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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강연근 (대구광역시 도시재생과장)
지난 반세기동안 우리나라는 엄청난 속도의 산업화와 도시화를 경험했다. 서울과 수도권 그리고 지역의 대도시는 주변지역의 인구를 빠른 속도로 흡수하면서 덩치를 키워왔다. 많은 정책들이 경제적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춰 왔으며 상당한 성과를 이루었다. 2020년 국내총생산(GDP) 1조 6309억 달러, 세계 10위, 반도체 수출액·조선 수주실적, 블룸버그 혁신지수 세계 1위….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수식하는 지표다. 한국 경제는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 속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으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점은 저출산 고령화라는 인구구조의 변화이다. 현재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도시가 인구 감소를 겪고 있거나 목전에 두고 있다. 상당수 중소도시는 가까운 미래에 소멸할 수 있다는 전망도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이러한 드라마틱한 인구구조의 변화는 세계 어디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아마도 지나치게 빠른 성장의 부작용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성장시대의 키워드는 ‘경쟁’이었다. 성장의 열매는 경쟁에서 승리한 소수에게만 허락되었고, 충분한 자원을 분배받지 못한 현재의 젊은이들은 미래세대를 키워내는 일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지경에 몰린 것 같다. 일렬로 길게 늘어선 소득과 자산의 배분을 가운데로 모으고 개인이 느끼는 삶의 질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모든 정책의 목표로 삼아야할 때이다.
도시 정책에서의 변화는 10여년 전부터 시작되었다. 대규모 개발을 통해 토지와 건물을 공급하던 방식에서 ‘재생’이 키워드로 떠오른 것이다. ‘도시재생’은 기존에 개발된 토지를 어떻게 활용하고 재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한다. 환경파괴와 훼손을 수반하면서 환경을 지배하는 것보다 이미 개발한 환경의 활용을 통해 자원과 생태용량을 분별하면서 어떻게 현명하게 유지하고 관리하느냐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함께 도시의 역사문화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속성장 과정에서 역사적 스토리를 간직하고 있던 건축물이 자본의 논리에 의해 대책 없이 사라지는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은 학계, 지역 언론 등의 비판을 받으며 지역사회에서 보존 필요성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대구시는 이렇게 사라질 위기에 처한 역사문화자산을 파악하고 그 일부를 매입하여 다시 현대에 맞는 목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행정, 공공기관, 민간이 함께 힘을 모아 오랜 기간을 두고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는 중이다. 무영당을 비롯한 일부 건물은 조만간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이다.
쇠퇴한 도시공간을 대상으로 무엇을 보존하고 어떤 새로운 것으로 채워 넣을지를 고민하는 과정은 ‘경쟁’이 아닌 ‘협력’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한다. 각각의 참여 주체가 적절히 역할을 분담하고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며 역량을 모을 수 있다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도시의 미래를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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