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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김재경(대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지난 12월 15일 대구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와 대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공동주관으로 ‘지속가능한 도시재생과 거점시설의 활성화’라는 주제의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대구 거점시설의 현황,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의 실태조사에 대한 발표와 함께, 우수사례 경진대회가 있었다. 거점시설은 도시재생 관련 사업으로 조성되어 공동체 활성화, 지역활력 제고, 지역특화 등 다양한 거점역할을 수행하는 목적으로 조성된 시설이다. 대구창의도시재생지원센터 자료에 의하면 대구 관내 거점시설로 조성중이거나 운영 중인 시설은 총 98개이며, 현재 운영 중인 것은 61개로 나타났다.
조성된 거점시설의 운영은 유사 사례의 부재로 사업 초부터 혼란이 적지 않았다. 대규모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종료되는 지금, 거점시설의 유지‧운영관리가 중요 이슈로 대두되고 있음은 당연하다. 마을관리조합의 측근 조력자였던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사업종료와 함께 해체되는 것이 예정된 수순이라, 거점시설 운영주체로 기대되는 ‘마을관리사회적협동조합’을 비롯해 마을관리를 목적으로 미리 설립된 마을기반 ‘협동조합’ 등 마을관리조합들의 지속가능한 운영이 당면 과제로 부각된 것이다.
그런 차에 포럼에서의 대구 마을관리조합들의 사례발표는 ‘단비’같은 역할을 했다. 주민조직들의 각양각생의 움직임을 느끼게 해주는 자리였다. 마을관리조합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현시점에서, 마을관리조합의 주체들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운영하고 있는지, 현재 구체적 당면 문제는 무엇인지, 벌어지는 현장에 대해 모두 궁금해 하던 터였다. 발표자들은 다소 서툴기는 했지만, 현안과 과제들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해결이 쉽지 않은 현안들의 무게감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소통, 협력, 자구노력에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이를 내부 시스템화하는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마을관리조합을 도시재생의 꽃이라고 한다. 성공하면 분명 그럴 것이다. 성과를 내 주목받는 곳도 있지만, 다수는 고민이 깊다. 현재 풀리는 듯해도 공적지원 종료 이후 사업 내실화와 수익사업영역의 확대, 재정안정성 확보 등은 결코 쉬운 과업이 아니다. 이를 위해 여러 제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우선적으로 중간지원조직들과의 능동적인 연계가 필요하다. 도시재생지원센터나 사회적경제지원센터, 마을공동체지원센터, 공익활동지원센터, 로컬크리에이터, 지역문제해결플랫폼 등 지역 공공자원을 배분하는 중간지원조직들의 사업들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회적경제 중간지원조직의 경우, 마을관리조합 및 협동조합의 태생적 본질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발굴-성장-자립 등을 위한 단계별 지원사업이 설계되어 있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거나, 홍보, 판로개척 등의 영역에서 공공자원의 분포 및 배분 등의 정보에 신속하게 접할 수 있음으로 인해 사업기회 확보에 유리하다. 또한 사회적경제조직들 간의 협업 네트워크 등의 정보망이 넓어, 마을관리조합의 특성에 부합되는 정보를 비롯, 자원연계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다. 동시에 유사한 업종‧업태의 기업들과의 교류 및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새로운 협업 기회의 확보도 가능할 것이다.
둘째, 마을관리조합은 주민주도로 마을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고 구축된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활용, 관리하기 위한 주민조직이라는 정체성을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민들이 거점시설을 편히 드나들고, 더 나은 삶의 질을 누릴 수 있도록 주민사업을 다양하게 고민해야 한다. 주민들을 여러 접점에서 만날 수 있다면, 지역현안해결을 위한 노력을 적극 시도할 수 있다. 그 중 리빙랩사업은 좋은 사례이다. 주민들과 같이 공동의 문제를 정의하고 대안을 지역주민‧행정‧전문가 등과 같이하는 ‘작지만 꾸준한’ 협업 노력도 마을관리조합의 목적을 더 단단하게 할 수 있다. 리빙랩사업을 성공적으로 해냈을 경우 문제발굴, 해결솔루션의 도출, 사업화로 마을수익확보 등의 선순환체계도 구축할 수 있다.
셋째, 마을관리조합의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미 마을관리조합들은 조성 목적에 부합되게 공동공간을 활성화해야 하는 과제와 함께,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구축 및 사업화계획을 점검하는 교육‧컨설팅을 통해 사업역량과 조직운영 역량을 꾸준히 강화하는 것은 필수다. 동시에 유사한 지향을 가진 조직들과의 민민거버넌스 구축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고, 다양한 사회적경제조직들(사회적기업‧마을기업‧협동조합‧자활기업‧공제조합‧사회적금융 등)과의 협동과 연대로 지지기반을 더 두텁게 할 수 있다.
넷째, 마을관리조합은 협동조합이므로 소통과 절차가 매우 중요하다. 총회, 이사회, 운영위 등의 민주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참여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교육과 운영 절차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단기성과에 현혹되어 과정을 소중함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쉽지 않은 길이다. 이미 사회적경제기업들은 사회적 목적과 재정적 목적의 어려운 줄타기를 해야 하는 기업들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마을관리조합 운영의 정답은 없으나, 이럴 때일수록 우선적으로 조합원들 내의 합의된 방향이 중요하다. 도시재생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다양한 시설을 아끼고 가꾸려는 마음과 책임지겠다는 의지는 기본이다. 동시에 거점시설이 플랫폼 같은 마을거점이 될 수 있도록 도모하는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기실 커뮤니티센터는 공간적으로, 정서적으로, 경제적으로 해체 위기에 선 마을을 재구조화하는 노력의 최일선에 있는 공간이다. 마을가꾸기, 마을진흥사업, 공동체활동, 주민자치활동 등을 통해 마을의 정체성을 찾아나가고, 주민주도형 공간을 만들며,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고양시키는 것도 거점시설의 존재 이유다.
궁극적으로 마을관리조합의 지속가능성은 주민들과의 사회적 관계에 기반한다. 사회적 관계를 통해 지근거리에서 이웃 간 든든한 비빌 언덕을 만들어가는 공동체사회로의 작은 문턱이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까지 마을관리조합은 ‘조합원에 의한 조합원을 위한 조합원들의 결사체’로서 성장하지 못했음을, 또한 주민조직으로서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처음 가보는 길을 걸어야 하는 주민들의 불안한 눈빛을 보고 있노라면 안쓰럽기 그지없다. 그러나 열정과 의지도 보인다. 공공공간을 유쾌한 주민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작은 변화와 행동의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나아가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을 생각하면서 지역에서 행동하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주민‧행정‧전문가‧중간지원조직들의 머리 맞대기부터 시작하자. 단단하게! 부드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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