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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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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남구의 도시개발과 도시재생

대구도시재생기자단

기자는 결혼한 뒤로 대구시 남구 봉덕동에서 살고 있다. 이곳에서 자리를 잡은 지도 어느덧 30년째다. 2014년 옛집을 허물고 작은 평수지만 다섯 식구가 옹기종기 살 수 있는, 일명 ‘땅콩 주택’이라고 불리는 2층 주택을 지었다. 그로부터 8년째에 접어들었다. 시간이 참으로 빨리 지나간다. 


이 집에서 딸 셋을 시집보내고 작은 마당에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등을 키우며 오래 살고 싶었다. 하지만 2020년 10월쯤 동네에 재개발 소문이 돌기 시작하더니 ‘가로주택 정비사업’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사업이 추진되었다. 


가로주택 정비사업은 전면 철거가 일반적인 재건축· 재개발과 달리 기반 시설이나 가로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규모 부지 내의 낡은 주택을 허물고 다시 짓는 방식이다. 2012년 ‘도시 및 주거 환경 정비법’의 개정과 함께 처음으로 도입되었다고 한다. 


이에 주변인들은 ‘로또’ 맞았다며 축하해 주었지만, 당사자인 나와 내 가족들은 생애 처음으로 건축한 집과 이 땅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에 우울함과 속상함이 앞섰다. 얼마 전 주택 감정 평가사도 우리 집에 다녀갔다. 주택 감정 평가에 대한 이의 제기가 있겠지만, 2022년 하반기에는 이주를 시작해야 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했다.




 

▲ 생애 첫 주택 건축 - ‘땅콩 주택’

(사진 출처: 직접 촬영)



우리 집에서 큰길로 나가 10분 정도를 걷다 보면 이천동 ‘배나무샘골’에 도착한다. 도시재생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여러 차례 방문했던 곳이다. 이곳은 우리 동네와는 달리 2018년 국토교통부 도시재생 뉴딜 사업에 선정되어 3년 동안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해 왔다. 총 90억 원의 사업비로 주거 환경 개선, 주민 커뮤니티 조성, 공동체 의식 함양 등의 사업을 추진하였다.


기자는 2021년 11월~12월 이천동 ‘도시재생 주민 학교 심화 과정’과 ‘배나무샘골 마을 문화 센터 개소식’을 취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고자 하는 주민들의 노력과 함께 정을 나누는 따뜻한 마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무척 살만한 동네라는 느낌을 받았다. 주택의 모습이나 마을의 풍경은 우리 봉덕동과 닮아 있었는데, 이곳에는 특별함이 있었다. 마을 뒤로 수도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고, 유서 깊은 사찰인 서봉사가 자리하고 있다. 수도산 자락으로 이어지는 99계단 아래로 벽화 마을의 풍경이 보인다. 벽화 마을 건너편으로 오랜 세월 동안 예술성을 간직해 온 고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이천동 고미술거리’가 있다.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대봉 배수지도 인근에 보존되어 있다.





  

           ▲ 이천동 골목길                      ▲ 99계단            ▲ 99계단에서 본 마을 문화센터

  

▲서봉사와 작은도서관              ▲이천동 주거 지역                ▲이천동 노후 주택

(사진출처: 직접 촬영)


       우리 동네인 봉덕동은 이런 이천동과는 사뭇 다르다. 대규모 주택 단지가 형성되어 있고, 시장과 연결된 여느 골목에는 빈집이 많다. 대낮이지만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길고양이가 모여 사는 집도 있다. 그중에서도 기자가 살고 있는 곳은 리모델링이 이루어진 주택도 있고, 3년 전에 지어진 아파트가 있어 환경 정비가 대체로 잘된 편이다. 

  



 

▲ 봉덕동 골목                               ▲ 소방도로를 사이에 둔 주택가와 아파트 

                                                   (좌) 아파트 건축 당시 / (우) 아파트 완공 후 

(사진출처: 직접 촬영)


  지난해 5월 보도 자료에 따르면 대구 남구청은 국토교통부가 ‘대도시권 주택 공급 방안’ ‘3차 도심 복합 사업’ 후보지로 남구 봉덕동 일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봉덕1동과 영대병원네거리 일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 사업 가운데 ‘저층 노후 주거지역 유형’에 해당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봉덕동과 이천동의 도시 개발과 도시재생 사업은 사업 재원 마련의 방법과 관련 법령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봉덕동과 이천동은 가까운 위치에 이웃하고 있지만 주변 환경과 주어진 여건에 따라 다른 사업이 진행된 것이다.  


 사업의 목표와 방향이 서로 다른 만큼, 어느 것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단순하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따뜻한 이웃 사이의 정을 보여준 ‘이천동 배나무샘골’의 모습이 부러웠다. 99계단을 오르내리며 주민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마을 문화센터에서 주민 공동체를 이루고 자립된 사업을 구상하여 축제를 열어가는 곳. 주민들이 주인인 동네. 그곳이 바로 ‘이천동 배나무샘골’이다. 


<출처> 

1. 사진 – 직접 촬영

2. 다음백과 -  ‘가로주택정비사업’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47XXXXXXd266

3. 김영식, 「대구 남구 봉덕동, 대도시권 주택공급 후보지로」, 『경상매일신문』, 2021.5.13, http://www.ksmnews.co.kr/default/index_view_page.php?idx=334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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