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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 Vol.58_20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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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교동이 젊어지고 있다

대구 도시재생 기자단

 
 


  대구시 중구에 위치한 교동은 ‘도깨비시장’으로 유명하다. 기자가 1980년대 교동에 살면서 중·고등학교를 다닐 무렵에는 지금처럼 수입 물품이 자유롭게 들어오지 못했고 판매 역시 불법이었다. 당시 수입품은 미군 기지 내 군인 마트(PX)에서 판매되는 물품들이었고 단속을 피해 ‘교동 도깨비시장’에서 팔리곤 했다. 도깨비처럼 나타나서 물건을 판매하고 사라진다고 해서 ‘도깨비시장’이라 불리었다. 그 이름을 따 2016년 ‘도깨비 야시장’이 이곳에 들어섰다. 교동시장 북편 도로에서 현음전자까지 100m 구간에 이동식 좌판 25개를 설치하여 먹거리 시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교동 도깨비시장은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교동 ‘먹자골목’과 연계되어 유동인구도 많고 제법 활성화되었던 시장이었다.


 <대구시 중구 교동 도깨비시장>, 출처: 이혜정 기자


  오늘날 교동 ‘도깨비시장’의 옛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교동시장 일원은 성내1동과 동인동이 포함된 지역이며, 도시재생 활성화 지역으로 사업 유형은 중심 시가지형이다. 대구시 청사 이전 계획에 따라 그 후적지까지 면적이 확대되었다. 교동시장(성내1동) 일원은 법정 유형 근린 재생형으로 구분되며 면적(위치)은 0.30㎢(성내1동 일대)이다. 


     

 <교동시장 일원 대상지 개요 및 공동주택 사업 구역>, 출처: 대구 중구 도시재생 뉴딜사업 발전 전략


  교동시장 일원 도시재생 활성화 사업은 대구 중구 도시재생 사업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김광석 길’이나 ‘북성로’에 비하면 그 발전과 변화의 속도가 더딘 곳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교동은 ‘핫플(핫 플레이스, hot place)’로 불리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카페, 식당, 감성 술집, 반지 공방, 다이어리 공방, 캔들·비누 공방, 가죽 공방 등이 교동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년들이 모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2020년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침체된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청년 창업 지원 및 공모 사업, 청년 문화 공간 조성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기자는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대구 교동 핫플”이라고 검색해 보고 몇 군데를 찾아보았다. 첫 번째는 다이어리 공방이다. 오래된 건물 3층에 위치한 이곳은 ‘교동’이라는 지역명을 그대로 상호로 사용해 공방의 위치를 알리는 것은 물론 온라인상의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평소에는 개인 작업실로 이용하지만 예약 고객이 있을 때는 ‘나만의 하나뿐인 다이어리’를 만드는 멋진 공방으로 운영된다. 다이어리 겉표지, 내지, 표지와 내지를 묶는 색실, 표지 앞쪽 글씨 등 만드는 사람의 취향과 쓰임새에 맞게 다이어리를 만들 수 있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특별한 소장품을 가질 수 있어 젊은 층의 손님들이 친구, 연인 등과 함께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다이어리 공방 : 공방내부 모습>,  출처: 이혜정 기자


  이 공방은 매주 월요일이 휴무이며,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예약제로 원데이 클래스(one day class)가 운영된다. 디자인과 다이어리 내장재, 장식 등에 따라 제작 비용이 달라진다.


  다이어리 공방에서 교동 전자상가 쪽으로 가다 보면 도자기를 만드는 공방이 눈에 띈다. 도자기 공방 주위엔 20~30대가 많이 찾는 레스토랑, 카페, 와인 바, 옷가게 등이 즐비하다. 도자기 공방에는 평일임에도 서너 명의 20대 손님들이 원 데이 클래스를 즐기고 있었다. 도자기 공방을 돌아 교동 전자 상가 쪽으로 이동하던 중 기자는 또 작은 공방 가게를 만날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가게 유리창 안쪽에는 미싱이 세 대 놓여 있었고, 반대쪽에는 예쁜 천 가방들이 걸려 있었다. 이곳 역시 미싱을 배우고 천 가방이나 앞치마를 만들 수 있는 원 데이 클래스를 운영하는 공간이다. 


  <미싱 공방 : 내부 미싱과 예쁜 천 가방들>, 출처: 이혜정 기자


전자상가 내에 생뚱맞게 미싱 공방이라니, 처음에 다소 의아했지만 공방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의문이 풀렸다. 교동 내 원룸촌이 조성되고 20~30대 주거지가 형성되면서 식당, 카페 등이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이에 20~30대 유동인구의 접근성이 좋은 이곳에 공방을 열었다고 한다. 공방 운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어 어려움을 겪었지만, 집주인의 배려로 임대료는 3년째 인상되지 않았고 그 덕분에 지금까지 공방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했다. 기자가 청년 창업 지원을 이용하지 않았냐고 묻자 대학교 재학 시절 ‘청년 창업 지원’을 받았지만 경험 부족으로 폐업한 이력이 있었고, 그 이후 직장 생활을 짧게 하고 다시 공방을 열었지만 앞선 폐업 후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지원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기자는 작은 공방과 공방 대표의 작은 체구에서 거인의 모습을 발견했다. ‘작지만 참 다부지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싱 공방에서 걸어서 4~5분 거리에 캔들 공방이 있다. 교동 조명 상가가 모여 있던 곳에 지금은 카페가 생기고 공방이 들어섰다. 공방은 2층에 위치하고 있었다. 공방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품들이 창가 벽면에 전시되어 있다. 그 반대쪽에는 작업실로 보이는 공간이 세 칸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작업실은 은세공을 하는 곳.


  은세공은 전문적인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원데이 클래스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작업실에는 두 명의 수강생과 한 명의 강사 선생님이 열심히 은반지를 만들고 있었다. 은반지에 각인을 새기고 문지르는 작업을 하면서 각자의 바람대로 반지를 만들고 있었다. 두 번째 작업실은 여러 가지 모양의 비누를 만드는 곳이다. 세 번째 작업실은 캔들을 만드는 곳이다. 


 <은세공(좌)/ 살구 모양의 비누(중)/ 부케 캔들(우)>, 출처: 이혜정 기자 



마른 꽃을 넣어 캔들을 부케처럼 만들었다고 해서 부케 캔들이라고 불리는 캔들이다. 직접 만들어서 누군가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 같다.    


  기자가 둘러본 교동시장 일원은 기자가 성장하고 직장을 다녔던 1970년~1990년대와는 사뭇 달랐다. 그 시절 교동시장은 20대부터 60대까지의 다양한 소비층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20~30대 손님들이 대부분인 것처럼 보였다. 오늘날 교동은 새로운 상권과 새로운 소비층을 기반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교동은 ‘벤자민 버튼의 시간’처럼 거꾸로 가고 있다. 젊어지고 있다.

  교동시장 일원에서 20~30대 청년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보다 폭넓은 ‘청년 창업 지원’ 정책이 세워져야 한다. 또 이번 취재를 통해 교동시장 일원에서 다양한 상권을 만날 수 있었지만, 문화· 예술과 관련된 공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칫 ‘교동’이라는 지역이 청년들이 모여들어 먹고 마시는 곳, 단순히 ‘소비’하는 지역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되는 지점이다.

  취재를 마치며, 기자는 점점 젊어지고 있는 교동을 향한 지자체의 정책 지원과 지역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더해져 교동이 문화·예술과 지역을 대표하는 이야기를 간직한 곳으로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대구 중구 도시재생 뉴딜 사업 발전 전략(최종 보고서)

* 직접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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