.
<참고문헌>
Briggs, Xavier de Souza (2003), Working the Middle : Roles and Challenges of Intermediaries, Cambridge, MA.
LH 토지주택연구원(2016), 「도시재생사업 중간 지원 조직의 발전방안 연구」.
전국도시재생지원센터협의회(2020), 내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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