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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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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전남 순천: 역사의 자원이 문화의 공간으로! 서문안내소

신명재 순천시 도시재생지원센터 팀장

 

서문안내소 전경 (사진 제공: 천명귀 작가)


전남 동부권의 중심지, 순천부
고려 시대 때 순천부가 되면서 순천의 지리적, 역사적 중심지에 설치된 읍성이 순천부읍성이었다. 순천부읍성은 1430년대에 둘레 1,580m, 높이 7m의 석성으로 만들어졌으며 부대시설로는 적대 6개소, 성문 4개소, 여장, 우물 6개소 등이 있었다. 또한 이 성 안에는 지방의 행정을 담당하던 기관들이 들어서 있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인 1909년, 도시개발을 한다는 이유로 조선의 대부분의 읍성이 훼철되었는데 순천부읍성도 이 중 하나였다. 부읍성 성곽이 있던 자리에는 도로가 설치되어 지금까지도 그 흔적이 남아있다. 이 지역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1990년대까지 지역의 문화․금융․생활의 중심지로서 그 역할을 다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연향동, 조례동이라는 신도심이 개발되고 법원․검찰청, 경찰서 등이 이전하고, 뒤이어 2000년대 들어서 신대지구라는 택지 개발이 이뤄지면서 원도심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순천시에서는 쇠퇴한 원도심의 역사를 활용하여 해당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도시재생 선도 사업을 진행하였다. 향동과 중앙동을 일원으로 하여 천(역사․문화), 가(창작․예술), 지(정주 환경), 로(주민․청년)라는 4가지 콘셉트로 사업을 진행하였다. 그중 순천부읍성 서문의 성곽과 해자가 위치한 중간 지역에 서문을 상징하는 서문안내소를 건립하기로 계획하였다.



서문안내소가 탄생하기까지
초창기 서문안내소의 설계는 여러 지자체와 같은 방식으로 설계 사무소에 기본 설계를 의뢰하였다. 기본설 계에서 세 가지의 안이 나왔으며, 주민설명회를 통해 서문을 상징하는 성곽 형태의 디자인으로 의견이 수렴되어 실시 설계까지 진행하였다.


그러나 착공 전에 서문안내소 대상지 주변의 주민들에게 공사에 대해 알리는 과정에서 디자인(안)에 대한 반대 의견이 대두되었다. 지면에서 약 7~8m 높이를 가진 규모의 건축물이 건립되면 서문안내소 뒤편에 살던 주민들의 조망권과 일조권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반대가 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담당 부서에서는 실시 설계가 완료된 사업을 폐기하였으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다시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갈등을 해소하였다.


이후 주민 의견의 수렴을 위해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2016.4.~9.)하고, 선진 사례 벤치마킹(2016.7.), 집중 검토 회의(2016.9.)를 진행하였으나 새로운 디자인(안)의 결정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 첼시 플라워쇼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순천만 국가 정원에서 활동했던 황지혜 작가에게 디자인을 의뢰하였다. 이에 서문안내소는 낮은 건축물의 높이에 정원의 요소가 섞인 아늑한 분위기의 모습으로 디자인되었다. 이후 주민들의 의견을 최종 수렴하여 마침내 착공을 추진할 수 있었다.


아울러 건물 배치 계획에 대한 설명회와 토의를 충분히 진행하고 디자인 결정까지 모두 주민들과 함께 진행하였으며, 그 결과 사람의 체온과 주민의 연령대를 연상시키는 높이 3.65m, 폭 3.65m, 길이 70m의 서문안내소가 탄생하게 되었다.


  
         사업 전                                                          사업 후

(사진 제공: 천명귀 작가)


서문안내소가 완공된 뒤에도 이 공간이 주민들의 참여로 운영될 수 있도록 2017년 12월부터 총 5회의 주민 의견 수렴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마을 방송국, 마을 안내소, 다목적실(갤러리), 작은 도서관, 어린이 놀이방 등 총 5개의 공간이 마련되었다. 각 공간은 현재 향동 주민자치회, 도시여행 협동조합, 순천만 FM, 한국미술협회 순천지부 등 지역 내 4개 단체가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 공간을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운영‧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도시재생의 선도 지역, 순천
오늘날 서문안내소는 순천시 문화의 거점이 되어 원도심 문화재 야행, 금곡예술상인회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플리마켓, 작은 도서관 주민 행사 등이 이루어지는 순천의 대표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2019년 제5회 도시재생 한마당 행사에서도 메인 부스 및 공연 공간으로 이곳이 활용되어 8만 명의 관람객이 서문안내소 일대를 방문하였다.


  

                               서문안내소에서 진행된 주민 행사                                  원도심 문화재 야행


또한 이곳에는 ‘마을 안내소’가 마련되어 도시재생 선도지역에 대한 브리핑 및 현장 투어까지 주민들이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686팀, 10,018명이 방문하는 등 사업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도시재생 선도 사업 뒤에도 뉴딜사업 지역으로 꾸준히 선정되어 다양한 곳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순천남초 일원의 일반 근린형, 순천터미널 일원의 중심 시가지형, 순천역세권 중심 시가지형이 현재 진행 중이다.

향후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바뀔 순천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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