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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윤철재 (경북대학교 건축학부 교수)
도시재생 거점대학원의 탄생
2014년 13개 지역의 도시재생 선도사업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인 2021년도 마지막 뉴딜사업 선정이 종료된 시점에서 전국에는 총 500개가 넘는 국비지원 도시재생사업이 종료 혹은 추진 중에 있다. 확대된 규모에 비해 그간 진행되었던 도시재생사업의 평가에는 다양한 의견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일 것이다. 그에는 여러 요인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도시재생사업의 현장에서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해 갈 수 있는 전문인력이 부족했다는 것도 그중 하나의 원인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에 2020년 2월 국토부에서는 도시재생 전문인력을 배출하는 전문교육기관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고 공모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6개 대학교, 대구경북권의 거점대학으로는 경북대학교가 인력양성사업 수행대학으로 선정되었다.
대구경북 도시재생 거점대학원 설립
(이미지 출처 : 경북대학교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홈페이지)
되돌아보면 코로나가 대구지역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되던 시점에 공모절차가 진행되는 바람에 대학교 개강까지 미루어졌던 터라 개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출과 외부활동이 자제된 상태속에 연구실에서 제안서 작업에 몰두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공모선정을 위한 제안서 작업 외에도 대학원의 학과를 새로 신설해야 하는 일이었기에 대학 내부의 많은 행정절차를 거치는데에도 시간에 쫓겨 허둥댔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에 와서야 우스갯소리로 할 수 있는 이야기겠지만 여러 준비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의 도움 덕분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정된 각 거점대학원들은 해당 권역의 성격이나 지역의 요구에 맞춘 교과과정을 개발하여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돌이켜보면 선정되었다는 기쁨도 잠시였을 뿐 곧바로 실제적 운영에 대한 고민에 빠졌고 그 고민은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다. 도시재생을 위한 전문 대학원 과정, 그것도 우리가 속한 지역에 적합하도록 운영한다는 것, 과연 어떠한 내용과 모습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도시재생 전문가가 갖추어야 하는 능력이란
도시재생 전문가에게는 어떠한 능력이 필요한 것일까? 그 지향점을 알아야 올바른 교육거점의 운영이 가능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일 것이다. 지역의 쇠퇴한 경제를 살릴 해법을 찾아낼 수 있는 경제전문가여야 할 것인가, 활성화계획의 작성과 같이 법제도를 이해하고 지역의 회복을 위한 플랜을 수립할 수 있는 도시계획의 전문가여야 할 것인가,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주체간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사회학이나 조직갈등 해소의 전문가여야 할 것인가. 그도 아니라면 국비지원의 형식을 띄고 있는 사업의 추진을 효과적으로 처리해낼 수 있는 행정의 달인이어야 할 것인가.
바람직한 대학원의 방식은
석사, 박사를 배출해내는 대학원. 지성의 요람이라는 대학내에서도 대학원은 학문의 연구에 몰두하여 자신만의 독창적인 연구결과를 학위논문의 형태로 발표하여 학위를 취득하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궁극적인 지식의 습득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에 더해 학습한 지식에 근거한 자신만의 이론을 객관적으로 전개해 갈 수 있는 논리적 사고력, 자신의 주장을 체계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 설득력까지, 전통적인 대학원 과정에서 요구되는 능력이란 바로 이러한 것들일 것이다. 도시재생의 궁극적인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서도 이러한 전통적인 대학원의 교육과 학습방식이 효과적일 것인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대학원 교육과정이란
하나의 광역시와 10개의 시, 13개의 군을 가지고 있는 대구경북의 거대광역권. 농촌, 어촌, 산촌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인구 250만의 대구광역시부터 인구감소로 인한 소멸위험을 걱정해야 하는 소도시들, 전통과 문화, 역사의 도시로부터 공업도시까지 다양한 도시들의 쇠퇴현상을 이해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예리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는 전문가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교육과정을 수립하고 운영해야 할 것인가
제3의 형태의 대학원, 요구되는 역할과 교육의 범위는
이상의 내용들이 2020년 4월 거점대학원으로 선정되고 난 이후 지금에 오기까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주된 내용들이다. 경북대학교에서는 ‘광역현장 기반형 실무중심 교육’을 교육의 목표로 내걸고 대학내 5개 전공분야의 16인의 교원들이 의기투합하여 학문횡단적인 융복합 교육과정을 수립하여 운영중에 있 학위논문 또한 전통적인 이론논문외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실무형 계획안을 수립하는 프로젝트 설계형 논문을 학위수여 조건을 추가확장하였다. 또한 캠퍼스 내의 교과과정외에도 지역의 도시재생 사업현장과 각종 유관 단체와 연계된 비교과활동 또한 적극적으로 운영중이다.
(이미지 출처 : 경북대학교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홈페이지)
이러한 현장연계형 캠퍼스 내외의 교육과정을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의 두 광역지자체를 필두로 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 대구도시공사, 경북개발공사, 그리고 대구경북연구원까지 총 5개의 지자체 산하기관과 공기업에서 거점대학원 과정을 재정적, 운영적 측면에서 많은 힘을 보태주고 있다.
대구경북 도시재생 거점대학원 교육기관 엽합체 구성원
(이미지 출처 : 경북대학교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홈페이지)
대구경북 도시재생 거점대학원의 교과 및 비교과활동 사례 및 성과
(도시재생 현장답사, 학술포럼 및 대학원 발전세미나, 2021 도시재생한마당 대학원 경진대회 부문 국토교통부 장관상 수상)
마치면서 : 중요한 것은 통찰력과 유연한 순발력
과정에 입학한 대학원생들의 유형을 살펴보면 도시재생지원센터와 같은 중간지원조직에 근무하면서 본인의 역량을 높이려는 경우가 가장 많고 도시재생사업의 또 다른 참여주체인 행정공무원, 주민협의체 구성원을 비롯 건축, 도시, 문화예술, 사회적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각자의 지원동기에 따라 대학원의 틀 속에서 함께 학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다양성은 대학원 과정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분명히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개개인들의 서로 다른 경험과 지식이 공유되는 과정속에서 도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라는 잠재적인 가능성 측면에서 어떠한 성과의 열매를 맺게 될지 그야말로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오늘 적고 있는 글의 목적이 단순히 도시재생 거점대학원의 운영상의 성과를 홍보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라는 것을 꼭 전하고 싶다. 가깝게는 현재 대학원에서 설정한 이러한 방향들이 도시재생의 현장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일원들뿐만 아니라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모두에게 필요한 관점이라는 것에 공감을 얻고자 하는 생각이었다. 사업이라는 틀속에서만 도시재생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도시가 성장과 쇠퇴를 반복하는 과정속에서 일어나는 근본적인 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 과정속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해가는 관점에서 도시재생을 바라볼 수 있는 통찰력을 우리 모두가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생각을 전달하고 싶었음을 밝혀둔다.
나아가 이러한 통찰력을 도시재생의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순발력까지 갖추어진다면 국가정책의 방향성이나 사업의 주체 혹은 형태가 아무리 바뀌더라도 우리의 도시재생은 앞으로 한걸음씩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감히 단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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