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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 사례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칠곡 가시나들>……. 몇 년 전 개봉한 이 영화는 한동안 세간의 시선을 끌었다. 낯익은 지명도 그렇지만 여든이 넘으신 주인공 어르신들에게 무례하게도 ‘가시나’라는 호칭을 쓴 것에 모두가 호기심을 느꼈을 것이다. 바쁜 일상에 쫓겨 영화를 볼 기회는 없었지만, 도시재생 기자로서 칠곡군 가산면 학상리 마을을 방문하면서 그 영화의 제목을 떠올리게 되었다. 또 칠곡군이 인문학 도시로 유명한 것과 법정 문화도시로 선정되기도 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경상북도 칠곡군은 2012년에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현 국가발전위원회)의 <창조지역사업>인 <칠곡 인문학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인문학 도시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학마을 문화 공간을 중심으로 한 학상리는 ‘학수고대 마을’로 유명해지면서 2021년에는 행복농촌만들기 콘테스트에서 금상을 수상하였다.
학마을 문화 공간의 정식 명칭은 ‘학수고대 복합 문화 공간’이다. 학상리(鶴上里)라는 지명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에 가산면의 산과 들에는 학이 많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도시화로 많은 것이 변했다. 떠나간 학과 사람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학춤을 추는 ‘학수고대 축제’를 하면서 이곳은 학수고대 마을로 유명해지게 되었다. ‘학마을’이나 ‘학마을 축제’란 명칭은 다른 곳에서도 쓰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학수고대 마을’이라는 특별한 이름을 더 사랑한다고 한다.
<학수고대 복합문화공간>, 출처: 직접 촬영
학수고대 복합 문화 공간은 원래 보육 정보센터로 아이들을 돌봐주는 보육 시설이었다. 아이들의 숫자가 줄어들면서 이 시설은 문을 닫고, 비어 있던 건물을 공동 문화 조성 사업으로 2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아 북카페로 리모델링하게 되었다. 2019년도에 종합 개발 사업을 시작하면서 10억 원을 지원받아 건물 옆에 체험장 겸 교육관을 짓게 되면서 지금의 학수고대 복합 문화 공간이 조성되었다.
그러나 건물 전체를 칠곡군에서 위탁받아 주민들이 유지 관리하는 형식이라 공간을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첫 3년 동안은 칠곡군에서 전기세를 내주었지만, 이후에는 자력으로 해결해야 했다.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관리가 어려운 법이라 처음에는 자원봉사로 운영하다가 나중에야 소정의 봉사료를 지급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니, 학수고대 문화 공간 전체가 마을 활동가와 주민들의 노력으로 일구어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카페 운영은 마을의 협동조합원들이 하고 있는데 주로 학산리에 주소를 두고 있으며 마을을 위해 활동할 의지가 있는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다만 체험 활동이나 주민 자치 프로그램을 위한 강사진은 주민과 비(非) 주민이 어우러져 활동하는데, 그 이유는 강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어르신들을 위한 문해 교육 프로그램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데, 도시와 다른 점은 마을 어르신들이 농사를 지으시기 때문에 늘 바쁘시다고 한다.
관광지가 겪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로 ‘관광 마인드’의 부재를 들 수 있다. 특정 지역을 관광할 때 그 지역 상품을 소비하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해야 하는데, ‘구경은 여기서 소비는 다른 곳에서’ 하는 식이다. 학수고대 마을도 예외는 아니라 선진지 견학을 오면 보통 두세 명의 선생님이 나와서 일을 해야 하는데, 무료로 운영하는 마을 투어만 둘러보고 차 한 잔 안 마시고 가버려서 주민 활동가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한다. 마을이 살아남아야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는 것이 주민들의 부탁이다. 이순옥 추진위원장은 오랜 시간 많은 것을 견뎌오며 고생해 온 분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라도 제공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했다. 학상리 마을은 현재 ‘관광두레사업’을 진행 중이다.
<학수고대 카페 전경>, 출처: 직접 촬영
<학수고대 마을 민박 시설>, 출처:직접 촬영
<학수고대 마을 체험 프로그램>, 출처: 직접 촬영
학상리 경로당에 전시된 주민들의 작품을 보기 위해 걸어가다 보니 어느 집 앞에 눈에 띄는 팻말이 보였다. 이 댁에 ‘사람책도서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르신이 살고 계신다는 안내문이다. 학수고대 복합 문화 공간이 공간과 관련된 사업이라면 인문학 사업은 주민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칠곡군이 인문학 사업을 위해 마을마다 예산을 지원했는데, 그 대표적 결과물이 ‘사람책도서관’이다. 여러 주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하여 삶에 특별함과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경로당에서 만난 박정숙 할머니는 예전에, 칠곡여성회관에서 ‘명랑소녀’ 이야기를 낭독하여 대상을 받고 TV에도 나왔었다며 즐거워하셨다. 경로당 2층에 올라가니 주민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 역시 비어 있는 공간을 활용한 것으로 주민들의 노력이 돋보였다.
<경로당, 김정숙 할머니 (제일 앞줄 왼쪽)>, 출처: 직접 촬영
<경로당 2층 전시실>, 출처: 직접 촬영
<사람책 도서관 소개팻말>, 출처: 직접 촬영
도시재생 사업은 도시에서 시작되었지만, 지금은 농촌으로 확산되는 추세라고 한다. 칠곡군은 대구 근교에 있고 학상리의 주민이 230여 가구가 넘으니 도시는 아니지만 완전히 농촌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양한 문화 사업과 공동체 활동을 살펴보는 동안 칠곡군이 도시재생 선진지로 여겨질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처 표기인터뷰: 이순옥 학수고대 복합문화공간 운영위원장, 박정숙 어르신인터넷 : 디지털칠곡문화대전(http://chilgok.grandculture.net/chilg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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